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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 서랑동 문화마을 조성의 ‘빛’과 ‘그림자’
조백현 발행인 | 승인 2019.01.24 01:19

시 외곽 아주 외진 곳에 위치하고 대중교통수단조차 제대로 운영되지 않아 불과 몇 년 전까지 오산의 사람들조차 대부분 몰랐던 서랑동이 최근 뜨고 있다. 아름다운 저수지 등 자연환경이 뛰어나고 개발이 안돼 농촌의 모습을 간직한 이곳에 오산시가 전략적으로 예산을 투여하며 문화마을을 조성해 가면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서랑동은 지곶동과 인접한 곳으로, 두 지역은 사실상 오산의 마지막 남은 생태, 문화, 역사, 마을 공동체가 살아있는 보고이다. 불과 몇 년 사이에 개발의 광풍이 불어와 논밭이 모두 사라지고, 성냥곽 같은 아파트와 검은 아스팔트로 뒤덮이면서 원주민들의 오랜 삶의 흔적과 역사가 사라져 가고 있으며, 또한 오산의 허파이자 시민의 쉼터 역할을 했던 필봉산 마저 터널공사로 큰 상처를 입게 되는 다른 지역의 우울한 현실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지곶동을 대표할 수 있는 것은 사적 제140호로 지정된 독산성과 세마대지이다. 백제시대 축성됐으며, 임진왜란 당시 일본군을 지혜로 물리친 권율 장군의 무용담과 사조세자와 정조 간 가슴 아픈 효와 관련된 스토리를 갖고 있다.

서랑동에는 겉으로 드러나는 맑고 깨끗한 공기, 사계절 아름다운 풍경과 마음의 위안을 주는 서랑동저수지 외에 숨겨진 많은 보물이 존재한다. 세계적인 수준의 스토리 퀼트 작가이신 안홍선 님, 그녀가 조성한 자연을 그대로 살린 500여종의 야생화와 나무로 가득 찬 탄성을 자아내는 야생화 정원(2006년 가꾸기 부문/개인주택에서 아름다운 정원 대상), 고풍스럽거나 정겨운 한옥 주택들, 아시안 게임 금메달 리스트 선수 가족이 운영하는 승마장, 거북이놀이·줄다리기와 같은 민속 마을놀이 등 각박한 도심 생활에 지친 현대인을 불러 모을 수 있는 마력의 자산을 갖추고 있다.

오산시는 이러한 지곶동과 서랑동의 자연과 역사, 문화적 자산을 잇는 장기적인 야심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8년여에 걸쳐 이어져 온 서랑동 문화마을의 조성은 이러한 계획의 첫 출발이라 하겠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오산시는 서랑동의 마을공간을 테마별로 나눠 스토리 작업을 진행하고, 저수지 둘레길 조성, 제방 주변의 음악 벤치와 꽃길 터널 설치, 한옥버스정류장과 장승솟대 조성, 마을길을 따라 담장에 서랑동 전통 놀이 가운데 하나인 남생이 놀이 벽화 그리기, 농촌체험마을의 일환으로 얼음썰매장 및 눈썰매장, 흙동이 도자기 체험장 등을 만들었다. 또한 교육도시의 특성을 살려 이곳에서 시민참여학교를 운영하며 아이들이 체험하고 즐기면서 교육적 효과를 내게 했다.

시는 앞으로 사계절 다양한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이며, 안홍선 작가의 야생화 정원과 연계하여 클래식 콘서트 홀 건축 및 공예 및 퀼트 작품을 감상하고 배워보는 복합문화예술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오산시와 서랑동 주민들의 노력과 능력 여하에 따라 서랑동은 지역의 명소로서 관내외의 많은 시민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만족할만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지금의 성과를 토대로 보다 질적으로 향상된 성숙한 기획과 콘텐츠 개발이 필요해 보인다.

서랑동 주민들로 구성된 협동조합 구성원들의 시야를 넓히고 내부 협력을 어떻게 강화할지, 서랑동 문화마을에 결합돼 있는 문화주체들의 수준을 높이고 지역 내외의 여러 문화역량과 어떻게 연대할지 등에 대한 고민이 요구된다.

무엇보다 독산성과 서랑동저수지 주변으로 확산되는 난개발, 즉 아파트와 전원주택, 산업단지, 개별 기업체, 차별성 없는 음식점 등의 무분별한 건립과 난립을 막아야 한다. 뛰어난 생태환경과 역사 문화 자산을 바탕으로 지곶동과 서랑동이 차별화되는 것인데, 몇 년 새 급격히 진행된 난개발은 이를 무너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독산성 복원과 서랑동 문화마을 조성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오히려 주변이 무분별하게 개발되고 이것이 부메랑이 돼 지곶동과 서랑동의 가치를 크게 떨어뜨린다면 이야말로 역설이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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