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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에서 답장까지 올 줄 몰랐어요!”<동생은 외계인> 시집을 출간한 내촌초 최고봉 선생님과 ‘독수리오형제’
김소라 기자 | 승인 2019.03.07 01:35

일 년 간 학생들과 글쓰기 수업을 하며 시를 쓰고 시집을 출간한 교사가 있다. 강원도 홍천군 내촌 초등학교 최고봉 선생님. 천방지축 6학년 남자 아이들 다섯 명이 쓴 시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솔직하고 재미있다. <동생은 외계인>이라는 시집을 출간하고 진심을 담아 청와대에도 한 권 보냈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시집을 선물해 드리고 싶다면서.

그러던 어느 날 문재인 대통령에게 진짜 답장이 왔다.

“소중한 마음을 담은 편지 잘 읽어 보았어요. 대통령 할아버지가 어렸을 때 천사 같은 수녀님이 달콤한 사탕을 나누어 주셨는데 친구들과 나눠먹은 사탕이 얼마나 달콤했는지 기억이 생생합니다. 서로 나누며 함께 행복한 나라, 신나게 뛰어놀고, 마음의 꿈을 키울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게요. 고맙습니다. - 대통령 문재인- ”

이러한 답장이 청와대로부터 왔다. <동생은 외계인>에 수록된 시를 쓴 내촌초 6학년 김재현, 박용민, 서영준, 이우빈, 정진선 5명의 학생들은 깜짝 놀랐다.

“대통령 할아버지 졸업 선물 고맙습니다. 경험하고 느낀 일을 시로 적었는데 이렇게 대통령님 편지를 받으니까 실감 안 나고 기분 좋습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사실 최고봉 선생님은 시골 초등학교 아이들이 지닌 부족함을 공교육에서 채우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고민했다. 특히 어휘력 부족의 문제가 드러났다. 일 년 간 시쓰기 수업을 하면서 아이들의 생활과 고민이 날것 그대로 표현될 수 있는 글을 쓰도록 했다. 처음에는 말도 안되는 말을 시라고 했던 아이들이 점점 회차가 진행될수록 괜찮은 글로 거듭났다. 좋은 시를 매일 읽게 하는 교육도 덧붙였다. 모방과 재창조가 일어나면서 아이들은 시쓰기를 즐거워했다. 매일 쓴 시를 담임선생님께 제출하여 파일을 저장해 두어 책의 재료로 삼았다. 약 1년간 수업으로 시를 쓰니 재료는 넘치도록 많았다. 아이들이 직접 시집에 수록될 시를 고르고, 수정하고 퇴고도 했다.

최고봉 선생님은 이미 <이야기가 꽃피는 교실토론> 과 <말랑말랑 그림책 독서토론>을 쓴 공동 저자이다. 그림책을 실제 수업에서 활용하고, 그림책 저자를 시골 초등학교에 직접 초청하여 아이들이 작가와 만날 수 있는 자리를 자주 가졌다. 이러한 열정의 결과물이 <동생은 외계인>이라는 아이들의 시집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들은 직접 자신이 책을 출간함으로써 지식 수용자에서 생산자가 됩니다. 독수리 오형제라 불리는 다섯 명의 남자 아이들이 시를 쓰면서 한층 성숙한 어린이로 성장하였습니다. 1년간 11명의 작가를 직접 만나면서 그림책 작가가 꿈인 아이들도 생겼습니다. 간단하게 일기처럼 시를 쓰면서 아이들은 글쓰기의 재미를 느꼈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최고봉 선생님은 지역의 작은 도서관 활성화에도 관심이 많다. 수원의 두견마을작은도서관 오현미 활동가와 연결이 되어 매년 겨울마다 무료 특강을 진행하기도 한다. 학교에서는 교육자로, 지역에서는 독서문화를 확산하는 사회 혁신가로, 교육계에서는 토론 및 그림책 전문가로 최선을 다해 사는 공교육 교사다.

청와대로부터 받은 편지가 널리 알려지면서 방송에도 출연했다. 아이들의 꿈은 더욱 커져 직접 청와대를 방문하고 싶은 소망까지 전했다. 조만간 청와대로부터 초청을 받아 진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최고봉 선생님은 아이들이 평생 손에서 책을 놓지 않고 살길 바라는 마음, 시집 한 권 출간으로 아이들의 앞날에 작은 밑거름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집을 출간했다. 자신의 생각을 글로 담고, 삶을 들여다보는 일이 바로 글쓰기다.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허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김소라 기자  sora77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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