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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한데 뭐하고 놀까?
김소라 기자 | 승인 2018.11.02 13:27

대한민국 어린이들 하루에 얼마나 놀까? 하루에 한 시간 노는 아이들이 17.8%밖에 안 된다는 통계를 본 적 있다. 놀이는 생산적이지 않은 것, 공부나 학습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회의 문제일까? 또한 보통 ‘할 게 없다’, ‘심심하다’고 하면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면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 제대로 놀 줄 아는 방법을 잃어버린 지금 시대에 다시금 놀이가 화두다.

예전에는 세상 지천이 놀이터였다. 길바닥, 논과 밭에서나, 공터나 산, 담벼락, 골목 전봇대 등 놀이터라고 규정된 곳이 따로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여기서는 놀면 안돼’ 혹은 ‘이건 만지면 안되는 것’이라고 규정해 놓아 아이들이 마음대로 놀 수가 없다. 아이들은 놀면서 감각을 키워나간다. 잘 노는 아이가 성공한다는 말도 있다. 잘 논다는 것은 자신이 창조적으로 발상하고 기획하여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그 속에서 만나고 떠들고 상상력이 발휘된다.

그런데 이제는 놀기만 하는 것은 죄악처럼 여겨진다. 놀기만 하면 언제 돈 벌고, 언제 노후 준비를 하겠느냐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놀이는 그 자체로 삶이다. 아이든 어른이든 놀아야 한다. 놀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 자신의 생각이 제지당하지 않는 자유로운 환경 속에서 우리는 자아를 실현할 수 있다. 놀이를 하면서 자신에게 스스로 행복한 방식을 터득하게 된다.

한편 잘 놀아야 하는데 잘 놀 수 있는 방법을 모르니 놀이를 프로그램화하여 돈 주고 경험을 한다. “놀려면 돈이 필요해요”라고 아이도 어른도 말한다. 키즈카페를 가고, pc방을 가고, 노래방을 가고, 멋진 카페나 놀이동산을 가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놀이가 소비가 되어버렸다.

예전에 베트남 여행을 했을 때 신기한 모습이 하나 있었다. 밤이 되어 서늘해지니 사람들이 다들 모여서 앉은뱅이 의자를 놓고 게임을 하는 거였다. 약간의 도박성이 가미된 게임이긴 하지만 다들 웃고 떠든다. 맥주도 한 잔 마시고, 커피도 마시면서 노는 모습이 신기했다. 다들 길에서 놀고 있었다. 사이판 여행을 했을 때도 일주일에 한 번 펼쳐지는 바닷가 마켓에서 다들 도시락을 먹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었다. 언어가 달라도 게임을 같이 하면서 아이들이 친해졌다.

사실 놀이는 작은 삶의 실험이라고 할 수 있다. 게임의 룰이 현실에도 적용될 때가 있다. 작은 실험을 통해서 이렇게 살아도 되는구나, 즐겁게 살 수 있구나를 터득한다. 살아가는 힘을 얻고 무언가를 시도할 힘을 비축한다. 삶 속에서 놀이가 필요한 이유다. 꼭 어딘가로 떠나야 놀 수 있는 것도 한계가 있다. 동네에서 혹은 집에서도 충분히 놀 수가 있다. 노는 것은 창조적인 발상을 실현하는 일이다.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심심한 상황, 심심한 사람들이 주변에 많아져야 한다. 심심하면 뭘 해볼까를 구상한다. 어떻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말이다. 아이들은 아무런 재료가 없을 때 흙으로도 논다. 휴지나 물로도 몇 시간을 놀 수가 있다. 무엇이 꼭 갖추어져야만 놀 수 있는 게 아니다. 별별 짓거리를 다 하는 게 놀이다. 즐겁기만 하면 된다.

노는 방법을 잃어버린 어른들은 어떻게 놀 수 있을까. 남들이 좋다고 하는 핫 플레이스나 취미생활을 쫓아다니는 게 아니다. 과거 내가 뭘 좋아했는지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자신이 뭘 좋아하고, 흡족하고, 만족할 때가 언제였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멍 때리는 것도 놀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무엇을 하면서 놀았을 때 시간을 잊을 정도로 몰입했는지를 지금 한 번 떠올려 보자.

김소라 기자  sora77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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