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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에서는 배냇머리를 3년 만에 자르는 풍습이 있어요
김소라 기자 | 승인 2019.11.22 08:13

“하탕거는 여장아이인데도 이렇게 짧은 스포츠형 머리를 하다니. 넘 귀여워요!”

몽골여행에서 만났던 세 살짜리 여자아이 ‘하탕거’는 ‘다히 우르게히 야스’를 하였다고 한다. 이것은 바로 엄마 뱃속에서 갖고 나온 배냇머리를 잘라주는 풍습이라고 말한다. ‘우르게히’는 ‘쫓아버린다, 나쁜 기운을 보낸다, 자른다’ 등의 의미를 지닌 몽골말이다. 몽골 아이가 태어나면 거쳐야 할 중요한 인생의 관문 같은 일이다.

몽골에서는 돌잔치가 없는 대신 3살이 되어서 머리를 미는 큰 잔치를 연다. 재미있는 풍습 같다. 전통이지만 여전히 현대적으로도 의미가 있다. 머리를 자르기 위해서는 중요한 때와 시기가 있다. 남자 아이는 가을에, 여자 아이는 봄에 시기를 정한다. 몽골 달력에 날이 정해져 있다. 아이의 생일이 아니라 봄, 가을 달력에 표시가 되어 있는 날 중 적당한 날을 골라 의식을 치른다.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머리카락을 자르면서 “건강해라, 나라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어라, 좋은 말을 하면서 살아라, 부모에게 효도해라” 등의 덕담을 해 준다. 할아버지가 머리를 자르고 난 후 친척들이 모여 돌아가면서 머리를 조금씩 잘라낸다.

“이 행사를 하기 위해서 예전엔 집에서 했지만, 최근에는 호텔이나 큰 음식점, 레스토랑 같은 데서도 합니다. 도시에서 사람들이 모이기 좋은 장소에서 해요. 단 띠가 맞는 사람이 처음 머리를 잘라야 하기 때문에 그 사람을 꼭 초대해야 합니다.”

몽골인으로부터 이런 설명을 들었다. 배냇머리를 온 가족이 모여 잘라주는 특별한 의식. 종교가 아니라 몽골 사람들의 마음속에 살아있는 믿음 같은 것이다. 복을 받는 의식이다. 아이가 평생 자라갈 힘을 얻는 자리다. 또한 몽골 사람들은 말을 중요히 여긴다. 좋은 말을 하고 덕담을 하면서 복을 나눈다. 아무리 나쁜 상황에서도 악담을 내뱉지 않는다. 말이 씨가 되고 말대로 되기 때문이다.

자른 배냇머리는 어떻게 보관하는가? 평생 아이가 어른 될 때까지 잘 간직한다. 하탕거의 엄마 나브차 역시 자신의 배냇머리를 아직까지 갖고 있다고 한다. 혹시 아이가 아프거나 에너지가 없을 때 자른 머리를 조금씩 태워주기도 한다. 그렇게 하면 병도 덜 걸리고 건강해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좋은 신이 보호해 준다는 의미로 말이다.

“배냇머리를 자르는 시기는 만3살입니다. 이때까지 전생을 기억하고 있다고 해요. 머리를 자르면 전생을 잃어버린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몽골만의 풍습이에요.”

이제 전생을 다 잊고, 현생에서의 행복한 삶을 살라는 뜻일까. 머리를 자른 아이는 전생을 잃어버리고 자신을 낳아 준 부모와 긴밀한 유대관계를 맺으면서 평생 살아간다. 혹시 이 의식을 하지 않을 경우, 잔치를 못 하는 아이들은 후에 아프거나 일이 잘 안 풀린다고도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돈이 없고 가난해도 꼭 해야만 하는 일로 여긴다. 없으면 없는대로, 있으면 있는대로 자신의 형편에 맞게.

아이에게 해 주는 덕담의 핵심내용은 바로 4가지 내용이다.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 사람들에게 덕을 베푸는 것, 나라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는 일, 이웃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이 되는 일이다. 돈 잘 벌어서 부귀영화 누리고, 혼자 성공하라는 메시지가 결코 아니다. 덕담 중 ‘나라에 필요한 사람이 되어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돈 잘 벌어 성공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돌잡이 때 ‘현금’을 짚도록 하는 대한민국과는 사뭇 다른 풍습이라는 생각이 든다.

김소라 기자  sora77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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