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의 형수 욕설 논쟁이 점입가경으로 빠져들고 있다.

1300여만명의 시민 생명과 재산, 인권과 민주주의를 지켜주어야 할 이재명 후보와 남경필 후보가 오히려 시민들의 걱정의 대상으로 전락하는 중이다.

지난 9일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6.13 지방선거 경기지역 필승결의대회’에서 “내가 하는 막말은 막말도 아니다. (이 후보가) 형수한테 무슨 말 했는지 그것만 유세차에 틀어놓으면 경기도민이 절대로 못 찍는다”고 주장하면서 촉발된 욕설 논쟁은 남경필 후보가 민주당 측에 자격 미달로 ‘후보교체’를 요구하고 이 후보 측이 법적인 대응을 경고하면서 갈등을 키우고 있다. 양측은 지금 이 후보 형수 욕설이 형의 모친폭행사건 이전에 발생한 것인지, 이후에 발생한 것인지에 대한 진실공방까지 벌이며 이 사안에 선거의 모든 것을 거는 양상이다.

더 나아가 민주당 친문 지지세력의 일부까지 지난 대선 과정과 경기도 경선에서의 앙금을 털지 못하고 이 후보의 자질논란에 불을 지피며 적전분열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모습을 보는 시민들의 마음은 착잡할 수밖에 없다.

당혹스러운 것은 이, 남 두 후보 모두 사생활 물의 관련해서 ‘남 탓’ 할 입장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 후보가 형수에게 차마 할 수 없는 성적인 쌍욕을 한 것은 어떠한 경우라도 변명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지만, 남 후보 역시 아들이 군대에서 동료를 성적으로 학대하고 마약을 하면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등 가족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불굴의 의지로 자수성가하면서 사회적 약자에게 희망을 주고 있고, 정치인으로서도 서민의 처지를 대변하는 활동으로 많은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장점과 단점이 분명한 스타일로 끊임없는 얘깃거리를 만든다. SNS로 자신의 지지자들과는 잘 소통하고 빠른 판단력과 적절한 정치적 행동으로 지지를 넓혀왔지만 성남시의회와의 관계나 시행정, 시민사회와의 소통에서 적지 않은 문제를 노출시키며 독선과 불통의 이미지를 쌓아왔다. 자신의 조건을 이용한 이익 챙기기에는 능숙하지만 자신과 생각이 다른 이들과 일을 풀어나가는 방식이나 반대자들에 대한 너무 빈번한 법적조치, 간혹 보이는 약자에 대한 매몰참, 친노 친문을 신랄하게 비판한 혜경궁 김씨 논란 등으로 인해 이 후보에 대한 안티세력도 늘고 있다.

민주당 친문 일각에서 이재명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이어 대권에 가깝게 됐을 경우를 미리 우려하면서 신문에 이 후보 반대 광고를 내거나 마치 낙선운동을 하는 듯 공개적으로 안티활동을 할 정도이다. 우파독선만큼 좌파독선도 우려된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 아닐까.

이재명과 남경필 두 후보의 욕설 논쟁이 더 나아가면 경기도지사 선거 자체가 서로간의 사생활 공방을 중심으로 한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될 수밖에 없다. 이 후보는 향후 우리 사회에서 더 중요한 일을 하는 지도자로 성장하려면 거친 언사와 감정적 대응, 독선적인 이미지를 성찰할 필요가 있고, 남 후보는 보수의 혁신과 따뜻한 보수를 표방하면서 대안보수의 역할을 하려는 자신의 위치로 돌아가기 바란다. 두 후보간 선거가 이전투구가 된다면 상처는 두 사람에게만 남는 것이 아니라 1300여만명 도민에게까지 미친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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