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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램 도입하려는 수원·화성·오산시, 면밀한 대책 마련해야
조백현 발행인 | 승인 2018.12.19 06:56

친환경 교통수단인 트램의 ‘국내 1호’ 유치를 놓고 수원시와 성남시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하 철도연)에 ‘무가선 저상 트램 실증노선 선정 공모 사업’ 제안서를 각각 제출한 것. 무가선 트램이란 공중에 전선을 설치하고 움직이면서 도시미관을 해치는 방식이 아닌 배터리로 움직이는 트램을 말한다. 철도연은 공모에 접수한 수원시, 성남시, 부산시, 전북 전주시, 충북 청주시 5곳을 대상으로 현장실사 등을 통해 적합성을 따진 후 내년 1월 말까지 최종 사업대상지를 결정할 방침이다.

특히 수원시는 ‘사람 중심 생태교통 도시’를 만들기 위한 핵심 사업이라고 판단하고, 장안문~kt위즈파크 간 1.5㎞ 구간을 실증사업 제안노선으로 제시했다. 장안문~kt위즈파크 구간의 경우 수원화성·종합운동장·대형 쇼핑몰 등이 밀집돼 있고, 향후 신분당선(광교~호매실)과 신수원선(인덕원~수원~동탄) 등이 연결되면 트램 이용 수요자 확보가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수원시는 이번 공모에 선정될 경우 실증구간 노선을 포함한 전체 계획 구간 노선 사업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화성시 역시 ‘동탄2 광역교통개선대책’의 일환으로 반월동~동탄역~오산역을 잇는 14.82㎞와 병점역~동탄역~남동탄(공영차고지) 17.53㎞ 구간에 트램 도입 계획을 가지고 있다. 오산시는 곽상욱 시장이 올해 치러진 6.13지방선거 과정에서 동탄1트램 오산역 연결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평택시는 지난 8월 민선7기의 큰 그림을 그리는 ‘10대 중점과제 토론회’에서 대중교통의 전면적 체계 개선을 약속하면서 트램 도입의 검토를 천명했다. 트램이 어느 날 갑자기 미래의 교통수단으로 화려하게 우리 앞에 떠오른 셈이다.

이외에도 지난 국회의원 및 지방선거 과정에서 수원의 김영진 국회의원 등 전국의 일부 정치인들은 트램 도입을 공약으로 내걸며 이 교통수단이 교통 혼잡과 환경오염 방지, 관광수요 창출, 침체된 지역 상권의 부활 등 마치 지역문제에 대한 만병통치약과 같은 역할을 할 것처럼 장밋빛 전망을 제시하기도 했다.

트램 예찬론자들의 주장과 같이 트램은 많은 장점을 갖고 있는 훌륭한 교통수단이다. 수원시와 같이 트램 구간을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해 승용차 등 일반 차량의 통행을 제한하는 조치 등을 취한다면 교통 혼잡을 줄이고 쾌적한 보행환경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매연을 내뿜지 않아 미세먼지를 줄이는 친환경 교통수단이면서 어린이와 노약자 등의 승하차가 편해 사회적 약자가 이용하기에도 좋다. 스위스 취리히 등 유럽의 도시나 샌프란시스코, 홍콩 등과 같이 트램이 도시의 상징물이자 ‘관광 명물’의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수원화성과 화성행궁을 중심으로 관광도시로의 변신을 꾀하는 수원시의 입장에서는 트램의 필요성이 다른 지자체보다 더욱 큰 편이다.

