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행정구역 상 평택시는 크게 ‘진위면’과 ‘팽성읍’, ‘안중읍’ 등으로 구분되는데, 이러한 구분의 기준은 크게 자연 하천인 ‘진위천’과 ‘안성천’에 영향 받는다. 그런데 조선시대만 해도 평택시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데, 안중읍의 경우 수원군에 속했고, 진위면의 경우 별도의 행정구역인 ‘진위현’이 자리했다. 따라서 우리가 평택이라고 이야기하는 곳은 현 팽성읍 일대로 ‘팽성읍’은 조선시대에 ‘평택현’으로 불렸는데, 이같은 사실은 1861년 김정호에 의해 제작된 <대동여지도>에 잘 나타나 있다.

옛 평택현의 관아 건물 중 유일하게 남아 있는 팽성읍 객사

재미있는 점은 조선시대에 평택현은 충청도에 속했다는 사실로, 진위현과 수원군에 속했던 안중이 경기도에 속했던 것과는 그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평택의 현재와 과거가 다른 모습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대표적인 문화재가 ‘관아’와 ‘향교’로, 보통 지방의 경우 관아와 함께 향교가 세트로 설치가 되었다. 따라서 팽성읍과 진위면에 남아 있는 두 개의 향교와 지금은 사라졌지만 관아가 있었다는 사실은 이 두 곳이 별도의 지방 행정이 있었던 곳임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오늘은 옛 평택현과 진위현에 남아 있는 관아와 향교의 흔적을 통해 평택의 모습을 조명해 보고자 한다.

■ 평택현의 관아가 있던 팽성읍사무소, 지금은 팽성읍 객사만이 그 흔적을 남기고 있다.

조선시대에 평택현의 관아가 있던 곳은 지금의 팽성읍사무소로, 현재 관아의 건물 중 유일하게 ‘팽성읍 객사(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37호)’가 남아 있다. 보통 관아라고 하면 고을의 수령(종 6품의 현감)과 관원들이 업무를 수행하는 공간을 의미하는데, 어느 관아에서나 공통적으로 수령의 업무 공간인 ‘동헌’을 비롯해, 임금을 상징하는 ‘전패(殿牌)’를 두고 특정한 날에 임금이 있는 한양을 향해 망궐례 의식을 행한 ‘객사’가 있어 눈여겨볼 만하다. 보통 관아의 경우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대부분 훼손을 피하지 못했는데, 대개 헐린 자리에는 면사무소나 경찰서, 학교 등의 건물이 세워졌다.

<평택현지도>에 등장한 평택현의 관아와 향교. (사진=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평택현의 관아가 소재했던 팽성읍사무소의 전경

관아와 함께 세트로 설치된 평택향교의 모습

평택현의 관아는 팽성읍 객사를 제외한 남은 관아의 건물은 모두 훼철이 되었는데, 지금은 ‘평택현지도(1872)’를 통해 옛 관아의 모습을 알 수 있다. 지도를 보면 관아는 ‘내아’와 ‘동헌’, ‘사창’, ‘객사’ 등이 자리하고 있고, 좌측에는 향교가 배치되어 있다. 평택향교의 경우 안내문을 통해 조선 태종 때 세워졌으며, 병자호란과 일제강점기를 거치는 동안 훼손과 중수가 이루어졌다. 또한 일제강점기 때는 농림학교로 사용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다가 해방 이후 지역의 유림에 의해 복원이 된 사례로, 지금은 경기도 문화재자료 제4호로 지정되어 있다.

■ 흔적도 없이 사라진 옛 진위현의 관아, 지금은 비석만이 그 흔적을 말해준다.

옛 진위현의 관아 역시 아쉽게도 그 흔적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나마 평택현의 관아가 ‘객사’라도 남아있는데 비해 진위현의 관아는 전체가 헐린 뒤 면사무소와 학교 등이 세워져 외형상 관아가 있었다는 것을 알기란 쉽지 않다. 평택현과 마찬가지로 진위현 역시 옛 모습을 알기 위해서는 ‘진위현지도(1872)’를 봐야 하는데, 지도를 통해 고을 수령(종 5품의 현령 혹은 종 6품의 현감)이 업무를 보는 동헌을 비롯해, 임금을 상징하는 전패를 모신 객사 등이 확인된다. 이 가운데 동헌의 자리는 현 진위면사무소로 추정되며, 진위현 객사의 경우 최종적으로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훼철이 되었다. 따라서 지금은 진위면사무소에 세워진 비석만이 이곳이 옛 진위현의 관아였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진위현지도>에 등장한 진위현의 관아와 향교. (사진=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옛 진위현의 관아가 있던 진위면사무소에서 세우진 비석

진위향교의 대성전. 옛 진위현의 흔적을 알 수 있는 문화재로 의미가 있다.

따라서 옛 진위현의 관아를 유추할 수 있는 문화재는 진위향교가 유일하며, 관아와 향교가 세트로 설치된다는 점에서 진위향교는 그 의미가 남다르다. 봉남리에 자리한 진위향교는 1923년부터 중수가 되었는데, 건물 가운데 조선 후기에 만들어진 건물은 ‘대성전’이 유일하다. 따라서 현재 경기도 문화재자료 제40호로 지정된 것은 진위향교 전체가 아닌 ‘대성전(大成殿)’으로, 이같은 사실은 진위향교의 역사적 부침을 알 수 있는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평택현과 진위현의 옛 관아와 향교를 통해 평택의 역사를 조명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관아’와 ‘향교’는 단순한 건물이 아니다. 이곳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지에 따라 우리가 살고 있는 마을, 그리고 스토리텔링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은 사라졌지만 그럼에도 역사의 현장인 이들 장소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김희태 기자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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