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지역은 일제의 한민족 탄압에 맞서 가장 격렬하게 저항한 곳 가운데 하나이다. 독립만세운동을 벌인 군중을 향해 총기를 난사한 일제 순사를 처단한 사건이 두건이나 발생했으며, 전 주민적인 강력한 독립운동의 대가로 제암리·고주리에서 잔인한 대량학살 보복을 당하기도 했다. 경기남부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3.1독립운동의 상징이자 역사적 아픔을 겪은 화성 독립운동에 대한 내년 100주년 기념사업이 내실 있게 준비돼야 하는 이유이다.

1910년대 일제의 토지조사 사업과 산림정책, 간척공사 등을 통해 노동착취와 수탈이 심했던 화성지역에서의 농민 및 지역민의 삶은 황폐했다. 이들은 1919년 서울의 3.1만세운동을 접한 천도교, 기독교를 중심으로 한 지역의 지도자들과 함께 3월말에서 4월초 사강장터·발안장터 등 장터를 중심으로 만세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이며 일제에 맞섰다. 일제의 잔악한 수탈과 탄압에 억눌려왔던 억울함과 분노를 폭발시키면서 태극기를 앞세워 거리행진을 벌였고, 일제 가옥에 돌을 던지고, 일인 소학교에 불을 지르고, 주재소에 몰려가 타격했다. 밤에는 발안장 주변 산상 80여개 소에 봉화를 올리며 시위를 하기도 했다.

두려움에 처한 일본 경찰들은 군중을 향해 발포해 화성민을 살해하거나 피해를 입혔으며, 4월 4일부터 13일까지 장안면과 우정면 일대에서 피의 보복을 자행했다.

특히 주민들의 동태를 감시하며 일제에 밀고해 온 조선인 순사보 조희창의 정보를 바탕으로 4월 15일 제암리와 고주리에서 민간인을 대량 학살하는 비인간적이고 야만적인 잔혹한 만행을 저질렀다. 전 주민적인 강력한 항일 독립운동을 꺾기 위한 무자비한 탄압이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일본 순사 2명이 처단당한 것에 대한 보복이기도 했다.

공식적인 수치로만 23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제암리 3.1운동 유적지의 비문에는 다음과 같이 쓰여 있다. “마침내 음력 3월 16일 오후 1시경 일경들은 돌연 부락을 습격하여 청년 21명과 여인 2명, 도합 23명을 무기로 위협하여 예배당에 감금하고 출입문을 폐쇄한 뒤 석유를 뿌려 불을 질렀다. 불길은 두렁바위를 사를 듯 하늘에 뻗쳤고, 순국 열사의 기막힌 통곡성은 아득히 구천으로 사라진 채 예배당은 한줌의 재로 변해버렸다.”

제암리에서 주민 집단학살을 자행한 일본경찰은 이어 조희창을 앞세우고 고주리로 가서 천도교 지도자였던 김홍렬의 가족 6명을 군도로 목을 베고 난도질하는 참극을 벌였다.

서철모 화성시장은 지난 17일 제79회 순국선열의 날 기념식에서 “2013년부터 독립운동가 발굴사업을 펼쳐 총 41명을 찾아내 지난 10월 다섯 분의 서훈을 신청했으나, 안타깝게 아직도 공적을 인정받지 못한 분이 36분이나 계신다”고 전했다.

21일 YBM연수원에서 진행된 ‘화성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2차 총회’에서는 시민 주도로 기념사업을 진행하며 ▲독립유공자 후손 지원 확대 ▲청소년 독립기념시설 탐방 프로그램 지원 ▲독립운동가 후손이 전하는 생생한 화성3.1교육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화성시는 독립운동가 발굴 및 공적 인정, 역사적 고증을 통한 장안·우정지역 만세길 및 역사적 건물 복원, 3.1독립운동 역사관 조성 및 교육 강화 등을 통해 일제의 잔인한 만행을 고발하고 역사적 교훈으로 삼는 것과 아울러 불의에 저항한 화성민들의 자긍심을 고취해야 할 것이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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