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소장 김찬동)은 7월 23일부터 11월 3일까지 전시명 ‘셩 : 판타스틱 시티 SEONG : Fantastic City’로 10명의 국내 작가들의 작품으로 특별전을 연다.

전시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이번 전시는 수원을 상징하는 ‘수원화성’과 ‘정조’에 관한 이야기이다. 수원화성과 정조가 지녔던 개혁과 이상향을 새롭게 해석하여, 그 안에 내포되어 있는 가치와 정신이 여전히 유효하고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을 제시한다.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는 10인의 참여작가 민정기, 서용선, 안상수, 김성배, 박근용, 이이남, 나현, 최선, 김도희, 김경태 등은 수원화성과 정조에 맞춘 신작을 발표할 예정으로, 두 대상을 보다 입체적으로 표현한 신작 제작을 통하여 전시의 집중도를 높일 예정이다.

작년 4월 남북 정상의 악수 배경이 된 북한산 산수화 그림은 민정기 작가가 2007년 제작한 것이다. 민 작가는 1980년 ‘현실과 발언’의 동인이자 민중미술의 대표적인 작가였고, 초기 작품은 키치 형식으로 이른바 ‘이발소 그림’을 원용했다. 도시적 풍경을 배경으로 한 현실사회에 대한 발언이 주류를 이루었다.

당시 더욱 격렬했던 사회 분위기는 진보화단에 극단적인 논쟁을 몰고 왔고, 이로 인해 몸이 많이 상했다. 1987년 경기도 양평으로 옮긴 후 안정을 찾아 우리의 삶의 터전과 역사 이야기를 화폭에 담았다고 한다.

민정기의 작품을 보면 우리 전통 고지도의 바탕과 전통 산수화의 멋에 서양의 유화와 기법을 결합해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방법으로 그리고 있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은 신작이라 하니 기대를 더욱 높이고 있다.

이처럼 작가의 일생과 작품에 대한 감정을 느끼기 위한 것이 전시장을 찾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이와 더불어 관심을 가지게 하는 대목이 있다. 전시장의 구성과 작품의 배치를 조선왕릉의 구성에서 참고했다는 점과 여느 전시와 달리 입구가 2층에서 시작된다는 점이 그것이다.

조선왕릉은 공간의 성격에 따라 진입공간, 제향공간, 능침공간의 세 공간으로 나눌 수 있으며 각 공간은 상징적 의미를 가진다. 왕릉은 죽은 자를 위한 제례공간이므로, 동선의 처리에 있어서도 이에 상응하는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죽은 자와 산 자의 동선을 엄격하게 분리하고 죽은 자의 동선만을 능침영역까지 연결시켜 공간의 상징성을 부여하고 있다.

능역의 시작 공간인 진입공간은 왕릉의 시작 공간으로, 산 자와 죽은 자의 만남의 공간인 제향공간은 산 자(왕)와 죽은 자(능에 계신 왕이나 왕비)의 만남의 공간으로, 죽은 자의 공간인 능침공간은 봉분이 있는 왕릉의 핵심 공간으로 왕이나 왕비가 잠들어 계신 공간이다.

어둡고 좁은 공간은 마치 왕릉 내부의 미로를 걷는 느낌을 준다. 작품 하나하나를 감상하며 빠져드는 시간 여행, 어디서 어디까지가 진입공간, 제향공간, 능침공간인지 가늠해보는 공간 여행을 느껴보기 바란다. 커다란 하나의 작품이 되어버린 전시실 2, 4, 5로 들어가는 순간 관람자 또한 하나의 오브제가 되는 참여 여행은 수원시립아이파크가 야심차게 준비한 전시회에서의 특별함이 될 것이다.

전시기간 : 2019.07.23 ~ 2019.11.03
전시부분 : 특별전
작 가 : 김경태, 김도희, 김성배, 나현, 민정기, 박근용, 서용선, 안상수, 이이남, 최선
전시문의 : 031-228-3800
관 람 료 : 4,000원

강남철 기자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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