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박용진 의원의 실명 공개와 언론보도로 화성시 동탄 환희유치원 원장의 비리가 드러나면서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 국고 지원금을 받아서 그 돈으로 원장이 284만원 상당의 루이비통 명품백을 사는가 하면, 아파트 관리비, 노래방, 미용실 비용을 지출하거나 숙박업소, 심지어는 성인용품 구매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부당 사용한 액수가 무려 7억원에 이른다니 학부모들의 배신이 높을 수밖에 없다. 원장은 월급을 한 달에 두 번 받거나 수당 포함 2년간 4억원을 챙겼다고 한다.

2016년 12월 환희유치원을 감사한 경기도교육청은 ▲유치원 세입예산 관리와 결산서 작성 부적정 ▲2014~2015학년도 수업료 징수 관리 부적정 등 총 13개항의 비리를 적발하고 지난해 7월 원장을 파면 조치했다. 그런데 이 원장은 파면 이후에도 유치원의 총괄부장으로 지내면서 원장을 공석으로 두고 유치원을 운영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뻔뻔함이 도를 넘었다.

문제는 국민의 혈세를 자신의 돈인양 유용해 비리를 저지른 환희유치원 원장 사례가 ‘빙산의 일각’이라는 점에 있다. 정부는 현재 무상교육인 누리과정 지원으로 매달 어린이 1인당 누리과정비 22만원, 방과후과정 지원비 7만원 등 29만원씩을 지원한다. 이뿐 아니라 교사처우개선비, 급식비, 학급운영비 등의 명목으로 적지 않은 돈이 사립유치원을 지원하는데 들어간다. 올해에만 1조8천여억원의 혈세가 투입됐다.

그런데 엄청난 국민의 세금이 원장 개인의 호주머니로 들어가는 것을 막지 못하는 것은 사립유치원의 회계가 불투명하고 이를 감사하는 공식적인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국공립 유치원과 사립 초·중·고교는 현재 국가에서 개발한 ‘에듀파인’이라는 회계시스템을 쓰고 있어 어느 정도 관리가 가능하지만 사립유치원은 수기로 장부에 기록하거나 민간 회계시스템을 사용하기 때문에 주먹구구이고 통제가 되지 않는다. 사립유치원들은 그동안 ‘에듀파인’은 소규모 유치원에 맞지 않는다며 회계투명성에 저항해왔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는 지난해 회계감사 등에 반발하며 ‘집단휴업’에 나서겠다고 해 반발을 샀고, “사립유치원 전체를 비리집단으로 매도하지 말라”느니 “교육당국은 사립유치원에 간섭하지 말라”고 하면서 결국 이번 사태를 키웠다. 한유총은 비리유치원 실명 공개로 국민적 분노가 폭발하자 결국 16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유를 막론하고 저희를 믿고 아이들을 맡겨준 학부모님들께 큰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사립유치원 비리가 제도 미비 탓이라고 변명하는가 하면, 비리 유치원 실명을 공개한 박용진 의원을 민사 소송할 것으로 알려져 반성하는 모습이 전혀 아니다.

정부는 회계투명성 강화를 위한 국가회계시스템 확대 적용, 사각지대인 전국 사립유치원에 대한 정기적인 실태조사 및 감사, 감사결과 실명 공개 등 비리 근절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모색 중이다. 한유총도 정부의 방침에 저항하지 말고 이번 기회에 투명하고 민주적인 유치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개혁에 적극 동참하길 바란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저작권자 © 뉴스타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