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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사실상 무죄’ 판결 내린 정형식 재판부, 양심에 따라 판결 했나
조백현 발행인 | 승인 2018.02.07 11:56

서울고법 형사13부, 재판장 정형식 부장판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징역 2년6개월, 집행유예 4년’이라는 참으로 역사적인 판결을 내렸다. 이재용을 비롯,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 등 삼성 임원들이 모두 풀려났다. 특검의 수사결과와 1심의 판결을 뒤집고 코어 스포츠에 건넨 용역대금 36억원을 제외하고는 뇌물, 국외 재산도피, 국회 청문회 위증 등 전반적인 혐의에 대해 사실상 무죄를 선고했다. 재벌의 부정부패, 정경유착에 사실상 면죄부를 주면서 한국사회의 진전을 가로막은 실로 파렴치하고 부끄러운 판결이 아닐 수 없다.

재판부는 ‘안종범 업무수첩’과 ‘김영한 업무일지’ 등 객관적 자료들에 대해 모두 증거능력이 없다고 봤으며, 안종범과 안봉근 등의 박근혜 이재용 독대 증언도 모두 무시해 버렸다. 가관인 것은 삼성을 중심으로 재벌광고로 먹고사는 보수언론을 중심으로 이번 법원의 판결을 당연한 것이며, 더 이상 의심만으로 재벌들을 괴롭히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특검에 대한 비난에 열을 올린다는 점이다. 정경유착뿐만 아니라 경언유착의 뿌리 깊은 사회적 적폐를 우리는 여기서 분명히 볼 수 있다.

재판부의 판결은 삼성이 미르·K재단이나 영재센터 등에 수백억원을 갖다 바친 것이 경영권 승계나 현안 문제 해결과 전혀 관련이 없으며, 박근혜 등 최고 권력자는 전혀 도움도 주지 않고 협박만 해댔으며, 삼성은 참으로 불쌍한 ‘피해자’이며 ‘희생양’일 뿐이라는 것이다. 세계 최고의 재벌을 만들어 준 삼성반도체 백혈병 피해자들에게 수 년 동안 보상도 제대로 안 해 줘 사회적 지탄을 받아왔던 삼성이 아무런 대가도 없이 요즘 같은 대명천지에 그냥 박근혜 최순실에게 수백억원을 상납했다니, 특검이 “소가 웃을 판결”이라고 비웃을 만하다. 온 국민의 상식을 뒤집어 버릴 정도로 정형식을 중심으로 한 재판부의 기묘한 판결로 졸지에 세계 최고의 초국적 자본 삼성이, 돈으로 사회를 지배하면서 대통령보다 위세가 대단하다고 평가받는 삼성이 너무도 불쌍한 삼류 기업집단으로 전락돼 버렸다.

이로써 청와대를 비롯해 공정거래위 등 국가기관이 동원돼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관여하도록 해 막대한 손실을 입히고, 이재용의 경영권 승계에 개입한 혐의로 구속된 전 보건복지부 장관 문형표를 비롯 구속된 국민연금 간부들만 바보가 됐다. 정형식 판사의 판결 기준으로 보면 이들을 구속시킨 판사도 무지한 바보임에 틀림없다. 돈 있는 ‘배후 주범’ 혐의자는 ‘무죄’요, 하청 심부름한 ‘부역자’만 ‘유죄’인 꼴이니 법원이 정의와 민주의 최후의 보루라는 ‘헛된 망상’은 하루라도 빨리 깨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을 듯싶다.

더 이상 이 땅의 법원에게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은 이번 항소심 판결에 대해 “유죄의 모양새만 갖춘 무죄 선고”라고 규정했고, 분노한 국민들은 ‘유전무죄’, ‘정의는 죽었다’, ‘재벌에 유독 약한 법원’, ‘사법부 적폐가 가장 심각하다’며 “정형식 판사에 대해서 이 판결과 그 동안 판결에 대한 특별 감사를 청원합니다”라는 내용의 국민청원에 불과 이틀 만에 20여만명이 함께 하고 있다.

생각해 보면 법원이 그동안 저지른 범죄는 너무도 많았고 심각했다. 인혁당 사건을 비롯, 수많은 간첩조작 사건이나 민주화 운동을 탄압한 사건에 대해 법원은 독재정권에 힘없이 굴복했고, 수백·수천억원의 비자금과 정경유착 사건이 발생해도 법원은 재벌 총수들에게 법의 심판을 내리지 않거나 집행유예로 풀어주곤 했다. 이러헌 법원의 부끄러운 일상적인 일탈에 대해 사법개혁을 외쳤던 소장 판사들에게는 집행부가 블랙리스트로 관리해 온 정황도 드러났다. 너무도 돈과 권력에 약했던 법원 판결로 인해 우리사회는 ‘유전무죄 무전유죄’ 사회라는 치욕적인 오명을 뒤집어 써야 했고, 부정부패는 끊임없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법원개혁이 무엇보다 요구되는 대목이다.

이제 마지막 판결이 대법원에 남아 있다. 아마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로 결정이 날 이재용 범죄 혐의 재판에서 어떠한 내용과 논리로 판결이 내려지느냐에 따라 법원뿐만 아니라 우리사회 개혁의 미래가 판가름 나게 될 것이다. 돈과 권력에 의해 영향 받지 않고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할 수 있도록, 오로지 ‘헌법’과 ‘법률’에 입각한 양심적이고 독립적인 대법관들의 정의로운 판결을 기대한다. 법원이 더 이상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고 개혁대상 1순위로 전락되지 않기를 바란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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