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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점 디스플레이의 진면목
고재현 교수(한림대학교 나노융합스쿨) | 승인 2019.03.13 11:46

언젠가부터 프리미엄 TV의 하나로 QLED TV란 용어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Q는 양자점(quantum dot)이라는 나노 물질의 준말이고 LED는 빛을 내는 반도체라 불리는 발광다이오드(light emitting diode)를 의미한다. 사실 지금 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는 QLED TV는 비자발광 디스플레이인 LCD(액정표시장치) TV의 한 종류다. LCD TV에는 광스위치 역할을 하는 액정 패널의 뒤에서 백색광을 공급하는 백라이트란 조명장치가 있다. 과거에는 백라이트용 광원으로 형광등을 주로 사용했으나 약 10년 전부터 LED가 광원으로 사용되어 왔다. 당시 LED 광원이 들어간 백라이트가 도입되면서 LCD TV의 두께를 혁신적으로 줄였고 이를 기존의 LCD TV와 구분하기 위해 LED TV라 부르기도 했다. 허나 엄밀히 얘기하면 LED TV는 LED를 백라이트용 광원으로 사용하는 LCD TV인 셈이다.

QLED TV도 동일한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즉 LCD 화면에 빛을 보내는 백라이트 속에 LED와 양자점 기술이 함께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LED로는 파랑 빛을 내는 청색 LED가 쓰인다. 양자점은 필름 형태로 만들어져 백라이트 속에 들어가는데, 청색 빛을 흡수해서 적색 및 녹색 빛으로 변환시키는 두 종류의 양자점이 필름 속에 들어 있다. 따라서 백라이트에서 나오는 빛에는 LED가 내는 청색 빛, 이 빛을 흡수한 두 양자점이 내는 녹색과 빨간색 빛이 고르게 섞여 있고 이로 인해 백색광이 구현된다. 이런 면에서 양자점은 형광체와 같은 역할을 한다. 즉 파장이 짧은 청색 빛을 흡수한 후 파장이 긴 빨간색이나 녹색 빛을 방출하는 파장 변환기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비유적으로 “인공 원자”라고도 불리는 양자점은 크기가 수 나노미터(1 나노미터는 10억분의 1 미터)에 불과한 나노 반도체를 의미한다. 이 속에 포함된 원자의 수는 수백 개에서 수만 개에 불과하다. 외부로부터 공급받은 에너지를 양자점 속의 전자가 흡수했다가 빛의 형태로 방출하며 발광이 이루어진다. 방출되는 빛의 색깔은 양자점의 크기에 의존한다. 즉 양자점의 크기를 변화시켜 가시광선 대역의 모든 색깔을 가진 빛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양자점을 적용해 얻을 수 있는 장점은 발광 스펙트럼이 매우 좁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즉 양자점이 방출하는 빨간색과 녹색 빛을 구성하는 파장 성분이 적어서 색의 순도가 상당히 높다. 빛의 삼원색을 섞어서 다양한 색상을 만드는 디스플레이는 삼원색의 순도가 높을수록 재현할 수 있는 색상 영역이 넓어진다. 그만큼 디스플레이의 색상 구현 능력이 높아지고 더 자연스러운 색감을 나타낼 수 있다.

그렇다면 양자점을 백라이트 내에서 청색 빛을 변환해 백색을 만드는 색상 변환기의 역할에 묶어 두지 말고 디스플레이의 화소 자체를 적록청의 삼색 양자점으로 구성할 수 있지 않느냐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사실 이런 시도는 매우 오래전부터 이루어져 왔다. 그렇지만 청색 양자점의 신뢰성 등 다양한 기술적 이슈로 인해 상용화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 같다. 반면에 LCD나 OLED와 같은 기존 기술과 결합해 새로운 종류의 디스플레이를 구현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예를 들자면 기술적 성숙도가 높아진 OLED 기술을 이용해 청색 OLED를 준비한 후에 한 화소(pixel)를 구성하는 적록청의 세 부화소(subpixel) 중 녹색과 빨강에 해당하는 부분을 양자점으로 형성할 수 있다. 이 경우 양자점이 없는 청색 부화소는 OLED의 청색이 그대로 빠져나오고 양자점이 입혀진 부화소의 경우에는 OLED의 청색 빛을 흡수한 양자점들이 녹색과 빨간색 빛을 방출함으로써 빛의 삼원색을 구현한다.

양자점은 레이저, 생물학적 센서, 태양전지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활용되어 왔고 지속적인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현재 QLED라 불리는 LCD의 백라이트 내에서 파장 변환기의 조연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멀지 않은 미래에 양자점은 디스플레이의 화소를 구성하며 화면에서 직접 빛을 내는 주연으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더 생생하고 실감나는 영상 구현을 위해 진화를 거듭하는 양자점 기술의 변화를 지켜보도록 하자.


[청색 OLED와 적록 양자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디스플레이의 개념도 (그림: 고재현)]



[자외선을 쪼인 상태에서 가시광선 대역의 색깔들을 고르게 방출하는 양자점]
@CC BY-SA 3.0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Quantum_dot#/media/File:Quantum_Dots_with_emission_maxima_in_a_10-nm_step_are_being_produced_at_PlasmaChem_in_a_kg_scale.jpg

고재현 교수(한림대학교 나노융합스쿨)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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