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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터문화마을이 만든 그림책 ‘벌터에 고래가 산다’
김소라 기자 | 승인 2020.02.11 20:47

마을의 이야기를 상상하여 만든 그림책이 한 권 있다. 마을동화책 ‘벌터에 고래가 산다’는 수원시가 주최하고 경기도가 후원하며, 경기문화재단의 사업으로 제작되었다. 벌터마을 문화마실 동아리 분들이 천으로 오리고 바느질하고 코바늘로 오브제를 만들었다.

오래 전 고색동까지 바닷물이 들어왔던 시절이 있었다고 한다. 마을 옆 서호천으로 바닷물이 들어왔다는 가정 하에 재미있는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서호천으로 바닷물이 들어오면 고래들이 놀러 와서 사람들에게 반가운 손님이 되어 주었다는 이야기다. 심지어 고래가 살기 좋게 만든 저수지가 서호천이라는 상상까지 더해졌다.

벌터마을은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에 위치한 마을이다. 마을공공디자인을 통해 문화재생 및 마을환경 개선을 통해 주민들과 공동체 문화를 복원하는 프로젝트를 이어나가고 있다. 마을주민들이 편히 쉬어가고 문화 프로그램도 진행하는 커뮤니티 하우스인 ‘문화마실’에서 마을학교, 마실 초대, 벼룩시장, 마을축제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마을소식을 전하는 마을잡지를 발간하는 등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활발하다.

벌터문화마을 주민들이 함께 만든 ‘벌터에 고래가 산다’는 세상에서 하나 뿐인 그림책이다. 그림책을 구성하기 위해 천과 실, 가죽 등을 이용하여 손수 한 땀 한 땀 정성스럽게 수작업으로 제작했다. 문화마실의 재봉틀, 코바늘, 가죽동아리 회원들까지도 동참했다. 재봉틀 강사인 김지현 선생님과 문화마실의 김윤영 선생님이 전체적인 그림과 디렉팅을 맡았다. 한 사람의 결과가 아닌 모두의 노력과 협업으로 만들어진 마을이야기 책이다.

“고래는 가뭄으로 농사를 망치게 될까 걱정하는 마을 사람들이 안쓰러웠어요. 그래서 사람들을 도울 방법이 없을까 생각했죠. 고래는 아주 멋진 생각을 해냈어요. 저수지의 깊은 곳으로 들어가 입 안 가득 물을 빨아들인 후 위로 올라와 있는 힘껏 물을 뿜어냈어요. 고래가 뿜어낸 물은 마을 전체에 커다란 비가 되어 내렸어요. 들판의 곡식들도 초록의 생기를 되찾았답니다.”

이렇게 고래의 도움으로 가뭄도 극복하고, 마을 사람들의 위기를 구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본문의 이야기는 벌터문화마을 디렉터 한문희 선생님의 글이지만 서호천의 과거를 상상해보면서 만들었다는 점에서 모두에게 공감을 준다. 벌터마을이 지닌 힘은 바로 이런 문화적 콘텐츠가 아닐까.

벌터문화마을은 비행기 소음으로 주민들이 고충을 겪고 있다. 이곳의 주민들 중 소음으로 인한 스트레스, 신경 질환도 상당하다. 저개발로 산업이 쇠퇴하고 소음이 심해지면서 주민들은 점점 떠나가는 동네가 되었다. 그렇지만 원래 벌터마을은 정조 때 화성이 축성되고 서호라 불리는 축만제가 축조된 뒤 둔전이 만들어져 ‘서둔’이라고 불린 곳이다. 벼농사가 활발했고 농림학교가 들어섰고, 농촌진흥청과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이 자리하면서 현대 농업 연구의 중심지 역할을 했었다. 옛 모습을 간직한 이야깃거리가 많은 서둔동을 문화적인 재생으로 바꾸어나가기 위해 크고 작은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김소라 기자  sora77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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