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에 대한 이미지를 질문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게 되는 것은 ‘자유의 여신상’이다. 오른손에는 횃불을 들고 왼손에는 독립선언서를 품고 있는 이것은 우리가 잘 알고 있듯 프랑스가 미국의 독립전쟁 승리 100주년을 기념하여 선물해준 것이다. 자유에 대하여 이보다 더 확실한 것은 없을 정도로 자유의 여신상은 미국의 상징을 그대로 보여준다.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 무엇이든 가능한 자유다.

자유를 이야기할 때 생각나는 작품이 있는데 바로 ‘멜깁슨’이 감독과 주연을 맡았던 영화 ‘브레이브 하트(Braveheart 1996)’다. 스코틀랜드 독립을 위해 노력했던 ‘윌리엄 웰레스’의 일대기를 그린 이 작품의 마지막 장면은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모든 것이 함축되어 있다. 사형집행 가운데 모진 고문을 당한다. 고통 없는 빠른 죽음을 원한다면 ‘자비’를 달라 청해보라는 사형 집행인을 두고 ‘윌리엄 웰레스’는 자유(Freedom)를 외치며 형틀에서 죽는다.

우리는 오랜 시간 자유롭지 못했다. 1982년 1월, 36년 동안 이어져 오던 것이 사라졌다. 1월 5일부터 ‘통행금지’가 전국적으로 해제되었다. 당시 중앙일보의 1면 기사에 다룬 이 내용에는 통행금지 해제를 ‘멋진 새해 선물’로 표현하기도 했다. 지금은 너무나 당연한 외박이 이때는 범죄가 되었던 시절이다. 남자들은 머리를 기르면 안 되었고, 여자들은 짧은 치마를 못 입었다. 이동의 자유도, 두발의 자유도, 복장의 자유도 없었던 시절을 이 시대의 어른들은 견디어 왔다.

유년시절 ‘정수라’의 ‘아! 대한민국’이라는 노래를 참 좋아했다. 멜로디도 신이 났고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내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이른바 ‘건전가요’다. 세상을 아름답게 표현하고, 우리의 삶을 기쁘고 즐겁게 하는 노래! 당시에는 사회를 비판하거나 염세적인 노래는 금지곡으로 선정되어 들을 수도, 눈치를 보지 않고 부를 수도 없었다. ‘아! 대한민국’을 정말 좋아서 들었던 걸까? 그것 말고는 들을 수 있는 것이 없었던 걸까?

세계인권선언에는 자유를 다루는 조항이 무척 많다. 차별로부터의 자유, 노예로부터의 자유, 사생활 보장의 자유, 의사 표현의 자유, 사상과 양심 종교의 자유 등 모두 열거하지 못할 만큼 인간의 자유를 중요시하고 인간이라면 당연히 가져야 할 권리로 인식한다. 인권에서 자유란 국가로부터의 자유다. 바로 국가의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가 바로 인권의 자유권이다.

‘윌리엄 웰레스’는 국가로부터 자유롭지 못해 자유를 달라 외쳤다. 우리 시대의 어른들은 국가로부터 자유롭게 행동할 권리를 통제받았다. 듣고 싶었던 노래를 듣지 못했고, 원하는 시간에 이동을 할 수도 없었다. 자유의 나라 미국에 사는 사람들은 정말 자유로울까? 언젠가는 성공할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있는 가난한 백만장자들과 과도한 의료비로 인해 치료조차 겁내하는 국민들이 사는 곳, 이곳은 일부를 위한 자유를 허락한 곳일지 모른다.

고 신영복 교수의 작품 ‘나무야 나무야(1996)’에서는 “자유(自由)는 자기(自己)의 이유(理由)로 걸어가는 것”이라 말한다. 스스로의 가치와 철학에 따라, 자기의 이유에 따라, 국가로부터의 통제가 아닌 기본권을 보장받으며 인간으로서의 마땅한 실천을 하는 것! 그래서 자유는 곧 ‘내 안에 평화’다.

이건일(당진북부사회복지관 관장)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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