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샘어린이도서관에서 1월 30일까지 ‘김환영 작가의 그림책 원화전’이 진행된다. 대표작인 ‘마당을 나온 암탉’을 그린 김환영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대표작 ‘빼떼기’, ‘따뜻해’ 두 작품을 비롯한 원화 40점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의 타이틀은 '살아있다는 것 : 작고, 거룩한' 이다. 1월 18일에는 슬기샘 도서관에서 김환영 작가와의 만남이 있었다.

김환영 작가는 홍익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무려 30년 동안이나 어린이책 관련 일을 했다. 1980년대는 민중미술운동을 하며 그림으로 세상을 바꾸는 일에 동참하려 했다. 출판사 일을 하면서 돈벌이를 하며 어린이책의 수요가 늘다 보니 그림책 작업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마당을 나온 암탉’, ‘종이밥’, ‘강냉이’, ‘빼데기’ 등의 그림책에 그림을 그렸다. 지난 해 직접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첫 번째 책인 ‘따뜻해’를 출간했다.

김환영 작가의 유명한 작품으로는 2017년도에 권정생 동화 작가의 ‘빼떼기’에 그림을 그린 책이다. ‘빼떼기’는 집 마당에서 겪을 수 있는 모든 불행을 다 겪은 애처로운 병아리 빼떼기의 이야기다. 강렬한 스토리와 함께 원화로만 감상해도 감동적이다. 권정생의 ‘빼떼기’의 줄거리를 충실히 살려내기 위해 무려 15년 세월을 쏟아 부었다고 한다. 권정생 선생 10주기에 맞춰 펴낸 것이다.

또한 ‘빼떼기’를 그리기 위해 2004년도에 시장에 가서 닭을 사와서 키우게 된 일화가 있다. 어느 순간 닭이 200마리까지 불어나게 되었다고. 닭을 키우고, 매일 지켜보면서 닭에 대한 모든 것을 알게 되고 더 잘 그리게 되었다는 말이 인상적이다.

요즘 아이들에게는 ‘빼떼기’보다 더 유명한 ‘마당을 나온 암탉’도 김환영 작가의 작품이다. 황선미 작가의 동화를 읽고 가슴이 뛸 정도로 감동적이었고 그리기 전부터 머릿속에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고 한다. 김환영 작가가 생각하는 그림책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어린이 책이라서 만만해 보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어린이들이 보는 그림이기 때문에 최고의 작품이어야 합니다. 세상에서 처음 만나는 그림이기 때문이죠.”

‘따뜻해’라는 작품은 김환영 작가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책이다. 작가는 “아이가 세상에 와 처음으로 눈 맞춘 그림은 내 그림이었고, 아이가 엄지발가락을 조물거리며 내리는 비를 끝도 없이 바라보던 광경이 내 눈과 가슴에 아직도 오롯이 남아 있어요. 나는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고 싶었어요.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은 평생 되새길 빛과 같은 시간을 지나고 있을 거예요. 어른들은 어린 시절을 되돌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강렬하고도 한국적인 느낌을 주는 김환영 작가의 원화 40점을 통해서 살아있는 모든 생명에 대한 따뜻함을 간직할 수 있을 것이다. 작품을 구상할 때 작성한 제작노트, 더미북 등을 통해서도 작가의 세계관을 엿보게 되지 않을까. 이번 전시는 30일까지 슬기샘 도서관에서 이어질 예정이다.

김소라 기자  sora77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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