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11일 이재명 경기지사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친형인 이재선 씨 정신병원 강제 입원 지시, 검사 사칭 유죄판결 부인, 성남시 수정구 대장동 개발 관련 허위사실 유포 등과 관련해서다. 이 지사의 혐의는 법정에서 진실이 가려지게 됐다.

이 지사는 이날 오후 경기도청사 앞에서 “기소된 사건의 진실규명은 법정에 맡기고 오로지 도정에만 집중하겠다”고 밝혔지만 1년여 동안 법정을 오가야 할 것으로 예상돼 24조원 예산 규모의 경기도정에 일정정도 영향은 불가피하게 됐다.

그러나 이번 검찰의 조치는 배우 김부선 씨와의 스캔들 의혹, 조폭 연루설, 일베 가입 의혹 관련 혐의는 불기소 처분됐고, 특히 혜경궁김씨 트위터 계정주로 지목된 이 지사 부인 김혜경 씨에 대해 무혐의 처분됨으로써 오히려 이 지사가 무거운 부담에서 벗어난 측면도 있다. 혜경궁김씨 사건은 계정주가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비방하고 세월호 희생자를 모욕하는 등 패륜 지적을 받으며 민주당 지지자들의 공분을 샀던 사안이라 이 지사로서는 당 잔류 및 대권도전에 있어 아이러니하게도 결과적으로 사정당국의 도움을 받게 된 셈이다.

이 지사는 검찰의 발표 다음날인 12일 당원으로서 권리를 행사하지 않고 백의종군 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당의 잔류에 대한 지도부의 승인을 얻음으로써 탈당·출당론을 잠재우며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였다. 대권을 꿈꾸는 이 지사로서는 제3당 출신이 대통령이 된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죽으나 사나 민주당원’으로서 대권도전에 나서는 길을 선택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 측은 “향후 도정에 더욱 집중하고 이재명표 개혁정책에 드라이브를 거는 한편 기소된 사건에는 법리판단을 통해 치열하게 준비할 것”이며 “일로 승부를 걸어 국민의 선택을 받으면 대권도전의 기회도 올 것으로 기대한다”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지사가 이번 검찰의 기소에서 혜경궁김씨 관련 부인 김혜경 씨, 조폭 연루설, 배우 김부선 씨와의 스캔들 의혹 등의 문제가 배제됨으로써 선방했다는 견해가 많다. 대권으로 가는 길에 내재돼 있던 지뢰들을 제거함으로써 오히려 장기적으로 이번 검찰의 조치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향후 재판에서 이 지사의 입장에서는 직권남용 관련 집행유예 이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 관련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나오지 않아야 한다. 지사직을 잃을뿐더러 피선거권과 공무원 자격이 상당기간 제한돼 정치활동에 위기를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법정 싸움이 더욱 치열할 수밖에 없고, 이 지사는 12일 특수통 검찰 출신 변호사를 선임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승부사 이재명 지사는 자신의 위기를 극복하고 대권으로 가기 위해 법정 준비에 치열하겠지만 이와 아울러 1300만 도민의 생명과 안정된 삶을 위한 도정에 한치의 빈틈도 보여서는 안될 것이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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