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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시, 교육문화도시 성공의 핵심은 재인청에 달려 있다
조백현 발행인 | 승인 2019.12.17 08:20

오산시의 미래는 교육에 이어 문화의 활성화에 달렸다. 교육과 문화에 강한 강소 명품도시가 오산이 나아가야 할 비전이다.

오산시는 면적 42.75㎢에 인구 22만여 명의 수도권의 작은 도시이다. 3선의 곽상욱 오산시장 집권 이래 10여 년 간 교육에 집중투자하면서 교육도시로서의 성과를 축적하며 정체성을 확립해가기 시작했다.

시민학교, 생존수영, 일반고 얼리버드, 미리내일학교, 전국학생토론대회, 1인1악기 수업, 오산백년시민대학이라는 교육정책을 만들어냈고, 징검다리 교실 인프라와 많은 교육활동가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곽상욱 시장과 지역 교육 주체들의 열정과 뚝심의 성과로 이제는 전국에서 벤치마킹 1순위의 대상이 될 정도로 교육도시로서 인정받고 있다. 오산시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이제 안민석 문광위원장을 활용하여 문화도시로의 추진을 모색하면서 교육을 넘어 교육문화도시로서의 발전을 모색 중이다.

그러나 문화와 관련 오산은 두 얼굴의 모습을 지니고 있다. 지역에 제대로 된 야외 상설공연장 하나 없는 등 아직까지는 문화 인프라가 열악하고, 오산시는 지역의 문화예술인에 대한 지원에 인색하다. 다른 한편으로는 작은 도시치고는 이른 2012년에 문화재단을 설립하면서 질 높은 공연 유치, 청소년 오케스트라 조직, 학생들의 1인 1악기 수업 등을 통해 지역민의 문화 향유와 문화역량을 높이는 노력도 진행해왔다.

이러한 주객관적인 상황에서, 교육에 있어 강점을 갖고 있지만 문화적 인프라나 역량, 특징이 타 지자체와 별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열악한 상황에서 오산시가 5년간 2백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는 문화도시로 선정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오산시보다 문화 인프라나 문화역량이 뛰어난 곳이 전국에 수도 없이 많은 상황에서 어느 도시에서나 다 하고 있고, 할 수 있는 사업 아이템으로는 문화도시에 선정될 수 없다는 것이 너무도 당연해 보인다. 안민석 문광위원장의 정치적 역할과 같은 특별한 변수만을 기대하는 건 참으로 고약한 심보다.

문화도시로 지정되었거나 예비문화도시인 경주, 전주, 공주·부여, 청주, 원주, 천안, 남원, 포항, 김해, 부산 영도구, 제주 서귀포 등의 면면을 보면 이해하기가 쉽다. 역사와 전통, 문화예술, 문화산업, 관광, 영상 등 하나 같이 특별한 장점이나 정체성을 지닌 곳들이다.

그렇다면 오산시가 어떻게 문화도시에 선정되면서 교육과 문화로 전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갈 수 있을까. 오산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정체성은 무엇이고, 무엇을 전면에 내걸어 중심을 만들어야 하는 것일까. 실마리는 오산이 가지고 있는 놀라운 역사문화자산인 경기재인청과 그 예술, 경기도당굿, 재인청의 도대방을 3대에 걸쳐서 한 이용우 가계에 있다고 봐야 한다.

교육도시로서의 강점과 아울러 재인청과 그 예술, 경기도당굿, 이용우 가계, 재인청 축제를 내걸고, 교육과 재인청의 결합을 설득력 있게 제시해야 한다. 미래 재인청의 메카, 재인청을 바탕으로 한 한류 문화 전진기지, 재인청 예술의 콘텐츠를 품은 미래형 창의 교육도시로의 비전을 제시하고 설득력을 얻는 것이 가장 성공가능한 시나리오라고 판단한다.

