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 오산시장 선거는 더불어민주당 곽상욱 후보와 자유한국당 이권재 후보간 대결로 사실상 압축됐다. 4년전 6.4 지방선거에서 곽 후보가 이 후보를 59.4% 대 34.5%로 무려 24.9%의 차이로 압승한 후 리턴매치가 이루어지는 셈이다.

3선에 도전하는 곽 후보가 현역 프리미엄이 더욱 강화되어 조직과 정책, 인지도에서 앞서있음을 고려할 때, 특히 현재 남북평화와 한반도 경제부흥에 들떠 집권 초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이번에도 곽 후보의 압승을 예상하는 건 상식이다.

문제는 남아있는 변수가 어떻게 작동할 것인가 인데, 사생활 의혹과 공무원 및 시 산하단체 인사문제, 시 사업 특혜 의혹 등 곽 후보 자신의 문제와 집권당 내부 분열의 봉합 여부가 그것이다.

11일 밤 곽 후보의 최종 승리로 결론이 난 오산 민주당 경선은 과거 어느 경선보다 치열했다.

오산 민주당의 주류인 안민석 의원 세력의 실세 가운데 한명인 전 오산시의회 의장 출신 문영근 예비후보가 나서면서 곽 후보는 진땀을 빼야 했다. 권리당원 투표에서 0.52%의 근소한 차로 밀리고 일반 시민 투표에서 10% 차이로 앞서면서 어렵게 민주당 후보 자리를 거머쥐었다.

그러나 곽 후보가 가장 높은 인지도의 현역 재선 시장 출신임을 고려할 때, 일반 시민 투표 10% 격차는 그다지 큰 차이가 아니어서 지역사회에 곽 후보를 대체하려는 움직임도 상당한 것으로 파악된다.

■ 곽 시장 체제에 대한 지역사회의 상반된 평가, 남은 변수는 사생활 문제 등 각종 의혹들

지역사회에서 곽 시장 체제 행정에 대해서는 교육도시를 표방하고 전국적인 이미지 제고에 나름의 역할을 했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오산시가 교육기관도 아닌데 교육 한 분야에만 예산을 쏟아 붓고 신경 쓰면서 8년 동안 경제나 일자리 창출, 삶의 질 향상 등 타 분야에서는 거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혹평이 혼재한다.

따라서 문 예비후보와의 일반 시민 투표 10%에 불과한 격차가 곽 시장에 대한 지역 내 우호적인 여론으로 평가해야 할지, 아니면 곽 시장 체제에 대한 부정적 여론과 사생활 추문으로 각종 언론에 보도됨으로써 전국에 오산을 망신시킨 물의에 대한 지역사회의 비판적인 평가로 봐야 하는지, 어느 쪽이 좀 더 진실을 반영하는 것인지에 대한 좀 더 객관적인 분석이 필요한 상황이다.

사생활 의혹을 폭로하고 이에 맞서 고소를 진행하는 등 치열했던 경쟁을 치렀던 곽, 문 양측은 경선이 끝난 후에 그 흔한 ‘원팀’ 구성이나 향후 공동 선거운동에 대한 선언도 공개적으로 내놓지 못하는 등 후유증을 말끔히 치유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문 예비후보 쪽의 한 핵심 관계자는 경선 결과에 대해 “개표 결과 전까지 승리를 장담했다. 일반 시민 투표에서는 밀리더라도 권리당원 투표에서 20% 정도 앞설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송영만과 조재훈 도의원의 표가 곽 후보 쪽으로 간 것 같다. 특히 송 도의원 쪽은 향후 시장 자리를 놓고 문 예비후보와 경쟁관계에 놓여 있어 문 보다 곽을 민 것으로 생각된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주류 실세의 한 축인 송 도의원 표가 자신들에게 오지 않음으로써 권리당원 표차를 늘리지 못한 것이 패배의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또한 “사생활 의혹 사진이 조작됐다는 곽 후보 측의 주장을 과학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전문기관에 판독을 의뢰해 놨다. 조작됐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곽 후보 측의 입장을 반박하면서 “원래 사생활 의혹 사진은 공개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곽 후보 측에서 우리 캠프에서 사생활 의혹 사진을 퍼트렸다는 식으로 언론플레이를 하면서 조작과 흑색선전의 주범으로 몰아 이럴 바에는 차라리 공개하는 것이 낫겠다 싶었다”고 공개배경을 설명했다. “곽 후보가 안민석 의원에게 일방적으로 당한다는 피해자 코스프레에 능하고 이것이 지역에서 상당정도 먹혀 들어간 것이 패배의 또 다른 원인인 것 같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현재의 분위기로 볼 때 양측의 앙금이 해소되어 집권 여당의 팀으로 단일하게 지방선거를 치러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또한 곽상욱 이후의 시장 자리를 놓고 문영근과 송영만이 당내에서 경쟁하고 있는 상황과 향후 국회의원 선거에서 곽상욱 후보를 잠재적인 경쟁자로 생각하고 있을 안민석 의원 측이 곽 후보의 선거에 어떻게 임할지가 관심의 포인트다. 안 의원은 최근 “6.13지방선거에서 확실히 승리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고, 오산발전을 위해 힘을 쏟자”며 당원의 화합과 단결을 촉구했지만, 안 의원이 곽 후보 경선탈락에 앞장서왔다는 지적이 당내외에 팽배한 상황에서 얼마나 호소력을 가질지는 의문이다.

