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통계청은 7월 취업자 수가 2,708만3,000명으로 전년 대비 5,000명 증가하여 2010년 1월 이후 8년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둔화된 고용지표를 발표했다. 최악의 고용악화 결과가 나오자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보수 언론 등은 때를 만난 듯 모든 책임을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돌리며 폐기를 요구하는 총공세에 나섰다.

집권세력은 19일 ‘고용상황 관련 당-정-청 회의’를 긴급히 열고 최근의 고용 부진의 심각성을 개선하기 위한 모든 정책수단을 총 동원하겠다는 입장 표명을 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적극적인 재정정책 주문과 함께 ‘직’을 걸고 개선하라는 질책성 경고를 내놓았다.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는 국제사회에서 보편적으로 통하는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경제계의 이해만을 대변하며 일시적인 부작용을 이유로 소득주도성장 폐기를 노리는 자유한국당 등 보수 세력의 총공세도 문제지만 이해찬 당 대표 후보 등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지난 보수정권의 누적된 잘못된 정책으로 한국경제가 구조적 위기에 빠져서라는 식으로 책임회피만 하는 것은 참으로 무책임한 모습이다.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취임 직후 IMF 외환위기를 물려받은 최악의 조건에서도 재벌개혁 및 IT산업 부흥으로 1년 반만에 국가적 위기를 벗어난 사례도 있듯이 중요한 것은 집권세력의 준비된 정책과 능력이다.

현재의 경기침체는 미중 무역갈등, 조선산업 구조개편 과정에서의 실업 등 여러 요인이 있지만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무능과 불협화음이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봐야 한다.

경제 사령탑인 이들은 집권 2년차를 향해 가고 있음에도 아직껏 제대로 된 미래 먹거리 발굴 및 혁신성장의 실체를 국민에게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소득주도성장과 공정경제는 한 묶음으로서 이 정책의 성공을 위해서는 재벌개혁 및 불공정 관계 타파가 필수적이었음에도 집권 초 이에 대한 선행조치 없이 최저임금 인상만을 추진하면서 경제개혁의 결과가 중소영세 상공인과 노동자들간 을과 을의 전쟁으로 변질돼 버렸다. 부작용이 속출하자 이견을 노출하며 끊임없는 불협화음으로 경제는 더욱 나락으로 떨어졌다.

애초부터 장하성과 김동연은 모든 업종 골목골목을 파고드는 재벌의 문어발 확장 및 하청에의 불공정 거래와 떠넘기기, 대한항공과 롯데의 사례에서 극명하게 드러난 소유와 경영의 비민주성 타파를 이루어 낼 인물이 아니었던 것이다.

집권 2년차를 향해가지만 과연 현 경제수장들이 재벌 및 구조 개혁, 미래 먹거리 육성, 혁신성장, 공정경쟁과 소득주도성장을 제대로 이루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힘 있는 집권 초에도 개혁을 못하면서 갖게 되는 의문이다. 현재의 한국경제와 고용 위기에 대한 면밀한 진단과 총체적인 대안 제시도 없고, 제대로 된 반성과 책임도 지지 않는 장하성, 김동연에게 또 다시 국민의 삶을 맡겨야 한다는 것이 위태위태할 뿐이다.

반북 냉전 이데올로기로 기생해 왔으나 남북 평화 분위기 조성으로 위기에 빠진 보수 정당과 기득권 언론의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무분별한 정치공세는 앞으로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재벌의 성장으로 인한 낙수효과가 효용성을 상실한 상황에서 노동자의 소득을 높여 소비를 증대시키고 기업 투자 및 생산의 확대로 선순환 구조를 이루자는 것이 소득주도성장론이다. 이에 대한 집중 공격은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재벌 위주와 취약한 내수라는 한국경제의 고질병적인 과거로 되돌아가자는 퇴행적 주장일 따름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이러한 시대착오적 주장이 중소영세 상공인들의 강한 반발과 집권 세력의 경제 관련 무능이 맞물리면서 국민에게 호응을 얻어간다는 점에 있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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