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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에게 빼앗긴 봄하늘이 그립다
김소라 기자 | 승인 2019.03.07 01:24

지난 해 겨울 ‘사이판 한달살기’를 하면서 책 한 권을 출간했다. 미세먼지 없는 맑고 깨끗한 푸른 하늘을 매일 볼 수 있었던 사이판에서의 하루하루는 천국 같았다.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하늘만 바라보아도 좋았다. 빨래한 옷들을 햇빛에 널어 두면 반나절이면 보송보송하게 잘 말랐다. 아침저녁이면 선선한 바람이 불고, 하늘과 맞닿은 바다를 바라보며 지루할 틈이 없었다. 고층 건물도 없고, 자동차도 많지 않은 도로에서는 다들 느릿느릿 거닐 듯이 살고 있었다. 오늘은 하루 종일 사이판 하늘을 찍었던 사진을 보면서 마음을 달랬다. 사진으로나마 새파랗게 푸른 하늘을 쳐다보니 마음 한 켠이 위로되는 듯했다.

한반도를 점령한 미세먼지는 이제 삶의 풍경을 바꾸어 놓는 듯하다. 너도 나도 미세먼지 없는 곳으로 떠나길 원한다. 특히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은 견디다 못해 어디로든 떠나고 싶은 마음으로 하루하루 야속하게 살고 있다. 1급 발암 물질을 매일 흡입하면서 살아야 하는 고통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미세먼지란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아주 작은 입자의 먼지다.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먼지는 주로 자동차 배출가스나 공장 굴뚝을 통해 배출된다. 중국 황사나 스모그 등으로 인해 날아오는 작은 먼지인데, 미세먼지보다 더 작은 초미세먼지는 2.5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먼지로 혈관에 바로 침투되는 위험을 이야기한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의 수치를 매일 확인해야 하면서 살아야 하는 요즘 감기, 천식, 기관지, 심혈관, 피부질환, 안구질환 등의 환자는 늘어나고 있다.

영, 유아 초등학생과 같은 아이들은 점점 상황이 심각하다. 서울시내의 초등학생들은 마스크를 상용하며 다니곤 하는데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 바깥 외출을 조금이라도 하고 나면 눈이 따갑고 목이 컬컬할 정도다. 성인들도 갑갑함을 느끼는데 아이들은 오죽할까 싶다. 마스크를 끼고 외출을 하고, 실내에서 대부분 생활해야 하는 아이들이 앞으로 어떻게 건강히 자랄 수 있을까?

이러한 미세먼지 습격은 건강의 문제뿐 아니라 감정적인 우울감도 증가시킨다. 푸른 하늘을 볼 수 없어 매일 뿌옇게 흐린 풍경을 마주해야 하며 새벽부터 울리는 재난문자를 확인하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미세먼지319, 초미세먼지203 이라는 수치를 보였던 3월 6일은 전국이 답답한 하루였다. 창문을 한 번 열어 버리면 미세먼지수치가 치솟고, 어디에서도 신선한 공기를 접할 수 없어지니 짜증지수도 높아졌다. 과연 깨끗하고 맑은 하늘과 따뜻한 봄은 오기나 할까.

잿빛 하늘을 보면서 당연히 외출을 하는 사람들이 점점 사라진다. 실내의 공기 질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세먼지 행동요령이 단체 카톡 문자로 돌고 있다.

“심혈관질환 및 노약자 외출 삼가, 미세먼지 마스크 착용(KF80, KF94, KF99), 귀가 후 손, 발, 코 등을 깨끗이 씻기, 물 2리터 마시기, 비타민 먹기, 스트레스 해소와 충분한 수면”

그렇지만 이런 대책만으로 미세먼지를 대응할 수는 없다. 미세먼지가 나라의 재난이 되는 요즘 제대로 숨을 쉬고 싶다는 소망이 사치스러워진다. 미세먼지에게 빼앗겨 버린 봄, 앞으로 근원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경유차량 단속, 매연 차량의 도시 진입 차단, 전기 에너지 절약, 대중교통 이용,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등 함께 고민하고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때다.

김소라 기자  sora77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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