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청와대)

청와대가 20일과 21일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담은 대통령개헌안의 구체 내용을 밝혔다. 개헌안의 핵심은 생명권·안전권·정보기본권 등 국민기본권 신장과 국민발안제·국민소환제 등의 민주주의를 확대하고, 토지공개념과 경제민주화를 통해 불평등과 양극화를 해소하면서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3·1운동과 4·19혁명 외에 부마항쟁, 5·18 민주화운동, 6·10 민주항쟁의 계승을 명시함으로써 독재에 맞선 민주주의 역사의 정통성을 바로 세우고자 했다. 또한 노동 통제와 사용자 중심의 사회를 바꾸기 위해 ‘근로’의 개념을 ‘노동’으로 바꾸어 일하는 사람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공무원의 노동3권을 보장하며,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강조했다.

특히 헌법 제 1조에 ‘대한민국은 지방분권국가를 지향한다’는 조항을 포함시켜 지방분권 의지를 분명히 했으며, 지방정부의 재정권 보장, 행정권과 입법권의 강화 등을 통해 자치권을 확실히 보장했다. 광역자치단체장이 참여하는 ‘국가자치분권회의’을 신설해 ‘제2국무회의’ 성격도 띠게 했다.

국회가 각 당의 이해관계에 얽혀 헌법개정안 타협을 이루어내지 못하면서 6.13지방선거에서의 동시개헌이 어렵게 되고, 자신들의 집권과 이익 극대화를 위한 국가권력구조 개편에만 관심을 두는 상황에서 더불어 살아갈 선진 민주국가로의 비전을 제시한 청와대의 이번 개헌안은 참으로 고무적이다.

시대 흐름을 읽지 못하고 기득권을 유지하고자 하는 자유한국당이나 보수 언론 등에서 벌써부터 ‘국민의 기본권’과 ‘노동권’의 확대, ‘토지공개념’이나 ‘경제민주화’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이번 대통령 개헌안에 대해 자유시장경제를 포기한 것이라느니, 재산권 행사의 부정이라느니 아우성을 치고 있지만 재벌 중심의 자본 집중으로 인한 빈부격차를 해소하고 우리 사회를 상생의 인간적인 자본주의 사회로 만들기 위해 꼭 추진해야 할 바람직한 방향이다.

이미 서구 선진 민주 복지국가에서 도입한지 오래되어 사회 구성원들의 삶을 보다 공평하고 평화로우면서도 윤택하게 만들어가는 조치들을 사회주의와 연결시키고 예의 빨갱이, 좌파 낙인찍기를 시도하려는 불순한 의도나 무식한 주장을 보수 세력은 자제할 일이다. 기술과 기계의 발전을 바탕으로 4차산업 혁명을 맞은 이 시대에 획기적으로 높아진 생산력을 사회 구성원이 골고루 누릴 수 있도록 하고, 소외받고 고통 받는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높여 살아가면서 억울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국민 위에 군림하며 인권을 말살하던 박정희 독재자의 죽음으로 촉발된 80년 민주화의 봄을 짓밟고 등장한 전두환 군사독재를 굴복시킨 위대한 87년 민주대항쟁을 기반으로 태동한 민주세력과 독재 세력간 타협의 산물이었던 ‘87년 헌법체제’는 그동안 국민의 높아진 의식과 발전되고 분화된 사회, 변화된 시대정신을 담기에 많은 한계를 노출시켰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각 당의 후보들은 국민들의 행복한 삶을 위한 지방선거에서의 동시개헌 약속을 했지만 국회는 당리당략에만 몰두한 채 자신들의 집권가능성을 높여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권력구조 개편에만 몰두한 채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1년이란 준비 기간을 허송세월한 후 “우리를 반(反) 개헌세력으로 낙인찍으려는 시도에 불과한 지방선거용”이라고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면서 대선 때의 대국민 약속을 뒤집어 버렸다. 이미 수많은 논의를 통해 헌법에 담아야 할 모든 내용이 다 나와 있는 상태에서 국회는 더 이상 개헌논의를 늦추지 말고 대통령 개헌안을 바탕으로 신속한 합의로 지방선거에서 동시개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민의 삶의 질 개선 요구는 무시한 채 혈세낭비 밥값만 축내는 국회의원들의 갑질은 더 이상 안된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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