25일 오후 2시 40분경 광교신도시 오피스텔 공사 현장 지하 2층에서 불이 났다. 뉴스 속보가 나올 그 시각 광교신도시에 있었다. 크리스마스 날 온 세상 축복 가득해야 하는 그날 검은 연기로 사람들의 마음을 어둡게 한다. 영화를 보고 쇼핑센터를 들렀다 집에 가는 길이었는데 걱정스러웠다. 하늘을 치솟는 불길과 함께 수십대의 소방차가 출동하는 것을 목격했다. ‘또 불이 났구나’ 하는 생각에 며칠 전 제천의 사고가 떠올랐다. 겨울철 화재 소식 때문에 불안하다. 화재는 자연재해라기보다 ‘인재’이기 때문이다. 전체 화재 사건 중 32%는 겨울철에 집중된다고 한다.

어린 시절 불이라고 하면 지긋지긋할 정도였다. 불이 나서 공장이 3번이나 다 타버린 적이 있다. 아버지는 공장을 운영하면서 큰 화재가 발생했을 때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어린 마음에 어떻게 수습하고 또다시 사업을 일으키셨는지 물을 수가 없었다. 심지어 큰 화재로 아버지는 다친 적도 있고, 어머니를 잃기도 했다. 집에도 크고 작은 불이 여러 번 났었다. 불이라고 하면 우리 가족은 큰 트라우마를 앓았기에 언제나 노심초사한다. 아들이 어릴 때 다니던 교회에서 아이들과 라이터로 장난을 치다가 불이 나서 소방차가 출동하고, 교회에 재산피해를 입힌 적도 있다. 여전히 불은 불안하고 위험한 요소다.

그런데 이번 광교 신도시 사고 현장에서 1명의 노동자가 숨졌다. SK가 시공하는 오피스텔 현장이었다고 한다. 2시간 반 만에 화재 진압이 되었지만 현장에 있던 노동자 한 명은 미처 빠져나오지 못했다. 다른 사람들을 대피시킨 후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스 절단기를 이용하여 절단 작업하던 중 불꽃이 주변으로 튀면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다. 노동자들이 산소 절단기로 가설치 했던 철골 구조물을 해체하던 중 옆에 쌓아 놓은 단열재로 불이 튄 것으로 추정한다. 이번 사고 현장에 인근의 소방서 인력까지 동원되었다. 소방헬기와 소방차 등이 총동원되었다. 빠른 시간 안에 화재 현장은 수습된 것으로 알려진다. 안전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우선이겠지만 예상치 못한 화재는 우리 삶에 언제나 존재한다.

화재 예방에 대한 교육이 새삼 중요해지는 시점이다. 80년대와 90년대는 학교에서도 화재 예방 교육 및 화재 포스터 등을 그리는 것이 중요한 교육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아파트나 큰 건물마다 스프링클러 장치가 되어 있고, 화재가 날 수 있는 전열기구 사용이 줄면서 사람들은 화재는 먼 나라 이야기로 여긴다. 그럼에도 화재를 미연에 방지하는 예방 수칙은 머리와 몸으로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가장 큰 화재는 담뱃불로 인한 것이다.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가 발화한 경우가 많았다. 휴지통에 버린 담배 불씨 때문에 번진 경우도 있다. 당연히 휘발성 있거나 화학약품 등이 있는 곳에서는 금연을 해야 한다. 담배꽁초를 버리는 것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불장난과 방화 등의 위험 요소도 있다. 가정에서는 필요 없는 가연물을 쌓아놓거나 인화성 액체, 부탄가스 등을 함부로 내놓으면 안된다. 라이터나 성냥갑도 항상 조심해야 한다. 가스불로 인한 사고도 조심해야 한다. 전열기구로 인한 과열을 예방하기 위해 전기기구 플러그를 사용 후 빼놓아야 하는 등의 평소 습관을 가져야 한다. 가정에 가정용 소화기를 비치하고 사용법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다.

‘꺼진 불도 다시보자’ ‘불, 장난감이 아닙니다’ ‘생활속 작은 실천부터 화재예방’ ‘불, 방심하면 시한폭탄 됩니다’ ‘화재는 알람 없이 소중한 목숨을 노린다’ ‘불을 보는 즉시 119’ ‘아! 숭례문’ ‘방치된 콘센트 시작된 재앙’ 등 화재예방 포스터의 문구를 다양하게 볼 수 있다. 겨울마다 반복되는 화재에 대한 사건, 사고로 인해 국민들의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만든다. 가까운 동네에서 발생한 화재이기에 더욱 안타까울 따름이다. SK 건설은 이번 사고에 대한 원인을 철저히 파악하고 수습에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화재 재발 방지를 위한 사회, 국가적인 시스템이 무엇보다도 필요한 때이다.

김소라 기자  sora77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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