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민족사적 비극을 겪은 6.25전쟁의 정전체제가 끝나고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의 봄이 올 것이란 기대가 높다.

남북정상회담에서의 종전선언을 통한 비핵화의 길을 열고, 이후 6월경 북미정상회담을 거쳐 북한과 미국이 평화협정 및 북·미 수교까지 가는 프로세서가 언급되고 있다. 화해와 평화 및 교류로 남북관계가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남북 정상간 정례회담을 위한 판문점내 남북 상시 연락사무소 설치도 가능할 전망이다.

지난 18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그들(남북한)이 종전 문제를 논의하고 있으며, 나는 이 논의를 축복한다”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25일엔 지난해까지만 해도 ‘꼬마 로켓맨’ ‘병든 강아지’ ‘미치광이’라고 독설을 날렸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 대해 “정말로 매우 많이 열려 있고, 우리가 보는 모든 점에서 훌륭하다”고까지 추켜세웠다.

트럼프의 이러한 변화는 3월말~4월초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내정자가 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 김정은 북한 국무장관을 만났을 때 양측이 만족할 만한 내용을 주고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북한은 비핵화에 대한 확실한 보장을,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미국은 평화협정 체결과 북·미 수교로 북한의 체제를 보장하는 식으로 서로 공감대를 형성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성패를 가를 핵심은 종전선언 문제와 함께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의지이다. 비핵화에 대한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는다면 종전선언이나 평화체제 구축은 앞으로 나아가기가 현실적으로 힘들다.

이와 관련, 미국 내에서 ‘비핵화’ 개념을 놓고 논란이 일자 트럼프는 24일(현지시간) “핵무기를 없애는 것이 비핵화”라며 “북한이 핵무기를 없애기를 바란다”고 ‘핵동결’이 아닌 ‘완전한 비핵화’를 다시 한 번 북한에 요구했다.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확인되면 종전선언 및 평화체제 구축은 구체적인 현실로 다가오게 된다.

현재 남북 간에는 전쟁을 일시 중지한 휴전협정 상태이다. 6·25 한국전쟁의 종식을 위해 1953년 7월 27일 북·미·중 간에 체결되었으며, 한국은 당시 이승만의 거부로 서명을 하지 않아 평화협정 체결시 당사자인지 여부가 논란인 상황이다. 휴전협정 이후 남북한 사이에는 비무장지대와 군사분계선이 설치돼 분단 73년, 휴전 65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항구적으로 전쟁을 중단할 종전선언은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는 전단계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미국이 북한의 핵무기가 해결되기 전 종전 문제에 대한 언급을 꺼려왔다는 점에서 최근 트럼프가 종전에 대한 우호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북한으로부터 비핵화에 대한 확실한 언질을 받았다는 것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또 다른 당사자인 중국 역시 종전이 되면 주한미군 철수를 강하게 요구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어 종전문제에 대해 호의적이다.

한편, 남북정상회담에서는 경제협력 문제가 공식의제에 오르지는 않는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 해결 및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가 주로 다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향후 북미정상회담 등을 거쳐 북한의 핵이 검증가능하게 폐기되는 상황이 오면 남북간 경제교류가 급물살을 타면서 기업 활동과 국민 삶에 엄청난 변화가 시작된다.

그렇게 되면 문재인정부 국정운영 목표로 되어있는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즉 동해권 에너지·자원벨트, 서해안 산업·물류·교통벨트, 비무장지대(DMZ) 환경·관광벨트 등이 본격 추진 가능하다. 또한 남북접경지역에 통일경제특구 설치가 예상된다. 개성공단 재개를 시작으로 남북 및 대륙을 잇는 고속철도사업과 전력, 통신, 관광, 경제협력 등이 진행되면서 북한의 변화뿐만 아니라 남한에도 다양한 측면에서 커다란 영향이 불가피하다.

우리 사회의 모습은 어떻게 변해갈 것인가. 한반도에 ‘평화’와 ‘교류’, ‘통일’이라는 대변화의 서막이 열리고 있다.

조백현 기자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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