■ 이권재 후보, 마지막 승부수를 띄울 것인가와 이에 대한 시민들의 평가가 관건

무엇보다 가장 큰 변수는 2014년 시장선거와 2016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연거푸 패해 이번 시장선거에서 절치부심하고 있는 이권재 후보가 곽 후보에 맞서 어떠한 공세를 취할 것인가이다.

각 캠프의 주체적 역량과 객관적 조건, 현재의 정세를 고려하면 일반적인 선거운동 방식만으로는 이 후보의 패배가 당연해 보인다. 비전과 정책에 대한 경쟁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진심의 호소 등은 페어플레이로서 바람직한 모습이자 선거의 ABC에 해당한다. 그러나 재선 시장 출신으로 시의 고급정보를 독점적으로 이용하고 있고, 8년의 집권동안 각종 이해관계로 구축된 탄탄한 조직력을 가진 곽 후보를, 더구나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지지가 역대 최고일 정도의 상태에서 특별한 조건이 형성되지 않고는 이 후보가 곽 후보를 상대해 이긴다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곽 후보의 사생활, 시 공무원 및 산하단체 인사의 문제점이나 음식물자원화 시설 특혜 의혹, LED가로등 특혜 의혹 등 오산시 행정에 대한 모든 정보를 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 후보가 선거운동이 본격화되었을 때 어떠한 승부수를 띄울 것인지, 이에 대해 시민들은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가 마지막 승부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곽상욱 8년의 체제에서 불거진 비리 의혹이나 지역사회에 넓게 퍼져 있는 곽 후보 사생활로 인한 추문과 약점 등을 이 후보가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쟁점화시켜 나갈지, 이에 대해 각 캠프의 창과 방패가 얼마나 준비되고 작동될지 정도가 성패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특히 문영근 예비후보가 곽 후보로 보이는 남성과 한 여성이 특정 장소에서 서로 허리와 어깨를 감싸 부둥켜안고 키스하는 낯부끄러운 모습의 사진을 공개한 것이 동영상을 캡처한 듯한 사진임을 볼 때, 또한 동영상의 존재가 그동안 지역에서 끊임없이 회자되어 왔음을 고려할 때, 기존의 사진 외에 다른 추가 사생활 자료가 폭로될지가 관건이다. 문 예비후보 측이 퍼트린 범위가 지역의 일부에 국한된 반면 이 후보가 후보 자질 검증과 시민 알권리 차원이라며 선거 국면에서 사생활 의혹에 대한 본격 공세에 들어가면 시민 상당수가 관련 정보를 접할 수밖에 없다. 현재로선 승리 가능성이 낮은 이 후보가 곽 시장의 사생활 의혹을 전면에 내걸어 교육도시 오산의 선장으로서의 후보자질 검증을 뜨거운 쟁점으로 만들지, 정책경쟁이 아닌 이전투구가 예상되는 이러한 선거방식이 현실화된다면 시민들이 어떻게 판단할지가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오산시장 선거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경선 과정에서 곽 후보는 “사진은 가까운 지인들과 공개된 장소에서 뒷풀이를 하던 중 흥에 겨워 춤추고 있는 모습을 도둑 촬영한 것”이자 “조작된 것”으로 “흑색선전을 퍼트리는 자는 모두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으며 법률전문가 등으로 시민대책단까지 꾸린 바 있다. 이에 대해 문영근 예비후보 캠프에서는 오히려 “공개된 장소가 어디이며 동료들은 누구이고 부적절한 모습으로 함께 있는 여성과는 어떤 관계인지 밝힐 것”을 요구하며 맞받아치면서 “더 큰 문제는 동영상의 존재”라며 “곽상욱 예비후보 측이 스스로 인정하였듯이 동영상의 존재는 확실하다”고 단언했었다. 본지와의 통화에서 곽 후보는 “누가 오래전 일을 도둑 촬영한 것으로 왜곡되고 언급조차 하고 싶지 않다. 이와 관련 언론과 일체 인터뷰하고 있지 않다”며 성급히 전화를 끊었다.

이권재 후보는 “오산시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던 오산역환승센터를 만든 것이 오히려 교통불편을 야기하면서 시민과 택시기사들 불만이 대단하다. 또한 곽 후보가 시장 8년 하는 동안 교육 외에 산업단지 조성이나 청소년시설, 스포츠복합센터, 야구장, 야외공연장 등 제대로 된 인프라 구축에 신경 쓴 게 뭐가 있냐”고 강력 비판하면서 “음식물자원화 시설 특혜 의혹, 시산하 인사 비리 문제, 특히 곽 후보의 사생활 의혹 등을 지적하는 것이 네거티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면적으로 시민의 판단을 구할 것을 예고했다.

아울러 “오산을 발전시킬 건설적인 정책을 제시해 시민에게 능력과 대안으로 다가가겠다”고 밝혔다.

조백현 기자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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