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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시장을 움직이는 중국 관광객
조백현 기자 | 승인 2019.02.11 10:08

보름간 태국여행을 하고 있다. 그런데 어딜 가나 중국인 관광객이 넘쳐나는 것을 보면서 이곳이 태국인지 중국인지 분별이 안되기도 한다. 중국 최대의 명절 춘절 기간 동안 중국인도 역시 엄청난 인파가 해외 여행을 떠났다. 중국인 해외 여행객 규모는 전 세계 여행 인구의 10%이상을 뛰어넘었다. 13억 중국 인구 전체 중 10%가까이 해외 여행을 했다는 통계도 있으니, 중국의 해외여행 시장 잠재력은 막대하다.

태국 북쪽에 있는 치앙라이에서 일주일간 머물렀을 때에도 호텔 숙박객의 대다수는 중국인이었다. 야시장을 돌아다니는 동양인들의 대다수가 중국인이었고, 어디서나 중국어가 들렸다. 한적하고 조용한 곳을 기대하면서 찾았던 장소 모두 중국인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중국인들의 여행 욕구가 엄청나다는 것도 느꼈다. 하지만 예전처럼 중국인들은 유명한 명소나 맛집만 돌아다니는 것이 아니었다. 작고 소소하고 매력적인 장소에서 머무르면서 여유를 즐기는 모습, 단체가 아닌 몇몇의 사람들이 움직이는 형태가 더 많았다.

과거 중국인들이 한 번 움직이면 ‘폭풍구매’라고 하여 무지막지한 쇼핑으로 싹쓸이 현상이 심했다. 그러나 중국인들도 이제는 쇼핑보다는 문화 체험 및 스마트한 소비와 자유여행으로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 중국인들이 단체 관광하면서 깃발 들고 따라다니는 형태의 여행은 점차 줄어들고 가족이나 소그룹, 커플 등이 자유롭게 여행하는 형태가 늘어난다. 중국인 여행도 쇼핑보다는 여가와 체험 등으로 달라지고 있다. 부모 세대의 여행이 단체 관광의 형태였다면 자녀 세대인 젊은 20~30대 중국인들 역시 개인적이고 모험을 즐기는 휴가로 변화했다.

중국 여행객들의 형태는 어찌 보면 세계 여행 시장이나 소비 트렌드의 변화와도 직결된다. 이제는 어디서나 중국인 관광객을 대비하는 서비스가 필요하지 않을까. 에어비앤비라는 숙박공유사이트에서 ‘방콕숙소’를 검색했더니 300건 이상의 집이 게시되어 있었다. 그런데 대부분 소개글은 영어가 아닌 한자로 된 중국어가 대다수. 그만큼 중국인들이 태국, 방콕을 많이 찾고 있다는 뜻이다.

물론 아직까지 여행지에서 만난 중국인들의 모습은 그리 좋지 않다. 조용하게 책을 읽거나 해변에서 태닝을 하는 서양인들과 달리 중국인들은 왁자지껄하게 떠든다. 오죽하면 중국인들이 없는 해변을 찾아서 ‘피신’을 하는 서양인들도 있다고 할까. 가족단위의 여행객들이 북적거리면서 한 지역을 초토화시키는 방식의 여행 문화는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심지어 한국인인 나에게도 으레 중국인이겠거니 생각하고 중국말로 주문을 받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여행지에서 만난 중국인들의 모습이 싫다고 하여 중국인을 거부한다면 관광산업에 큰 지장이 있을 것이다. 중국인 관광객을 대비한 다양한 상품 개발이나 체험 코스 등이 마련되어야 하지 않을까. 중국 젊은이들 역시 SNS를 통한 즉흥적인 여행을 선호하고 새로운 경험을 선호한다. 비싼 명품보다 실용적이고 대중적인 상품을 소비하며, 대도시보다는 중소도시를 여행하는 여행객도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서울 같은 대도시 위주의 관광보다 인근 작은 도시도 매력적인 마케팅으로 스토리텔링을 하면 중국인들도 충분히 선호할만한 여행지가 되지 않을까.

더 많은 중국인들이 점점 사업, 여행, 학업을 위해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전 세계 명품은 중국인들이 30%이상 구입하고, 온라인 쇼핑의 규모도 세계 1위다. 이제는 중국 중산층 인구가 증가하고 소득 수준이 늘어나면서 세계 여행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가고 있다. 중국 관광객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들과 공존할 수 있을까. 각 지자체에서도 가치 있고 매력적인 여행지를 어필하여 중국인들을 끌어 모을 수 있을지 고민을 이어나가야 한다.

조백현 기자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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