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오산시의회 인터넷방송 캡처)

오산시가 관내 가로등을 교체한 ESCO(에너지절약기업) 사업에 대한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자유한국당 시의원과 일부 언론을 중심으로 “특혜와 법률 위반 의혹이 있다”며 공세에 나선 가운데, 오산시는 “법적 문제없는데 객관적 검증 없이 추측성 주장으로 오산시 이미지를 실추했다”며 상황을 봐가며 강력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오산시는 지난 2016년 12월 노후되고 전기료가 많이 드는 나트륨(NH)과 메탈(CDM) 램프 5,588개 가로등을 고효율 LED 가로등으로 교체하는 38억9천만원 가량의 용역긴급전자입찰을 일주일간 공고했다. A업체와 계약을 체결한 오산시는 가로등 외에 보행등까지 LED등으로 교체하기 위해 수량을 1800개 정도 늘리고 7억이 추가되는 설계변경을 통해 최종적으로 시 전역에 7380개의 가로등을 LED등으로 교체했다. 에스코 사업으로 진행된 LED 가로등 교체에 소요된 총 비용은 45억7천만원으로 늘어났다.

에스코 사업은 정부가 지원하는 에너지절약 정책의 일환이다. 전기·조명·난방 등을 취급하는 에너지 전문회사가 정부로부터 정책자금을 제공받아 에너지 절약시설을 짓고 차후 에너지 절감 예산에서 투자비를 분할 상환 받는 사업방식이다. 자치단체의 경우 별도의 투자비를 들이지 않고 고효율의 에너지 절약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오산시에서 LED 가로등 교체 공사를 진행한 업체는 지난해 9월부터 절감된 비용으로 매월 6100만원을 상환 받고 있으며, 시는 계약이 종료된 뒤 매년 4억원의 전기료가 절감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거리를 환하게 밝혀 안전도시를 지향하고 장기적으로 전기료와 시예산도 크게 절감하게 될 이 사업은 그러나 뜻밖의 논란에 휩싸였다. 오산시 관련 부서가 2016년 LED 납품업체 입찰을 추진하면서 사전에 시의회 보고나 심의를 거치지 않아 뒤늦게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자유한국당 시의원들은 오산시가 추진한 에스코 사업이 절차적 민주주의를 훼손하면서 시민의 대의기관인 오산시의회를 능멸한 ‘불법부당한 행정’이라고 규정했다.

특히 김지혜 의원은 그동안 오산시 에스코 사업에 대해 ▲긴급입찰 방식 ▲사업변경을 통한 공사금액의 대폭 확대 ▲자격이 의심되는 업체 선정 ▲조달구매를 통한 관급자재 사용이 아닌 민간업체에 의한 자재 조달 ▲시의회의 동의절차 무시 등의 이유를 대며 지속적으로 ‘특혜’와 ‘불법’ 의혹을 제기해 왔다.

15일 진행된 제230회 오산시의회 임시회에서는 김명철 의원이 5분발언을 통해 집중적으로 이 문제를 거론하며, “에스코 사업이 법령과 조례에 근거하지 않았다. 시의회 차원의 진상조사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한 점의 의혹도 없게 할 것”임을 천명했다.

이날 김 의원은 “에스코 사업은 본 계약금이 46억4천1백만원으로 83개월에 걸쳐 채무를 상환하는 것으로 계약한 바 있다. 이는 오산시의 재정부담이 되는 지출사업에 해당하고 지방자치법 제39조 지방의회 의결사항 제1항 제8호 법령과 조례에 규정된 것을 제외한 예산외의 의무부담이나 권리의 포기 등에 관한 사항이다. 아울러 오산시 의무부담이나 권리의 포기에 관한 의결사항 운영 기본조례 제2조 제3호와 제3조에 따라 의결사항인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오산시가 에스코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지방재정법상 중기지방재정계획을 수립하여 의회에 승인을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수립하지 않았다. 지방재정법 제33조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장은 재정부담을 수반하는 투자 사업인 경우 5회개년도 이상의 중기지방재정계획을 수립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예산안과 함께 지방의회에 제출하고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까지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제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산시 중기지방재정계획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계획을 보면 본 에스코 사업이 포함된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에스코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지방재정투자사업 상 투자심사도 실시하지 않았다. 재정투자사업에 대한 예산을 편성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대통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그 사업의 필요성 및 계획의 타당성 등에 대한 심사를 해야 함에도 실시하지 않았다. 지방재정법 제33조 제3항 제9호에 따르면 중기지방재정계획 수립 반영 후 투자심사를 고려하는 것이 원칙이며 법 41조 1항 2호 과목에 총 사업비 20억원 이상의 신규투자 사업에 대해서는 법 37조에 따라서 반드시 심사를 하도록 규정되어 있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오산시의원들의 주장에 따르면, 오산시의 가로등 교체 에스코 사업은 지방자치법, 지방재정법, 지방계약법 등 법률을 위반한 불법이자 조례를 무시한 행정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자유한국당 오산시당협은 향후 진상규명 특별위원회 추진과는 별도로 관련 의혹에 대한 감사원 조사와 서명운동, 사법부 조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 개최 등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져 6.3지방선거를 앞두고 곽상욱 오산시장에 대한 총공세를 예고했다.

