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이 생겨나면서 이익을 본 것은 누구였을까? 바로 앱 개발자와 서비스 제공자였다. 소비자와 가맹점은 모두 손해를 보고 있다. 소비자는 배달료를 지불해가면서까지 비싼 서비스 이용료를 내어야 했고, 가맹점주는 앱 광고료와 이용료를 지불해야만 한다. 기술이 인간을 자유롭게 하고, 편리하게 하는 것은 맞으나 그로 인한 피해는 누군가가 입게 되어 있다. 약자를 배려하고, 사회적인 정의를 이루는 공정한 사회로 가는 길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

얼마 전 한 택시 기사가 카풀 사업에 반대하며 분신하였다는 뉴스를 보았다. 택시업계와 카카오 측 간의 갈등은 더욱 격화되고 있다. 사회적으로 타협이 되지 않고, 벼랑 끝으로 몰리는 택시 기사들의 생존권 위협의 문제는 긴급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택시 업계는 카풀 무산을 위해 투쟁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카풀이나 우버 등의 사업이 시급히 도입되길 바라고 있다.

택시 기사의 분신은 극단적인 선택이었다. 과거처럼 극단적인 투쟁으로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 서로의 당위성을 인정하면서 대중들을 설득하는 일이 최선되어야 한다. 택시 사업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어려움이 많았다. 택시 기사들의 삶은 팍팍했다. 이 문제는 사실 택시 사업자 수가 너무 많은 탓이 아닐까. 공급이 수요보다 많아지거나 경계를 넘어서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택시들끼리 경쟁하는데도 힘든 상황에서 새로운 사업자가 시장에 진입할 때 과부하 현상이 생긴다.

“카풀이 제지되는 날까지 나의 시신을 카카오 본사 앞에 안치해 달라”는 유서를 남긴 택시기사 최 모 씨는 택시노조 대의원으로 알려졌다. 카풀 반대운동을 줄곧 해 왔다. 정부가 택시기사를 위해 불법 카풀을 근절하고 저지할 것을 요구했다. 고통스럽게 죽음을 맞이한 최 모 씨로 인하여 택시 가족들은 분노와 울분을 느낀다. 서민들의 생존권을 말살하는 행위라고 여긴다. 지금도 역시 저임금, 장시간 노동의 열악함 속에서 일하는 택시 기사들에게 생계수단을 빼앗는 행위라고 말한다.

이에 정부는 택시업계에 사납금을 폐지하고 월급제 도입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한다. 사납금은 하루 12시간 일하면 13만원을 택시 회사에 내고 나머지를 기사 개인이 가져가는 방식이다. 영업능력이나 성실성 차이를 인정하고 성과를 많이 올리는 기사가 당연히 수입을 얻어가는 논리다. 그렇지만 점점 택시 수익이 줄어들면서 사납금 채우기가 힘들어졌다. 월급제 도입에 대한 지원책이 당장 효과를 거둘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택시업계의 구조 조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택시 업계는 당장 월급제를 감당할 여력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법과 제도적 조치는 마련되어야 한다.

4차산업혁명과 공유경제의 시대를 맞이하게 되면서 카풀이나 우버와 같은 형태의 서비스는 확산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거대한 경제적인 흐름에 맞서는 택시 기사들의 집단행동에 소비자들은 냉소적인 시선을 보낸다. 이 문제는 쉽게 해결책을 내놓을 수 없다. 서로에 대한 고충, 바람을 진지하게 들어 보고 성찰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앞으로 새로운 산업이 하나 둘 일상을 침투하게 될 때 충격이 심할 것이다. 누군가의 삶을 완전히 붕괴시키면서 새롭게 제도가 도입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적어도 서서히 진행이 이뤄지도록 완충할 만한 무언가가 필요하다. 이제는 빨리 무언가를 결정짓는 식이 정책, 수습하기 급급한 제도가 아니라 구성원들 간의 합의와 소통이 필요하다. 함께 살아가기 위한 성숙한 시민의식,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 열린 마음 말이다.

김소라 기자  sora77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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