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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식 독서교육 괜찮을까?
김소라 기자 | 승인 2019.06.16 23:25

“우리 아이는 흥분을 잘 하고, 조목조목 말을 잘 못해서 논술을 배우려고 해요”라고 고민하는 학부모를 보았다. 아이들이 또박또박 자기 생각을 잘 말하는 것을 보면 참 기특하고 신기할 때도 있다. 그렇지만 논리력을 키우기 위해 어린 시절부터 억지로 훈련시키는 것은 오히려 책읽기와 멀어지게 만드는 행동이다.

요즘 고민되는 독서교육방식이 한 가지 있다. 바로 프랜차이즈식 독서교육회사가 만들어 낸 독서지도방법이다. 사실 독서교육회사가 제공하는 교재와 추천도서는 누가 선정한 걸까? 당연히 해당 회사의 연구 및 집필진이 선정한다. 개별 학생들의 관심사나 취향이 반영된 것이 아니다. 물론 연령 및 학년별 발달에 맞는 좋은 책을 선별하려고 노력했을 것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출판사 및 해당 업체의 이익이 반영되는 책을 선정했을 수도 있다. 유명한 독서지도회사가 선정한 책이 수만 부 이상 판매가 되고, 필독서 목록에 오르내리면서 출판시장에까지 영향을 준다. 독서지도가 이제는 필수적이라고 생각하면서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논술학원 및 독서지도를 위한 방문 선생님을 찾는다. 과연 아이의 취향과 개별성이 반영되지 않은 독서지도방법은 괜찮은 걸까요?

유명한 독서교육 프랜차이즈 회사들은 대다수 멤버십 비즈니스를 펴면서 북클럽을 통해 회원을 모집하고 있다. 좋은 책을 골라 읽히고 싶은 부모들의 욕망을 비즈니스로 잘 표현했다. 독서교육회사에 추천도서로 선정되면 단일 책이 1만권 이상 판매되면서 순식간에 베스트셀러 및 스테디셀러가 된다. 이러한 곳에서 추천도서, 필독서라는 이름을 달고 책이 팔려나가면 독서가 상업주의로 변질된다. 그 피해는 당연히 독자인 학부모와 학생의 몫이 아닐까.

이로 인해 아동의 독서 불균형은 점차 심해진다. 팔리는 책만 만들어내기 때문에 출판사 역시 양질의 책을 출판하지 못한다. 독서 상업주의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이다.

두 번째 문제는 독서지도교재에 대한 것이다. 교재의 획일적이고 일방적인 편집 방식을 이야기하고 싶다. 월별, 분기별, 상황별로 교재를 편집하는데 이 때 맥락 없는 내용 전개 방식이 문제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1월에 소개된 책이나 내용이 2월로 넘어가면 완전히 다른 주제의 책으로 바뀐다. 앞서 배우고 읽었던 책의 내용을 체화할 힘이 없다. 또다시 새로운 주제로 2월, 3월, 4월, 5월 이어진다. 배경지식이 차곡차곡 쌓일 시간이 없다. 단편적으로 아는 지식은 그다지 쓸모가 없다. 자신의 언어로 표현해 낼 수 없게 된다.

독서지도를 받으면 자신감이 생겨야 하는데 수업을 하면 할수록 매번 새롭게 느껴진다. 읽을 책은 넘치고, 자신이 아는 것은 부족하고, 배움이 쌓이지 않는다. 전국의 3학년 아이라면 모두 똑같은 책을 읽고, 똑같은 교재로 수업을 받고 토론수업을 한다.

과연 ‘안다’는 것은 어떤 뜻일까? 진짜 자신이 아는 지식이 되기 위해서는 넓이뿐만 아니라 깊이가 필요하다. 한 번 읽은 책을 ‘안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여러 번 읽고, 자신의 생각으로 표현하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프랜차이즈 독서논술 교재로 수년간 수업을 해도 제대로 아는 게 없는 아이가 되어 버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세 번째로 수업의 주도권이 학생이 아닌 교사에게 있다는 점이 문제이다. 선생님의 일방적인 권위와 선택으로 수업이 이루어진다. 교재에 나와 있는 질문에 대답을 해야 하고, 어느 정도 예시 답안이나 모범 답안에 따라 글을 쓴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공산품 물건처럼 독서교육을 해서는 창조적인 생각이 절대 생길 수 없다. 아이들을 위해 독서교육을 시작하고, 독서지도가 활성화되었지만 오히려 독서상업주의로 인한 피해는 아이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물론 운이 좋아 독서지도 선생님이 추천한 책을 읽고 좋은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책에 흥미가 생기고, 깊이 알고 싶은 욕구가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오히려 수년간 교재에 맞추어진 획일적인 독서지도, 독서상업주의로 만들어진 멤버십 시스템의 교육은 학생들을 수동적 독서가로 전락시킨다. 선생님이 추천한 책이 최고의 책은 결코 아닐 수 있다. 스스로 책을 선택하고 능동적인 독서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의존적인 독서교육에서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

김소라 기자  sora77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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