오산(과 그 주변지역)은 조선시대 우리나라 민속과 전통 공연 예술의 중심지였다. 경기도당굿, 태평무, 승무, 도살풀이, 발탈, 줄타기 등 공연과 관련된 국가 및 시·도 무형문화재의 상당수가 재인청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고, 재인청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권위가 있었던 경기재인청(문서상으로 1784년부터 1920년까지 약 130여년에 걸쳐 존재)이 오산시 부산동에 있었기 때문이다. 재인청은 최고의 공연 예술가들이 회원으로 있었으며, 이들의 공연 콘텐츠는 역사적, 예술적 가치가 매우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조선시대 오산과 그 주변지역은 우리나라 공연예술의 가장 빛나는 문화유산과 명인들을 품고 있었지만 당시는 유교가 지배하고, 문화가 천시 받던 시절이어서 제대로 된 대접을 받을 수 없었다. 재인청 예술가들은 천민계급으로 멸시와 배제의 대상이었고 문화예술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마치 벗어날 수 없는 굴레, 하늘이 내린 벌(천형)과 같은 것이었다. 한류가 세계를 흔들고, 문화콘텐츠의 힘이 도시 경쟁력, 국가경쟁력의 원천이 되는 요즘과 같은 시대가 오리라고는 당시의 재인청 예술가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국가무형문화재 제98호이자 공연예술의 뿌리 역할을 하는 경기도당굿의 1인자이자 당시 공연 예술인들의 최고 지도자였던 이용우 가계와 같은 명인의 명맥이 끊겼을 뿐만 아니라 재인청이 학자들의 논문에서만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전설로 묻혔다는 것은 오산으로서는 너무나 안타깝고 애통한 일이었다.

그러나 이제 잃어버린 전설을 찾아나서는 지역사회의 진지하고 끈질긴 노력이 진행된다면 전설은 부활될 것이고, 재인청의 역사와 그 예술 혼, 예술능력은 충분히 복원이 가능할 것이다. 수원에서 정조와 연관된 능행차 및 진찬연으로, 안성에서는 남사당으로, 평택에서는 농악으로, 진도와 남원이 씻김굿과 판소리로 세계로 진출하려는 이때, 이 모든 것을 품으면서 무궁무진한 창조와 융합이 가능한 재인청과 그 예술을 담고 있는 오산이 미래 재인청 예술의 메카, 한류 문화의 메카로서 떠오르려는 꿈은 실현 불가능한 망상이 아닌 건강한 생산적인 꿈이다. 관건은 비전과 잠재성을 현실화시키려는 주체의 열정과 노력, 구체적인 프로그램과 역량의 문제이다.

가령 교육도시 오산이 선도적으로 추진해 호평을 받고 있는 1인1악기 수업 프로그램의 경우를 보자. 타 지자체가 벤치마킹해 갈수록 차별성이 없어지는 이 상황을 오산은 어떻게 돌파할 수 있을까. 현재의 기타나 서양악기 위주의 배우기, 청소년 오케스트라 육성 시도는 그대로 더욱 발전시키되 새롭게 1인1악기 수업으로 국악 악기 배우기 수업을 추가해야 하지 않을까.

재인청의 고장 오산이 가야금, 거문고, 피리, 대금, 해금, 아쟁, 북, 징, 꽹가리 등의 악기 관련 문화재 이수자들을 1인1악기 수업에 투입하자. 꿈나무들이 우리의 전통예술과 그 기초인 악기에 익숙하도록 하고, 전통문화 관련 저변을 넓히고 깊게 만들자. 1인1악기 국악 수업의 성과와 지휘와 작곡 등의 전문가의 결합으로 학생들이 중심이 된 청소년 국악 교향악단을 꾸릴 수 있을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시립 오산 국악교향악단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학생들은 국악으로 대학에 들어가고, 교향악단의 단원으로 자신의 진로를 개척해 나갈 수 있다.

또 다른 사례로 오산 문화예술인들의 간절한 소망 가운데 하나인 사시사철 공연이 가능한 상설공연장 확보의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자. 상설공연장을 건립하려면 수십, 수백억원의 막대한 국가 및 도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데, 일반적인 차원에서 이는 하늘의 별따기와 같이 어려운 일이다. 그렇지만 재인청 부활의 의미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만 형성해 낸다면 이용우 생가터 복원, 재인청 박물관 건립과 함께 상설공연장을 확보하는 것은 충분히 실현가능한 일이다. 국가 및 도의 재정은 의미나 성과가 예상될 때 지원 가능한데, 지역의 국회의원이나 시도의원, 특히나 문광위원장은 이럴 때 역할을 하라고 지역민들이 뽑아주고 권한을 위임해 준 것이다.

이상과 같이 재인청과 그 예술을 전면에 내세우고 그것을 활용하게 되면 교육도시 오산의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이나 문화도시로 선정되는 것, 더 나아가 오산의 비전과 연결된 정체성을 만들어 내는 것이 가능하다. 관광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물론 도움이 된다. 오산시가 교육문화도시로서의 정체성과 비전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그 핵심에 재인청이 들어가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자명한 일이다. 문화예술인은 말할 것도 없이 특히 오산시와 문화기관, 지역 정치인들의 진지한 검토와 전향적인 자세를 기대한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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