트램은 무엇보다 지하철에 비해 경제성 면에서 뛰어나다. 1㎞당 건설비가 200억원 가량으로 지하철의 1/6 수준이고, 공사기간도 짧다. 운영비도 지하철에 비해 1/4 수준으로 적게 들어 지하철을 놓기에 부담스러운 지자체에게는 대안교통수단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트램이 갖고 있는 장점은 다른 교통수단과 비교하면 때론 약점이 되기도 하고, 또한 예기치 못한 여러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장점 많은 트램, 그러나 부작용 우려도 만만찮아 세심한 준비 필요

수원시가 생각하는 트램 구간은 대표적인 구도심이자 교통 혼잡이 심한 지역이다. 수원역에서 장안구청까지의 구도심 6㎞ 구간 중 장안문까지의 3.4㎞ 구간을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해 기존 도로에서 트램 구간을 확보하고 승용차 등의 통행제한으로 교통 혼잡을 막는다는 것이 시의 계획인데, 시민이 얼마나 협조할지, 좁아진 도로에서 버스·택시·기타 차량 운행 등이 더 엉키고 혼잡해지진 않을지, 6㎞ 특정지역에 국한된 이 정도의 구간거리 사업으로 수원시의 교통문제 해결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등등 현재로선 트램 도입의 성공 여부를 장담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또한 해당 지역의 주민과 상인,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새롭게 도입되는 교통수단으로 급변하는 환경에 대해 저항 없이 순수하게 따라갈지 여부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심도 있는 논의와 제대로 된 의견수렴 없이 혹여라도 행정 편의적으로 형식적인 주민의견을 수렴하는 식이라면 추진 전후로 커다란 갈등과 후유증까지 예상된다.

트램은 지하철보다는 건설비와 운영비가 적게 들지만 기존에 운영되는 버스 등의 대중교통수단에 비해서는 많은 돈이 들어가는 교통수단이다. 과거 용인·의정부 경전철에서 엉터리 수요예측으로 천문학적인 예산이 낭비되고 해당 지자체는 큰 재정위기를 겪은 바 있다. 그 후유증은 현재에까지 이른다. 트램 1㎞ 건설에 200억원의 비용이 예상되는데 철도연의 사업에 선정되면 복선 1㎞ 노선에 110억원의 지원을 받는다. 초과비용은 지자체가 부담해야 하는데, 감당하기에 만만치 않다.

창원시는 2011년 예비타당성 심사를 통과하고도 막대한 예산 투입 대비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트램 도입 계획을 철회했고, 경남 김해와 전북 진주, 경기 파주 등도 재정악화 등에 대한 우려 때문에 중도 포기했다.

트램이 매력적인 교통수단이고 장밋빛 홍보가 난무하지만 트램 도입에 따른 실패사례도 많고 우려되는 지점도 많다. 교토와 우츠노미아 등 일본의 여러 도시에서 현대식 트램 도입을 추진했으나 성공한 곳은 거의 없다고 알려져 있다. 버스 등 기존 대중교통수단의 인프라에 추가로 막대한 건설비용 및 운영비가 들어가는 반면 트램의 속도가 낮아 경쟁력이 떨어지고 배차 간격이 길어 승객의 불편함이 크다는 지적이 있다. 승객 수요에 따라 노선변경이 쉽지 않기 때문에 버스처럼 승객 수요 변경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도 없다. 유럽의 도로와 우리의 도로 여건이 달라 트램이 우리 실정에 맞는가에 대한 문제제기도 나온다. 초기 트램의 이미지와 매력에 빠져 도입을 추진하다가 지방재정에 대한 부담과 교통체계 혼란 우려 등의 여러 이유로 중도 포기한 지자체가 많고, 서울 양천구의 경우 지난해 국회의원이 트램을 추진하려하자 지역 주민들의 낙선운동 경고에 직면하는 등 강력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트램은 우리 사회에서 아직 검증된 교통수단이 아니다. 친환경 교통수단이자 관광 명물이 될 것이라는 정도의 인식으로 편하게 도입하기엔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 트램을 도입하고자 하는 수원·화성·오산시는 트램의 장단점과 도입시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효과에 대해 충분한 고민과 대안 마련을 모색해야 한다. 아울러 주민들과의 충분한 소통과정을 거쳐야 한다. 제대로 된 면밀한 준비 없이 성급히 추진하다간 자칫 좋은 취지로 도입하고자 하는 트램이 시와 정치인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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