그러나 오산시는 사전에 의회 보고 및 심의 절차를 밟았으면 좋았겠지만 LED 가로등 교체와 관련해 동의절차를 밟지 않은 타 지자체의 사례가 있고, 이제껏 절차상 문제로 법적 처벌이 이루어진 경우도 없다는 입장이다. 입장에 따라 해석상의 차이는 있지만 법적 하자가 없는 사안에 대해 의혹을 제기해 시의 신뢰도만 실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오산시 회계과의 한 관계자는 “에스코 사업은 기존 전기료를 1/3이상 절감하고 예산을 절약하는 시민에게 도움 되는 사업이다. 한달 평균 3천만원씩, 1년이면 약 4억원의 전기료가 절감된다. 시 예산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고 정부 지원정책 하에 전기료 절감 비용으로 사업비를 지출하기 때문에 재정사업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의혹이 제기된 후 시 자문 법률가에게 자문을 받으니 시의회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의견과 동의절차와 상관없다는 견해가 반반씩 나왔다. 내용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 다만 절차상 의회 보고 및 심의절차를 거쳤으면 좋았겠지만 그러지 못했다. 의회나 자유한국당 오산시당협이 감사원 감사나 법적으로 문제 삼으면 기관의 판단 결과에 맡길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는 견해를 밝혔다.

가로등 교체 사업을 진행했던 건설도로과의 한 관계자는 “중기지방재정계획과 관련 가로등 유지관리비가 반영돼 있다. 투융자 심사 관련해서도 심사기준에 따르면 부동산·동산의 취득, 변경 등이 미수반되는 단순 개보수 및 소모품 교체사업 등은 기타 심사제외사항이다. 에스코란 절전·절감을 위해 하는 사업인데, 우리가 동산을 취득하는 것이 아니고 램프와 안정기를 교체하는 사업이다. 소모품에 해당한다”며 김명철 시의원의 의회동의 사안이라는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그때 당시에 에스코 사업을 한 곳이 안동과 동해시이다. 안동의 경우 52억, 동해시가 32억 사업 정도인데, 동의절차가 없었다고 한다. 우리가 예산 수반사항이 아니니까, 한전요금을 절약해서 내는 것이니까 예산의 사업으로 판단하지 않아 당연히 의회 동의를 안받아도 되는 것으로 판단했다. 우리가 그것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았고, 이렇게까지 되는 건 예상치 못한 상황이다. 의원 요구 자료 등을 통해 그동안 많이 자료를 제공했다. 우리는 신속히 처리해서 시민들에게 절감성과를 빨리 보이는 것이 우선이었다”고 말했다.

“긴급입찰 방식으로 공고를 낸 이유는 그당시 건설도로과의 사업이 웬만하면 빨리 해야 하는 조기집행 사업이 많았다. 그래서 관련 부서가 그렇게 처리한 것으로 생각한다. 업체들이 공고가 뜨는지 안뜨는지만 지켜보고 있는데 5일기간이든, 7일기간이든 긴급입찰을 했다는 자체로 특혜를 줬다라는 주장은 말이 안된다.”

“사업변경이나 자격조건이 의심되는 업체에 사업을 줬다는 특혜 의혹 등 전반적인 사항으로 언론중재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해 논 상태니까 그곳에서 객관적으로 사실에 근거해서 조치를 취할 것으로 생각한다. 기존에 갖고 있는 데이터에 근거해서 발주를 했다가 중간에 전수조사를 통해 누락된 수량을 추가해서 설계변경을 한 것인데, 이에 대해 특혜라고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 이해가 안간다. 부산에서는 조달구매를 통힌 관급자재 사용으로 비용을 절감했는데 오산은 민간업체에 맡겨 자재를 조달하면서 예산낭비했다고 기사가 나온 부분에 대해서는 사업추진 방식의 차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는 에스코 융자모델이고 부산은 지역개발 절약사업이라고 따로 국도비를 지원받는 사업이다. 부산의 경우 관급자재가 좋을 수 있다. 그러나 관급자재가 다 좋은 것은 아니다. 해당 관급자재보다 우리는 자재비용을 더 저렴하게 했고 인건비나 이런 부분에서 더 낮게 했기 때문에 관급자재 방식보다 더 저렴하게 공사를 진행했다. 우리가 사업방식이 융자모델인데 자재를 사다 주는 것은 맞지 않다. 품질도 관급자재 하자보증 2~3년에 비해 우리는 6.25년 동안 하기로 되어 있는데 관급자재 2~3년 보증보다 좋다고 말할 수 있다. 한쪽에서 추측으로 특혜의혹을 제기하고 있는데, 특혜를 줬다면 해당 업체에 비싸게 비용을 지불하든가 오산시에 피해를 주든가 했어야 하는데 일반적인 계획보다 10~20% 저렴하게 진행했는데 특혜라니 이해할 수가 없다. 향후 법적조치를 포함해서 시로서는 모든 대응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

오산시의회 일부 의원과 특정 언론은 특혜와 불법 논란을 계속 제기할 기세이고, 오산시는 그러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반박하는 상황이니 결국 최종판단은 감사원이나 법원으로 갔을시 이 기관들의 판단에 의해 결정될 전망이다.

한편, 오산시 공보관은 “관내 가로등 LED등 교체사업에 대해 지속적으로 의혹보도를 낸 한 언론사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자료까지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악의적으로 추측성 보도를 이어가며 시의 신뢰도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며 언론중재위에 조정신청을 냈다”고 밝혔다.

조백현 기자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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