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에 이어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나면 6.13 지방선거를 위한 본격적인 당내 경선이 시작된다. 서울보다 큰 1300여만명의 인구를 갖고 있고 대선 도전을 위한 징검다리로 인식되는 차기 경기도지사 선거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떠올랐다. 서울, PK(부산경남)와 함께 경기지사 선거 결과가 6.13지방선거에서의 여야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등 여야는 대한민국의 상징인 수도권에의 승리를 위해 치열할 수밖에 없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바른미래당의 출현 등 보수의 침몰과 분열로 기로에 서 있는 자유한국당은 서울이나 경기 중 어느 한 곳도 승리하지 못하고 수도권에서 대패한다면 차기 집권은 물론 전국정당으로의 존립 가능성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김문수 전 지사에 이어 남경필 지사로 계승된 경기도에서의 장기집권이 끊기게 되면 받게 될 충격파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기초지자체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이 초강세를 띠고 있는 상황이어서 경기도지사 자리마저 빼앗기면 경기도의회, 경기도청, 기초자치단체 등 경기도의 모든 정치권력에서 밀려날 처지에 놓였다.

■ 인지도에서 앞선 이재명 VS 친문 지지를 등에 업은 전해철

현재로서는 현역 프리미엄을 갖고 있는 남경필 도지사에 맞서 이재명 성남시장이 대다수 여론조사에서 더블스코어 이상의 큰 차이로 앞서있다. 문재인 대통령이나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지지도가 각각 60%대와 4~50%대에 이를 정도로 집권세력에 대한 대중의 호응이 높고, 이 시장 역시 높은 인기와 열혈 지지자들을 갖고 있어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다. 성남의 막강한 재정력을 바탕으로 확고한 철학에 기반한 복지 정책과 동물적인 정치 감각, 능수능란한 SNS 활용능력에다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의 선전으로 일약 잠룡 반열의 대중정치인으로 도약했다. 이 시장은 “당내 경선보다 야권 지지자들이 뭉칠 본선이 훨씬 더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는데, 이는 달리 말하면 당내 경선통과를 확신한다는 뜻이다.

집권당 경선에서 이 시장에 맞설 상대는 전 경기도당 위원장 출신의 전해철 의원과 양기대 광명시장이다. 전 의원은 문재인 인맥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3철 가운데 한명으로 당내 주류인 친문의 지지를 받고 있어 다크호스로 뽑힌다. 민주당의 경선룰은 권리당원 투표 50%, 국민여론조사 50%를 반영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현역 의원 규합과 당내 조직력에서 앞선 장점을 살려 권리당원 투표에서의 압승으로 판세를 뒤집는다는 전략이다. 낮은 국민 인지도는 선거가 시작되면 양강 구도가 형성되면서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전 의원 측은 이 시장은 가족문제, 개인 스타일 등 약점이 많고 경기도 비전에 대한 정책에서 앞서 있기 때문에 이 시장보다 본선에서의 승리가능성이 더 높다고 주장한다.

양기대 광명시장은 광명동굴의 신화를 바탕으로 유라시아 대륙철도 추진, 위안부 피해자 지원 및 노벨평화상 후보 제안, 혁신교육 및 무상교복 실현, 산업단지 조성 등 작은 도시의 지자체장으로서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며 일하는 단체장으로서의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그러나 당내 조직력에서 밀리고 정치인으로서의 인지도가 낮아 본선에 오르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것이 중평이다.

■ 현역 프리미엄의 남경필, 야권후보 단일화 성사 여부에 주목

현재 여론조사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시장의 가장 강력한 상대자는 역시 남경필 도지사다. 개혁적 보수주의자의 상징으로 그동안 국회의원 5선과 도지사를 해오면서 선거에서 한 번도 져 본적 없는 무패의 신화를 자랑한다. 경기연정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청년 일자리와 복지 등 다양한 영역에서 합리적이고 실사구시적인 대안을 제시하며 차세대 정치인으로서의 이미지 구축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

최순실 박근혜 국정농단 사건이 터진 후 발 빠르게 새누리당을 탈당하며 바른정당 창당에 앞장섰으나 선거를 앞두고 명분 없는 복당으로 철새이미지가 만들어지면 기존의 귀족정치인 이미지 외에 또 다른 약점이 추가된 것이 뼈아프다. 정치인으로서 가장 큰 자산이었던 젊은 보수, 개혁적 보수의 이미지에 상처를 받은 것이 이번 지방선거 과정에서 어떻게 작용할지 주목된다. 아들의 군대 내 성추행 파문과 마약으로 인한 구속 등 가족사도 끊임없이 그를 괴롭힐 악재로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경기도지사로서의 풍부한 정보와 조직력 등 현역 프리미엄에다 정책선거를 주도할 수 있는 능력이나 노련한 선거경험 등은 여타 경기도지사 후보자들 중 가장 앞서있다고 판단된다. 여당에 비해 상대적 열세에 놓여 있는 야권이 국면 타개를 위해 국지적 선거연대를 할 것이라는 정치권 일각의 예상 즉, 서울은 바른미래당 안철수, 경기도는 자유한국당 남경필로의 후보단일화 성사 여부가 경기도지사 선거에서의 또 다른 변수로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바른미래당은 5선의 정병국 의원, 3선 이찬열 의원, 재선 이언주 의원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나 누가 나오더라도 상수가 되기는 힘들 전망이다. 정의당은 심상정 전 대표의 출마여부가 관심의 대상이며, 민중당은 홍성규 통합진보당 전 대변인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조백현 기자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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