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극좌와 남한의 극우 지배세력이 냉전논리로 한반도를 대결양상으로 몰아 온 것에 대해 그동안 많은 비판이 있어왔다. 사실상의 공생관계로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이념갈등을 극대화하고 전쟁의 위협을 조장한다는 것이다.

북한 당국과 자유한국당이 현재 하는 행동을 보면 전 세계의 스포츠 축제이자 평화의 한마당이 되어야 할 평창동계올림픽 성공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평창올림픽 과정에서, 그리고 이후 평화적인 분위기를 성공적으로 정착시켜 대화를 지속하고 군사적 긴장관계를 완화시킬 노력은커녕 터무니없는 주장과 행동, 꼬투리잡기로 자신들의 입지구축을 위한 정치놀음에만 열심이다.

북한은 지난 29일 2월4일 예정돼 있던 금강산 남북 합동 문화공연을 취소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일행의 사전 점검단 파견을 사전 통보 없이 취소한데 이어 두 번째다. 남한 언론이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의 진정성을 모독하고 있으며, 평창올림픽 하루 전 진행되는 건군절 열병식 내부 경축까지 시비를 걸고 있다는 이유를 댔다.

그동안 보수언론이 북한 참가와 관련 화합보다는 흠집 내고 비판 위주의 기사를 쏟아낸 것에 대한 불만이라고는 해도 언론의 자유가 보장된 우리의 상황을 모를 리 없는 북한이 계속해서 남북 합의사항을 멋대로 뒤집은 건 국제관례를 어긋난 것이자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평창올림픽을 통해 ‘핵’과 ‘미사일’로 야기된 한반도 전쟁 위협을 완화시키고자 하는 정부와 국민들의 바람은 북한에 의해서만 난관에 부딪히는 것이 아니다.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 인사들은 수시로 평창올림픽을 ‘평양올림픽’으로 딱지 붙이는가 하면 촛불혁명과 투표로 집권한 청와대를 향해 ‘친북좌파’라며 ‘이념공세’를 펼치고 있다. 자신들이 만든 박근혜 전 대통령이 불법과 부정으로 탄핵을 당하면서 보수가 위기에 처한 것에 대한 반성과 혁신보다는 손쉽게 보수 대 진보 대립과 갈등 구조를 만들어 떨어진 지지율을 회복하겠다는 속셈이다.

남북으로 분단되고 6.25전쟁의 비극을 겪은 이 땅에서 보수를 결집시키는 방법으로 빨갱이 낙인찍기를 통한 틀 안에 가두기와 북한을 이용해 긴장관계를 만드는 것만큼 쉬운 일은 없다. 기득권 세력이 국민을 통제하고 자신들의 이권을 추구하기 위해 항상 해왔던 야비한 방식이다. 현재는 오직 6월 지방선거를 위한 사생결단식 정치적 이익 챙기기에만 관심이 쏠려 있다.

나경원 의원은 한 술 더 떠 IOC와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에 서한을 보내 평창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과 한반도기 공동입장에 대한 반대의견을 제기한데 이어 페이스북에는 평창올림픽이 평양올림픽으로 둔갑돼선 안 된다는 자극적인 글을 올렸다. 의식 있는 국민들이 오죽 화가 났으면 청와대 나경원 의원 파면청원에 수십만명이나 함께했겠는가.

미국 역시 최근 매티스 국방장관이 대북 군사옵션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고 또 다른 주요 인사가 “북한의 술책에 속지 않을 것”이라며 평창올림픽 참가 의도(?)를 의심하는 강경발언을 쏟아내는가 하면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함 등 주요 전략자산을 올림픽 개회 전후로 한반도 지역에 순환배치하기로 하는 등 분위기를 악화시키고 있다. “올림픽 폐막 후 즉시 한-미 연합훈련을 재개할 것”이라는 언급도 나왔다. 지속적인 강한 압박 없이는 북한을 굴복시키기 어렵다는 인식이다.

북한을 압박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현재는 평창올림픽을 성공시키고 그 분위기를 살려 남과 북, 미국 간에 대화의 분위기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자유한국당이나 일부 보수언론이 하는 것과 같이 북한을 자극하고 갈등만 조장하는 방법만으로는 절대 북핵과 미사일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없다. 평창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정치권과 언론은 정파를 떠나 협력해야 한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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