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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오산시위원회] [논평] “정신건강의학과 입원병동 허가 취소에서 아쉬움을 보내며”
김정희 기자 | 승인 2019.05.21 13:28

지난 4월 30일부터, 세교에 새로 개원한 병원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이 거셌다. 진료 과목은 소아청소년과, 내과, 신경과 및 정신건강의학과지만 전체 140병상 중 정신건강의학과 병상이 124병상이기에 사실상의 정신병원으로 봤다. 주민들은 “편법으로 허가를 받았다”, “정신병원을 탈출해서 범죄를 일으키면 어떡하냐, 조현병 환자가 살인사건을 저질렀었다”, “학교가 근처에 있는데 아이들 교육에 안 좋다”, “주민들의 의견을 묻지 않았다” 등의 이유를 들어 반대 집회들을 열고 각 정당들의 정치인도 집회 자리에 초대했다. 안민석 의원이 보건복지부 장관을 만나서 폐쇄를 요청하는 일까지 벌어졌고, 결국 이 일은 17일 곽상욱 오산시장이 허가를 취소하기로 하면서 막을 내렸다. 하지만 이는 우리 사회의 소수자를 존중하는 정의로운 결정이 아니었다.

편법으로 허가를 받았는지는 정의당에서도 관심 사항이었다. 그동안 한국에 문제가 있는 정신병원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만약 정신병원에서 환자를 학대하는 등의 일이 발생했던 것으로 드러난다면, 정의당은 이에 강력히 반대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증거도 없었고, 정신병원 허가가 원래 불법이라는 유언비어만 유포됐다. 따라서 정의당 오산시위원회에서는 오산시청에 정보공개청구를 요청했었고, 위법한 사항이 없는지 확인할 예정이었다. 주민들의 반대가 정신병원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문제의식이라면 지역 사안에 관심을 갖는 것으로 환영할 일이지만, 정신병원 자체가 문제다라는 것은 우려가 되는 주장이다.

정신병원을 탈출하는 게 문제라면 경비를 강화할 수 있다. 마침 오산시에서 관심도 가졌으니 재원을 마련해 경비원을 추가 고용케 하는 것쯤은 가능할 것이다. 일자리도 생길 수 있겠다. 그런 식의 방법을 강구할 수는 있겠지만 무턱대고 탈출해서 범죄를 일으킬 수 있다는 반대는 마치 영화 같은 상상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진지한 것으로 취급할 만한 반대 의견이라고 보이지 않는다. 조현병 환자가 살인사건을 일으켰던 것은 사실이지만, 어떤 계층이라도 살인을 일으킨 사람은 있기 마련이다. 오히려 조현병 환자의 범죄율은 비조현병 환자보다 낮다. 정신질환자의 범죄율 자체가 비정신질환자보다 훨씬 낮다. 그러니 논리적으로 따지면 정신질환자보다 정신질환자가 아닌 사람을 조심해야 되는 것이지만 둘 다 말이 되지 않는다. 세교 병원에 대해서 맘카페 등을 중심으로 정신질환자 범죄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었는데, 이를 방치하거나 부추길 게 아니라 사실을 바로잡아야 할 것이었다.

아이들 교육에 안 좋은 것은 정신질환자가 아니라 정신질환자 혐오다. 우리 사회는 그동안 장애인, 정신질환자 등 소수자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있다는 걸 이유로 분리시켜왔고 그러한 분리는 오해와 편견을 확대 재생산해왔다. 이제는 다양성과 관용, 민주주의의 가치로 전환시켜야 할 때다. 만약 아이들이 정신병원에 대해 궁금해 한다면, 쉬쉬할 게 아니라 제대로 된 교육을 하는 게 필요하다.

주민들의 의견을 묻지 않았다는 의견은, 애초에 그것 자체가 법적인 절차로 보장되어 있는 권리가 아니다. 오히려 법적으로 보장된 권리를 침해하고 있는 것은 주민들 쪽이다. 병원장의 사업권, 정신질환자들의 치료권 등을 침해했다. 미리 물었으면 주민들이 반대하지 않았을까? 전혀 그렇지 않을 것이다. 미리 의견을 묻지 않았다는 건 진짜 이유가 아니다.

정신병원들은 오지에만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는데, 정신질환자들의 치료권을 침탈하는 것이다. 제대로 된 치료를 받기 힘들어질뿐더러, 입원 과정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정신병원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또 무슨 잘못을 했다고 오지에만 있어야 할까? 환자를 만나러 가고 싶은 가족, 친지 등도 힘들어질 것이다. 무엇보다 정신질환자에 대해 그토록 관리가 필요하다는 사람들이, 문제가 있어도 병원에 가기 힘들어 치료권이 보장되지 않은 정신질환자가 그냥 곁에 있게 될 상황을 어떻게 수용하겠다는 건지 의문이다.

많은 정당들이 주민들의 눈치를 보고 의견을 그저 수용하며, 오히려 기회로 보아 삭발식을 진행하는 등 상황을 추수적으로 받아들였는데 정치 집단으로서 제대로 된 행동을 보인 게 아니었다. 정말로 주민들의 불안을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면, 정신질환자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바로잡는 게 우선이었을 것이다. 지금 상황은 세교 지역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확산시키는 것이다. 주민들이 님비 현상을 보이는 곳이라는 인식이 팽배해지면 그 결과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 게다가 병원장이 부당한 처사라며 행정 소송을 걸면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과연 정치적으로 책임질 수 있을 만한 행보를 하고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 뒷일은 생각지도 않고 무조건 주민들한테 잘 보이기만 하면 된다는 것인가!

 

2019년 5월 20일

정의당 오산시위원회

김정희 기자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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