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경궁 김씨’ 사건으로 경기도정에 대한 악영향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경찰은 19일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 소유주를 이재명 지사 부인 김혜경 씨로 결론짓고 검찰에 송치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기자들이 이 지사를 따라다니며 밀착 마크하고 ‘혜경궁 김씨가 누구냐’ ‘떳떳하다면 왜 사법당국에 고발안하냐’며 질문을 쏟아내고, 야당은 사퇴하라는 등 정치공세를 강화하고 있고, 이 지사 역시 도정에 전념한다고 하면서도 연일 SNS에 반박 글을 올리며 대응하는 등 정국이 온통 혜경궁 김씨를 둘러싼 논란에 휩싸여 있다.

경찰이 김혜경 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고, 이를 검찰이 지휘한 상태라 검찰 수사 단계에서 김혜경 씨와 이 지사의 혐의가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다. ‘B급 정치’ ‘적폐 대상’으로 경찰에게 맹비난을 퍼부은 이 지사는 검찰과도 심한 갈등과 공방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 김혜경 씨를 혜경궁 김씨로 지목한 이유는 김 씨의 카카오스토리와 혜경궁 김씨 트위터, 이 지사의 트위터에 비슷한 시간대에 같은 사진이 몇 차례 올라왔다는 점, 혜경궁 김씨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아이폰으로 교체한 시점과 김혜경 씨의 핸드폰 교체 시점이 일치한 점 외에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에 등록된 G메일 아이디 'khk631000'과 똑같은 포털 다음(daum) 아이디의 최종 접속지가 이 지사 자택으로 확인됐다는 점 등이다.

무엇보다 김 씨가 핵심 증거자료라고 할 수 있는 핸드폰 제출을 경찰에 거부하거나 이 지사 역시 평소와 달리 혜경궁 김씨 등을 법적으로 고소하며 확실한 해명을 추진하지 않는 등의 석연찮은 모습을 보임으로써 의혹은 풀리지 않고 커지고 있다.

누구나 사회적 이슈나 정치인에 대한 자유로운 비판이나 때론 날선 공격을 할 수 있고, 그런 점에서 김혜경 씨가 평범한 일반인이었다면 현재의 사안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지사와 김 씨는 경기도지사나 대통령을 꿈꾸며 정치활동을 해 온 유력한 공인으로 처신에 있어 일반인과는 달라야 한다. 더구나 그동안 이 지사는 일관되게 김혜경 씨와 혜경궁 김씨와의 연관성을 강하게 부정해 왔기에 만일 경찰의 조사가 사실로 드러난다면 국민을 상대로 지속적으로 거짓말을 해 온 셈이다. 사실 여부에 따라 정치적, 도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입장이다.

혜경궁 김씨는 ‘자한당과 손잡은 전해철’ ‘문 대통령 아들 준용 씨의 취업 특혜’ 등의 허위사실 유포나 심지어 노무현 전 대통령과 세월호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죽음까지 조롱 섞어 모욕했으니, 국민 다수는 물론 같은 당 소속 당원들의 충격과 당혹스러움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공방이 오가는 상황에서 이 사건의 진실은 법원의 최종 판단에 의해 가려질 수밖에 없게 됐다. 상당기간 정국의 주요 이슈 가운데 하나가 될 전망이고 도정이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이를 바라보는 도민들의 심사 역시 편치 않을 듯싶다.

이 지사의 거취에 대한 판단과 책임은 사건의 진실이 모두 드러난 후에 이루어지는 것이 타당하다. 정치권은 소모적인 정쟁을 자제하고, 이재명 지사도 수사당국에 대한 거친 대응 대신 검찰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검찰과 법원도 신속하게 이 사건을 처리해야 한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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