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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비정상적 언론환경에서 제대로 된 자치분권이 되겠나
조백현 발행인 | 승인 2018.11.08 16:03

일반적으로 지역 언론은 ‘지방자치의 꽃’이자 ‘민주주의를 지키는 파수꾼’이다. 언론이 올바른 정보제공 및 힘 있는 정치인이나 관에 대한 제대로 된 감시를 해야 시민 중심의 선진 사회가 도래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참담하다. 언론이 오히려 여론을 왜곡하거나 지방자치의 장애물로 전락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지역에서는 현실의 쟁점을 제대로 파악하거나 기사를 쓸 수 있는 기자가 드문 것이 사실이고, 자치단체 역시 광고비 등으로 언론을 길들이려 할 뿐이다. 지역 기자 열에 여덟, 아홉은 수년간의 기자 경험에도 불구하고 기사 쓰는 법도 모른 채 보도자료만 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공보실에서 죽치고 있으면서 광고비나 뜯어내려는 생계형 직업인이 많다. 60대 이상 고령자가 하루 종일 공보실 주변에 머물며 언론 담당 공무원과 인적 관계를 맺고 광고비를 노리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정치인과 자치단체 역시 언론 관련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이나 정책 없이 상황을 악화시키기만 한다. 언론이 정론의 역할을 하는지, 올바르게 여론을 조성하거나 기사 작성을 위해 노력하는지 등은 고려의 대상에서 제외된 채 오직 시장, 국회의원이나 관에 부담되는 기사를 올리지 않는지만 감시할 뿐이다. 합리적인 광고비 지출 기준도 없고, 오직 포털에 기사제휴가 되는가와 자신들과 대화나 술로 인적관계를 맺고 있는지, 이에 따라 자신들에게 불편한 기사를 내지 않도록 관리 가능한지가 주된 관심사이다. 비판적이거나 날카로운 기사를 작성하는 언론사에는 당장 광고비를 중단해 생존을 위협하기도 한다. 광고비는 지방의 유력 일간지에게만 집중해 지불되고 이들은 광고비가 자신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정보와 기사로 협박을 일삼는다.

시민들 역시 정론을 위해 노력하는 언론사는 신문을 구독해서 키워줘야 하는데 인터넷으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환경에서 굳이 돈을 지불할 생각이 없다. 지역 언론은 심각한 경영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고, 언론사는 광고를 주는 자치단체나 광고주 등에게 점차 종속된다. 이래서야 제대로 된 자치분권은 가능하지 않고 지역에서 정치인이나 자치단체는 감시가 되지 않은 채 민주주의는 위기를 맞게 된다.

결국 지역 언론은 시민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경영위기에 직면한 언론인들은 실직이나 폐업의 위기로 내몰린다. 지역 언론이 지역의 정치, 경제, 교육, 문화 등의 모든 영역에서 정보 제공과 공론의 장 역할을 하며 풀뿌리 민주주의의 토대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말이지만 현실에서는 교과서에서나 나오는 얘기일 뿐이다. 언론은 비판의식과 독립성을 잃어가고 살아남기 위해 부정적인 역할로 내몰린다. 권력과 자본, 관에 대한 감시의 역할보다는 이들과 유착하고 공생하는 길을 택한다. 우리 사회가 건강하게 발전하려면 정치인과 언론인, 지자체, 시민이 모두 이러한 비정상적 현실에 대해 각성하고 제대로 된 언론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10월 19일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이 ‘지역 언론의 공공성, 언론기본소득’을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언급된 ‘경기언론주권자배당’ 제도 도입 주장은 나름 의미 있는 제안이라 생각된다. 이 제도는 경기도민 중 배당받을 언론주권자를 무작위 선별하여 지자체가 일정 금액을 배당하고, 배당받은 언론주권자들이 사건 사고나 가십성 기사가 아닌 탐사보도, 사회적 약자를 위한 기사, 사회 개혁에 공헌하는 기사 등 좋은 기사를 후원하는 방식으로,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한 언론인, 언론사의 기본소득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경기도의 정치인과 언론인, 깨어있는 시민들이 지혜를 모아 지역 언론을 정상화시킬 좋은 방법을 찾아내고 제도로서 정착시켜야 한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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