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 체제가 출범함에 따라 ‘지역화폐’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성남에서는 은수미 시장이 지역화폐 1000억원 시대를 선언하면서 아동수당 10만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하겠다는 입장이고, 시흥시는 지난 달 25일부터 시흥형 지역화폐인 ‘시흥화폐 시루’의 사용처가 될 지정 가맹점을 모집 중이다. 지난 6.13 지방선거 과정에서 지역화폐를 도입하겠다는 공약을 내고 당선된 도내 민선 7기 시장들도 적지 않다.

경기도는 청년배당을 지역화폐로 지급해 소상공인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진 성남의 경험을 배경 삼아 아동수당 등 복지수당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방안을 도 전역으로 확대시키기 위해 고심 중이다. 이재명 지사 자체가 지역화폐 도입의 주창자이자 선구자였다.

그동안 전통시장과 골목의 상점들은 대형마트와 아울렛, 백화점 등 재벌과의 경쟁에서 힘겨운 경쟁을 해왔다. 재벌들은 막대한 자본과 유통망, 선진적인 영업기법 등을 이용해 소비자를 끌어모은 후 이윤을 모두 중앙으로 집중시키며 지역경제를 황폐화시켰다. 지역의 영세 소상공인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고 정부와 도, 지자체 등의 막대한 혈세 지원에도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으로 성과는 항상 미미할 뿐이었다. 지역경제가 무너져가는 상황에서 지자체 재정과 시민들 삶의 질은 갈수록 벼랑으로 몰릴 수밖에 없었다.

‘지역에서 돌고 도는 행복 머니’라 불리는 지역화폐는 기업의 이윤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고 지역으로 온전히 순환된다. 건전한 소비문화와 함께 서민경제를 튼튼하게 만들 수 있는 하나의 유력한 방식이다.

가맹점과 지역화폐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날수록 그 성과는 모두 시민에게 돌아간다. 우리 가족과 주변 이웃들 점포와 기업의 매출이 개선되고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다. 음식점, 동네슈퍼, 야채가게, 정육점, 피자가게, 미장원, 어린이집, 유치원, 산후조리원, 약국, 안경점, 제조 중소기업 등 지역 내 거의 대부분의 업종이 혜택 받는다. 건물주도 세입자가 장사가 잘되면 임대료 받기가 편해진다. 지자체의 재정에도 도움이 돼 결국 시민들 대부분의 복지와 삶의 질이 개선되는 효과를 낳는다. 소비자는 지역화폐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할인혜택을 받을 수도 있으니 이야말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다.

그런데 현재 성남에서 일부 시민들이 아동수당을 지역화폐로 받으면 지역 내에서만 쓸 수 있고, 현금보다는 수령하기가 불편하고, 살 수 있는 상품이 제한되는 등의 한계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반대운동을 펴면서 사회적 논란을 낳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례는 지역화폐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기인하며 약간의 불편함이 야기하는 단점보다 지역화폐의 유통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서 오는 더 큰 장점을 생각한다면 다수의 시민은 이 제도에 대해 찬성할 것으로 믿는다. 일부 시민의 지역화폐에 대한 거부감은 ‘논의’와 지역사회 ‘합의’의 과정을 통해 충분히 극복 가능할 것이다.

종이형 지역화폐와 함께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으로 구매와 결제가 가능한 모바일 지역화폐가 도입되고 가맹점 및 사용자가 늘어난다면 지역화폐는 점차 안정적으로 정착되면서 서민경제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양극화가 심화되고 재벌들만 돈을 벌어가는 비정상적인 사회에서, 미·중 무역전쟁 등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실업자가 늘어나는, 특히 자영업자의 몰락이 심각한 현실에서 지역화폐를 통해 서민경제를 지켜내는 것은 참으로 중요하다. 경제가 완전히 살아나고 서민들의 숨통이 활짝 트이는 데에 지역화폐는 당연히 한계가 있겠지만 지역화폐는 일정부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효과가 입증된 훌륭한 경제수단을 여러 대안 가운데 하나의 정책으로 도입하는 건 우리의 삶을 위해서 당연히 추진해야 할 일이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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