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세계경제를 위기로 몰아넣는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다.

지난 6일 중국에서 수입하는 340억달러(약 38조원) 규모의 제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한데 이어, 10일에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추가로 2000억 달러(약 223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부과 계획을 발표했다. 25% 관세 부과 당시 통신·로봇·항공 장비 등 첨단 기술 제품 중심에서 공산품, 축산품, 농식품, 섬유·의류 등 거의 전 품목으로 대상이 확대됐다.

중국도 이에 맞서 6일 농수산품과 자동차 등 545개 품목 340억달러어치의 미국 수입품에 대한 25% 보복관세 부과 및 WTO 제소 등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세계경제의 34%를 차지하는 미·중 양 국가의 글로벌 패권을 차지하려는 이러한 경제전쟁으로 전세계가 숨을 죽이며 긴장 상태다. 미국과 중국, 아시아 증시가 부정적 영향을 받기 시작했으며, 향후 중소 영세기업과 자영업자,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들에게 책임이 전가되면서 피해가 집중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양국의 싸움이 장기화되면 심각한 실물경제의 침체를 가져오고 이는 금융에 영향을 미쳐 1930년대와 같은 세계대공황을 불러올지도 모른다고 우려한다.

인공지능(AI), 로봇, 통신 등 미래 첨단기술 업종에서의 중국의 ‘기술굴기’를 저지하고 5,660억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무역적자를 해소하려는 트럼프의 시도는 그 방법에 있어 참으로 무지막지하고 일방적이다. 또한 자신들에게 유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WTO체제를 주도하며 장벽 없는 자유무역을 강요할 때는 언제고 이제는 자신들에게 무역적자를 안기는 국가들에게 대해 중국과 캐나다, 유럽 및 우리나라에 이르기까지 무차별적인 관세와 규제조치를 하겠다고 하니 자가당착과 자국이기주의의 정도가 너무 지나치다.

문제는 수출 의존도와 미·중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가장 큰 피해 국가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점에 있다. 우리나라는 경제성장률의 3분의 2정도를 수출로 만들어내는 대외 의존적이고 외부환경에 민감한 국가이다. 특히 미국·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40%에 달할 정도로 두 국가의 경제와 연결돼 있다. 현재 한국 수출의 대중 의존도는 24.8%이고 대중 수출의 78.9%는 중간재 형태로 알려져 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제제를 강화하고 지속할수록 우리나라는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국내 환율과 주식시장은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으로 매일 매일이 살얼음판이다. 미중 양국이 타협하지 않고 11월 미국 중간선거 때까지 무역전쟁이 이어지게 되면 정부의 올해 3% 경제성장 목표는 물건너갔다고 봐야 한다. 전국민의 삶이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권 하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는 11일 미·중 무역전쟁의 장기화에 대한 대비 조치로 민관합동 대응체제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그렇잖아도 소비와 투자가 둔화되고 일자리가 줄어드는 심각한 상황에서 바짝 긴장하고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대책이 준비되기 바란다. 아울러 최근의 사태를 계기로 미국과 중국 중심의 시장구조를 아시아와 남미, 아프리카 등으로 다변화하는 문제와 함께 국내시장 육성, 핵심산업과 차세대 먹거리 사업 발굴 및 경쟁력을 높여 한국경제의 체질을 개선하는데 온 힘을 쏟아야 한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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