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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민 밤밭새마을문고 회장 “동네 아이들이 내 아이처럼 보여요”새마을문고는 동네사랑방이자 아이들의 놀이터
김소라 기자 | 승인 2018.11.28 18:35

율천동의 밤밭새마을문고에서 봉사한지 6년. 동네 아이들이 모두 내 아이처럼 보인다고 하는 이경민 회장. 처음에는 내 자식을 위해 시작한 마을 봉사라고 한다. 소박하고 개인적인 이유가 점차 확대된 것 뿐이다. 2012년도부터 새마을문고에서 봉사하기 시작했고, 회장이 된 것은 3년째다. 새마을문고에서 봉사한다고 하면 책을 아주 좋아할 것처럼 사람들이 생각한다. 하지만 그녀는 다독가도 아니고 열정적인 독서가도 아니라고 한다. 단지 책이 있는 공간을 좋아했다고 말한다. 마을에 있는 새마을문고는 훌륭하지는 않지만 아이들에게 안전한 곳이다.

막상 아이들이 마음 놓고 쉴 수 있는 공간이 지역에 부족하다는 게 문제다. 자유롭게 수다를 떨고, 친구들과 놀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중고생 학생들에게는 PC방이나 노래방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동네 공원이나 놀이터도 애들이 우르르 몰려있으면 왠지 담배라도 필 것처럼 불량해 보인다. 그러한 이유에서 밤밭새마을문고는 작고 보잘 것 없지만 아이들의 안락한 휴식공간이 된다.

“밤밭새마을문고의 경우 밤 10시까지 문을 열어 놓아요. 다른 마을문고보다 운영시간이 길어요. 맞벌이 부모들이 많은 동네이다 보니 늦게까지 문을 열고 있으면 와서 공부하고 책 보는 애들이 많습니다. 단 한 명의 학생이라도 책을 읽고, 새마을 문고를 이용하면 그것만으로도 가치가 크지 않을까요? 문고 이용실적만으로 운영을 논하는 것은 아쉽습니다.”

처음에는 가족들이 봉사활동하는 것을 크게 지원하지 않았다고 한다. “엄마 봉사 하지 마!”라고 하기도 했고, 남편 역시 “그것 하면 뭐가 되는데? 힘든 거 뭐하러 해?”라고 반대했다. 가족의 반대가 있음에도 왜 봉사를 수년간 이어나간 걸까. 사실 맡겨진 책임감 때문이었다. 그리고 서서히 내 아이보다도 동네 아이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한 번은 큰 딸 아이와 같은 남학생을 길에서 만났다. 학교에서는 문제아라고 찍힌(?) 애였다. 담배도 피우고, 오토바이 타고 다닌다고 하면서 선생님도 난감해하는 그런 친구. 하지만 동네에서 많이 보았던 학생이었기에 눈여겨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줌마! 저 시험 되게 잘 봤어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래, 정말 잘 했다. 대단하네”라고 칭찬을 해 주었다. 씩 웃으면서 지나가던 그 아이의 뒷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고 말한다. 남들은 다들 문제아라고 손가락질해도 칭찬 한 마디에 목이 말랐던 마음 착한 아이였던 거다. 문제아로 바라보는 사회적인 시선만 있을 뿐. 모두 다 귀한 집에서 태어난 소중한 존재들이다.

이경민 회장이 봉사를 통해서 얻은 가장 큰 것은 무엇일까?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졌어요. 예전에는 내 아이만 생각했다면 이제는 마을과 사회를 함께 고민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를 깨달았어요. ‘아, 내가 마을 안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많구나. 작은 도움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해낼 수 있구나...’라고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세상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동네 아이들 만나며 인사하고, 쓰다듬고, 칭찬하고, 말 한 마디 건네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래서 마을문고는 바로 동네의 사랑방이자 아이들의 놀이터와 같은 따뜻한 공간이어야 한다.

김소라 기자  sora77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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