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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의 사회복지기록
이건일(당진북부사회복지관 관장) | 승인 2020.08.06 08:01

기록은 사회복지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숙명과도 같다. 태초에 말씀이 있었다는 성경의 한 구절처럼 그 말씀이 기록되고 그것이 읽혀지면서 그 힘은 더해 갔다. 모든 행정과 연구 그 밖의 분야에서 기록은 매우 중요하다. 인류가 발전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도 바로 기록이다. 기록이 축척이 된다면 그것은 고급정보가 되며 전문성이자 역사가 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글을 통해서만 정보를 얻지 않는다. 읽기만 하던 것에서 이제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정보를 접하고 있다. 운전을 하면서도 우리는 책을 읽을 수 있다. 눈을 대신해 귀가 책을 듣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오디오북이 그것이다. 이제는 듣는 것에서 다시 보고 듣고 느끼는 것으로 진화 중이다.

지금으로부터 10년전 만 하더라도 사회복지현장에서의 영상작업은 전문 분야로 치부되었다. 사회복지사는 실천을 하는 사람이고 이에 대한 홍보자료나 근사한 사업보고식 영상은 전문가의 영역이라고 했다. 당시 이 말은 틀린 말이 아니었다. 실제 당사자들을 만나면서 실천하며 기록하는 것은 사회복지사의 주된 업무인데 영상을 만드는 것에 시간과 에너지를 빼앗기는 것은 당연히 비판의 대상이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는 어떠한가? 어린아이부터 어르신들까지 영상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생각을 주장하기 시작한지 오래다. 사진과 영상은 누구나 일상에서 찍고 다루고 있다. 영상이 일상인 이 시대에 기록을 오직 글로만 하라는 주장은 아직도 과거 시대에 머물러 있는 것과 같다. 시대는 이미 변했고 기록의 방식은 다양해지고 있다.

사회복지 기록은 많은 곳에서 여전히 텍스트의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그나마 프로그램 과정 기록에 사진을 붙이는 정도다. 조금 더 나아간다면 1회용 사업보고 영상에 음악을 추가하여 슬라이드 쇼로 보여준다. 아직도 수많은 사회복지시설에서 행해지는 방법이다. 이것을 두고 틀렸다고 할 수는 없지만 초연결, 초지능, 초융합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언제까지 지금과 같은 방식을 고집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제는 기록도 방식을 다변화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글보다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하는 것에는 더 많은 시간이 소모된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글은 늘 쓰는 일이지만 영상은 가끔 접하기 때문이다. 글을 쓰고 나선 좋은 글로 만들기 위해 퇴고작업을 여러 번 거친다. 처음에 쓴 글은 부족하기 짝이 없다. 그래서 슈퍼바이저에게 피드백을 받고 수정해 나가면 좋은 글이 되고 기록이 된다. 그것이 훈련이 되면 이제는 좋은 글을 특별한 피드백 없이 만들 수 있게 된다. 물론 시간도 아주 단축된다.

영상으로 기록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처음 3분짜리 영상을 만들기 위해서 3시간이상이 소요되기도 하지만 영상도 글처럼 다듬는 시간을 투자하여 퇴고작업을 하면 좋은 영상이 만들어 진다. 처음에는 많은 시간이 걸릴지 모르지만 노하우가 축적이 되고 숙달과 피드백의 시간을 거쳐 이제 좋은 영상들을 단시간에 만들게 된다.

사회복지사의 영상은 화려할 필요가 없다. 이를 위해 높은 수준의 영상 촬영과 편집 기술을 요구하는 것은 그것이야말로 영상 전문가의 영역이다. 대단한 기술이 들어간 영상물, 마치 SF영화의 한 장면을 기대하면서 사회복지사가 기록한 영상을 보진 않는다. 사람이 중심이 된 소박한 이야기, 받기만 했던 대상자에서 인생의 당사자이며 주인공이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 TV다큐멘터리에서나 볼 수 있었던 인간극장이 매일같이 펼쳐지고 있는 사회복지 현장을 사회복지사들은 인본적인 관점에서 영상을 기록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이렇게 남겨진 기록들은 사회복지사의 일을 설명하고 사람의 중요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보물이 된다.

4차 산업혁명으로 기술이 진보되어도 대체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사회복지사는 사람의 이야기를 기록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글이 곧 기록인 시대는 지났다. 사회복지 현장은 이제 글과 더불어 당사자의 삶의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는 영상 기록 또한 일상으로 받아 들여야 할 때다.

이건일(당진북부사회복지관 관장)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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