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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남부 편 - 팔달문 동종이 만의사에서 왔다고?경기도의 역사와 문화를 찾아서
김희태 기자 | 승인 2019.07.02 03:19

개인적으로 어디를 여행할 때는 해당 지역의 박물관을 먼저 방문하곤 한다. 이는 해당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데 있어 도움이 되기 때문으로, 이런 점에서 수원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수원에 소재한 수원박물관과 수원화성박물관, 광교박물관 등을 주목해보면 좋다. 이 가운데 수원박물관을 방문했을 때 2층 전시실에 있는 팔달문 동종(경기도 유형문화재 제69호)이 나름 인상적인 기억으로 남았다. 외형만 두고 보면 여느 사찰에서나 볼법한 모습이지만, 해당 동종에 담긴 의미와 흔적만큼은 결코 가볍지가 않은 것이다.

수원박물관에 자리한 팔달문 동종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팔달문 동종은 숭례문 화재 이전까지는 팔달문의 누각에 걸려있던 동종이었다. 하지만 애초부터 팔달문에 걸렸던 것은 아닌데, 이전까지는 수원 화성의 종로거리에 있는 여민각의 자리에 자리했다. 종로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종이 있는 길이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으로, 정조는 수원 화성을 축성한 이후 이곳에 종을 세웠다. 이는 타종을 통해 시간을 알려주는 일종의 시계 역할을 했기에, 대부분의 큰 도시에 종로가 있는 것은 이러한 사정에 기인한다. 그런데 이러한 팔달문 동종의 최초 위치는 의외로 화성시에 있는 한 사찰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 화성 만의사에 있던 팔달문 동종, 수원 화성으로 옮겨지다

최초 팔달문 동종이 있던 곳은 지금은 화성시에 위치한 만의사(萬義寺)다. 만의사는 동탄신도시의 무봉산 자락에 자리한 사찰로, <신증동국여지승람> 수원도호부 편 기록을 보면 고려 때 크게 번창했던 사찰임을 알 수 있다. 특히 만의사는 신조라는 인물과 관련이 있는데, 위화도 회군 당시 신조는 이성계의 휘하에 있으면서 큰 계책을 정하는 데 참여했다. 그 결과 공양왕이 특별히 공패(功牌)를 주었으며, 노비와 토지를 주어 법손(法孫)에게 전하게 했다. 이러한 만의사에 동종이 만들어진 건 고려 때로 전해지는데, 이후 1687년 기존의 종을 거쳐 새로 주조(=改鑄)한 것이다.

최초 팔달문 동종이 있었던 화성 만의사
수원 화성의 종로와 여민각. 만의사에서 옮겨진 팔달문 동종으로 인해 종로라는 지명을 남기게 된다.

만의사에 있던 동종은 수원 화성이 축성되면서 운명이 달라졌는데, 정조는 해당 동종을 수원 화성으로 옮길 것을 지시, 현재 수원박물관에서 팔달문 동종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팔달문 동종을 원 위치인 만의사로 옮겨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어떻게 보면 팔달문 동종이 여러 번 위치를 옮기는 과정을 보면 해당 시기의 역사의 흔적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눈 여겨볼만한 지점으로, 옮겨지기 전 만의사에 있던 해당 동종은 수원 화성으로 옮겨진 후 종로에 설치되어, 백성들에게 시간을 알려주는 타종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했다. 하지만 경술국치(庚戌國恥)로 인해 팔달문 동종은 본래의 목적을 상실한 채 팔달문의 종루로 옮겨졌고, 해당 모습으로 인해 사람들의 기억 속에 팔달문 동종의 인식이 만들어졌던 것이다.

팔달문. 조선의 망국과 함께 팔달문 동종은 팔달문의 문루에 있다가 지금은 수원박물관으로 옮겨졌다.

그러다 숭례문 화재 이후 팔달문 동종은 현 위치인 수원박물관으로 옮겨졌다. 그 결과 ‘만의사-수원화성(종로)-팔달문-수원박물관’ 순으로 옮겨진 팔달문 동종의 평범하지 않은 궤적이 만들어졌다. 팔달문 동종의 외형만 두고 보면 조선 후기에 개주(改鑄)한 동종에 불과하지만, 해당 동종에 담긴 의미만큼은 남다른 것을 볼 수 있다. 원인이 없는 결과가 없는 것처럼 팔달문 동종에 얽힌 이야기는 해당 시대를 조명해보는 소재로서 충분히 의미가 있다는 점에서 주목해볼 역사의 흔적이라 할 수 있다.

김희태 기자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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