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는 3년 넘게 겨울마다 떼까마귀가 출현하고 있다. 며칠 전 수원시 인계동 일원에 출몰한 떼까마귀는 하늘을 시커멓게 덮을 정도였다. 거기다가 하얀색 크고 작은 얼룩이 길바닥에 보여서 무언가 했더니 까마귀 배설물이었다. 새똥으로 하얗게 자동차가 뒤덮인 경우도 보았다. 까마귀떼를 피할 방법을 찾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다. 순찰반까지 투입하고 빅데이터를 동원하여 까마귀떼 피해 예방을 하지만 여전히 떼까마귀의 모습은 사라지지 않는다.

까마귀가 하나 둘 모여들어 수백마리 천 마리 이상이 전신주 위에 올라서서 하늘을 새까맣게 뒤덮은 모습은 혐오스럽기까지 하다. 전신주 위에 빽빽하게 앉아서 하늘을 뒤덮으면서 어디론가 함께 떼를 지어 날아가기도 한다. 순식간에 전선과 가로등을 점령하면서 하늘은 온통 검은색이 되어 버린다. 도심에 출몰하는 까마귀떼는 훨씬 더 위협적으로 보이는 것 같다.

낮에는 전혀 까마귀떼를 볼 수 없는데 밤만 되면 왜 인계동 일대에 몰려와 사람들을 위협하는 것일까. ‘까까깍~’ 하는 소리 때문에 불쾌한 감정이 생기고, 까마귀 배설물이 길거리와 자동차를 더럽히고 있다. 상점 주인들은 외부 간판이 까마귀 배설물로 더러워지고, 손님들 주차된 차에 문제가 생길까봐 미안한 마음이라고 한다. 수원시가 매일 퇴치작전을 벌이는데도 아직까지 떼까마귀가 출현하고 있다.

떼까마귀는 원래 시베리아, 몽골 등에서 서식하는데 겨울철에는 남쪽으로 이동하는 철새다. 군집성이 강해 떼로 이동하곤 한다. 다만 사람을 공격하거나 AI와 같은 질병을 퍼뜨리지 않아서 다행이다. 수원시가 빅데이터를 통해 출몰 횟수를 분석한 결과 동수원사거리, 인계사거리, 나혜석거리, 인계동 가구 거리, 아주대삼거리, 시청역 사거리 등이 많았다. 최근 목격한 떼까마귀 출몰지역은 인계동 나혜석 거리와 동수원 뉴코아 사거리였다.

까마귀들이 낮에 먹이활동을 하고 밤에 잠을 자러 도심의 전깃줄로 모여드는 것이다. 봄이 되어 이동을 시작하면 떼까마귀도 사라진다는데 아직까지 밤마다 까마귀가 출현한다. 또한 까마귀가 전선을 끊어 놓아서 전기불이 나간 경우도 있었다. 조류 퇴치용 레이저를 쏘아서 쫓아 보기도 하지만 그다지 효과가 없다고 한다. 배설물 폭탄을 맞은 차량 때문에 수원시에서는 ‘전깃불 아래 차를 대지 말라’는 안내문까지 돌리기도 했다.

철새는 한 번 찾아온 곳을 또 찾는 특징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3년간 수원시의 떼까마귀가 멈추지 않고 찾아오는 듯하다. 겨울을 지낼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라 여겼는지 수원시를 계속 찾아오고 있는 떼까마귀는 요즘 화성시까지 활동 반경을 넓히면서 지역이 확대되고 있다.

떼까마귀는 2~3월이 번식기인데, 이때부터 둥지를 틀기 시작하면서 번식할 준비를 한다. 번식이 끝나면 제각각 다시 무리를 지어 휴식처와 텃세권을 정하게 된다. 그리고 다시 추운 지방으로 날아갈 준비를 한다. 매년 떼까마귀가 출몰하면서 이제는 면역이 될 만도 할 것 같은데 여전히 불편하기만 하다.

김소라 기자  sora77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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