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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 재인청 예술의 메카로 만들기 위한 움직임 시작됐다
조백현 발행인 | 승인 2019.05.23 03:08

경기재인청보존회(회장 조백현)가 5월 29일 저녁 7시 오산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창립식을 갖는다. 아울러 오산시와 공동 주최/주관, 오산문화재단 후원으로 축하공연도 펼친다.

이날 공연에는 국가무형문화재 제97호 도살풀이의 보유자(인간문화재) 故 김숙자 선생의 따님이자 전수조교이신 김운선 선생이 도살풀이를 선보이는 것을 비롯해 강선영류 태평무, 비파 연주, 3인의 설장고, 판굿, 교방소고춤, 거문고병창 등 다채롭고 수준 높은 공연이 펼쳐진다.

‘재인청의 도시’ 오산에서 100여 년 전 실존했던 경기재인청 예술문화를 복구하기 위한 전도시적 노력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오산시 부산동은 조선시대 전문 문화예술인들의 조직인 경기재인청의 본부와 최고 지도자였던 도대방을 3대에 걸쳐 했던 이용우 가계가 있던 곳이다.

기록상으로 경기재인청은 1784년부터 1920년까지 130여년에 걸쳐 우리나라의 공연문화를 이끌었던 전문 문화예술인들의 조직이다. 재인청은 경기도와 충청도, 전라도 등 전국에 존재했는데 그중 경기재인청이 한때 회원 수 4만여 명에 이를 정도로 가장 규모가 크고, 회원들의 실력이 좋아 권위가 있었다고 한다. 재인청은 1894년 갑오농민전쟁과 이어진 갑오개혁에서 봉건 신분질서가 철폐되면서 서서히 해체되기 시작됐으며, 1920년대 일제의 우리 문화 말살정책에 의해 최종적으로 해체됐다.

재인청 회원들은 악기 연주와 소리, 춤, 줄타기와 각종 재주 등 당시 공연문화예술의 최고 전문가들이었는데, 이들이 남긴 민속 및 민족 문화예술은 경기도당굿, 태평무, 승무, 도살풀이, 판소리, 발탈, 줄타기 등 음악, 무용, 연극, 놀이 등의 다방면에서 국가 및 시·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될 정도로 역사적, 예술적 가치가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오산은 특히 국가무형문화재 제98호인 경기도당굿의 본거지라 할 수 있다. 이용우 선생은 경기도당굿의 대가로서 인간문화재였던 오수복 선생의 스승이었으며, 또한 경기도당굿의 1인자이자 재인청의 도산주를 역임한 숙부 이종만으로부터 도당굿을 전수받았다. 이용우의 父였던 이종하는 춤의 달인이자 재인청의 도대방을 역임했다.

이용우 가계는 11대에 걸쳐 무업을 대물림한 전통적인 세습무가 출신으로, 경기재인청의 도대방을 3대에 걸쳐서 역임한 재인청의 정통성 있는 집안 가운데 하나이다.

이용우는 공연문화 전반에 정통했던 빼어난 문화예술인이라 할 수 있다. 이용우가 경기도당굿의 대가라고 해서 이용우를 단지 굿을 하는 무속인으로 규정짓는 것은 사안의 성격을 완전히 잘못 이해하는 것이다. 경기도당굿은 전통 공연문화 예술의 뿌리이자 종합적인 예술의 성격을 가지며, 우리의 춤과 가락, 소리 등에 많은 영향을 준 빛나는 문화유산이다.

경기도당굿의 가락과 춤 등은 국가무형문화재인 도살풀이나 태평무, 화성 출신인 최고 춤꾼 이동안 선생님 춤의 일부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기도당굿에서 추는 춤에는 진쇠춤, 제석춤, 터벌림춤, 손님춤, 군웅춤, 쌍군웅춤 등이 있는데, 화성의 춤꾼 이동안 선생은 진쇠장단에 진쇠춤이라는 하나의 독립된 춤 형식으로 발전시켰고, 도살풀이 장단의 군웅춤에 근원을 두고 김숙자의 도살풀이가 만들어졌다는 학계의 주장이 있다. 태평무 역시 경기도당굿의 굿거리 중 터벌림 굿거리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경기도당굿, 태평무, 도살풀이, 발탈, 줄타기 등 공연과 관련된 국가 및 시·도 무형문화재의 상당수가 재인청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고, 경기재인청이 부산동에 있었으니 과거 우리나라의 민속과 전통예술은 오산을 중심으로 전승되었고, 오산은 재인청 예술의 중심지였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 오산, 재인청 문화도시로 비상하기 위해 똘똘 뭉쳐 장기비전 세워야

몇 년 전 경기재인청과 이용우 가계에 대한 소식이 오산에 처음 알려진 이래 최근에 와서야 재인청의 복원과 재인청 예술을 매개로 지역발전 전략을 모색하는 시민들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지난 연말 지역사회에 재인청 사업의 필요성에 대한 공개 제안이 처음으로 나왔고, 불과 몇 달 만에 경기재인청보존회가 만들어지면서 현재 회원이 100여 명에 이르고 있고, 페이스북에는 경기재인청보존회 그룹이 만들어져 한 달여 만에 250여 명이 함께 하고 있다.

경기재인청보존회 측에서는 지역사회가 힘을 모아 오산을 재인청 예술의 메카로 만들고, 부산동에 재인청 박물관 및 이용우 생가터 복원, 상설공연장 등을 형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오산만이 할 수 있는 전국 최고의 재인청 축제 및 시민과 학생에 대한 재인청 예술 교육을 추진하고, 지역의 문화예술계 및 다양한 부문과의 교류를 통해 문화 및 교육, 관광과 경제 활성화 등에서의 획기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들은 정관에서 ▲경기재인청, 경기도당굿, 이용우 가계에 대한 자료 수집 및 연구 활동 ▲재인청 예술과 경기재인청 사업의 의미에 대한 홍보 ▲재인청 예술의 보존 및 발전을 위한 지역 내외·여타 다양한 예술장르와의 교류 ▲재인청 예술과 관련한 각종 사업(축제, 행사, 교육, 탐방 등) ▲지역 내외의 문화예술이 필요한 곳에 대한 지원 ▲재인청 예술을 활용한 지역사회 발전방향 모색 등의 사업추진 방향을 밝히고 있다.

인구 3만에 불과한 조그마한 마을 진도는 씻김굿이나 아리랑, 농요 등을 통해 문화적으로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안성은 남사당패와 바우덕이의 의미를 파악하고 시차원에서의 지원을 통해 전국적인 축제를 만들어냈다. 수원은 화성과 행궁을 복원하고 정조를 중심으로 세계적인 능행차 축제를 만들려는 야심과 함께 문화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관광도시로 도약 중이다.

재인청과 경기도당굿, 이용우 가계의 역사문화 유산은 앞에서 언급한 사례보다 더욱 무궁무진한 콘텐츠를 창출해 낼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만들면 길이 된다. 경기재인청보존회와 오산시, 지역의 정치권과 문화예술인, 시민이 똘똘 뭉쳐 재인청을 매개로 한 발전전략을 꾸준히 추진한다면 오산은 재인청 예술의 메카로, 문화도시로 화려하게 떠오를 수 있을 것이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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