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이 없으면 한 동네가 돌아가지 않는다. 수원 팔달구 지동의 맏며느리라고 불리는 남궁미선 국장은 통장을 14년이나 하고 있다. 수원시 팔달구 지동 10통의 통장으로 지역사회의 봉사자 역할을 한다. 홀로 계신 노인들이나 기초생활수급자를 방문하여 대화도 나누고, 어려운 일을 도와주기도 한다. 한 달에 2번 정도 지동방범기동대라는 단체에서 반찬을 만들어 주면 직접 방문하여 전달해 드린다. 주민등록 전입신고 사실 확인 등 주민 거주 실태를 조사한다.

“몇 년 전 혼자 사시는 노인이 쓰러졌을 때 119 불러서 구조한 적이 있었어요. 여인숙의 쪽방에 대각선으로 누워계신 분을 119 대원 2명과 여인숙 주인, 저와 같이 간신히 옮겨 수원의료원 응급실로 모시고 갔습니다. 병원에 가서 옷 벗겨 샤워시키고, 검사를 하고 치료하도록 했죠. 나중에는 경찰의 협조로 신상조회를 하여 가족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일은 흔한 경우였다. 노인들이 특히 많이 사는 동네이기 때문에 두루두루 살펴봐야 한다. 결혼하여 시할머니를 모시고 살았기 때문에 어르신들에 대한 각별함이 있다. 남편이 장손이라서 당연히 부모를 모시는 것을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강화도 시골에서 농촌 일을 하면서 자라서인지 일하는 것은 몸에 배어 있다. 손도 커서 음식을 하고 나누는 것도 보통이 아니다. 이런 사람을 ‘타고난 맏며느리’라고 말하는 듯하다.

수원시로부터 2008년 효부상까지 받은 적 있고 크고 작은 봉사상을 휩쓸었다. 상 받기 위해서 봉사한 것은 아니지만 주변 사람들이 한결같이 칭찬한다. 오죽하면 동네 어르신들이 “남궁미선 없으면 우리 동네는 안 된다”는 말을 할까.

청소, 음식봉사, 목욕봉사, 농촌봉사 등 맡겨진 일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시집와서 시할머니 때문에 항상 집에 손님이 끊이지 않았다. 예전에는 한 달에 40Kg의 쌀을 먹을 정도로 밥 하고, 음식 하는 게 일상이었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일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차라리 음식도 많이 해서 나눠주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통장 일을 하는 것뿐 아니라 자녀가 다니는 학교의 어머니폴리스 활동도 7년 넘게 했다. 그리고 곰두리 봉사회 활동도 3년 넘게 하고 있는 중이다. 지역의 사회복지 의원으로 6년간 활동했다. 지동 관내 수급자 및 차상위 계층 대상자를 위한 상담사 일을 자처한다. 1인 다(多)역을 맡아내면서 최근에는 장애인활동보조인으로 일하고 있다.

이렇게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어쩌면 DNA가 다른 게 아닐까 생각될 정도다. 몸으로 일하는 것을 무서워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오히려 봉사를 해야 몸이 편안하다고 말한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있다. 직접 경험해야 확실히 알 수 있다는 말이다.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것이 훨씬 좋다. 더 나아가 경험은 앎을 확장시킨다. 자신이 보고, 느끼고, 경험할 때 진정한 지식을 얻게 된다. 가진 것이 많아야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나누고 싶은 마음이 있어야 나눌 수 있다. 바로 마음의 부자가 되는 방법이다. 나눔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커진다. 남궁미선 국장과 같은 봉사자가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주인공이 아닐까.

김소라 기자  sora7712@naver.com

<저작권자 © 뉴스타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