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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화폐 논쟁의 본질은 서민경제 VS 재벌경제 옹호 세력 간의 싸움이다
조백현 발행인 | 승인 2020.10.14 06:25

이재명 지사가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2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서 경기도 공공배달앱을 지역화폐와 연결시켜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또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 함께 세계 경제지 양대산맥을 이루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9일 이재명 지사 주도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정책을 6분 44초 분량의 영상 미니다큐 형식으로 보도했다.

얼마 전에는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지역화폐와 관련한 부정적인 연구결과를 발표해 사회적으로 뜨거운 논란을 불렀다.

지역화폐를 둘러싼 논쟁의 핵심은 서민경제와 재벌경제 두 경제철학 및 지향을 둘러싼 세력 간의 싸움이라고 봐야 한다.

지역화폐 정책 추진의 핵심은 지역의 부가 유통 및 금융 재벌로, 중앙으로 빠져 나가는 것을 막고 지역경제, 소상공인의 삶을 살리자는데 있다.

시장에서의 자유경쟁이라는 강자만의 이데올로기가 확산되면서 언젠가부터 지역의 상권은 롯데마트, 이마트 등 대형마트와 아울렛, 복합쇼핑몰, 백화점, SSM(중형마트) 등 재벌의 유통업체가 장악해왔다. 기존의 전통시장과 골목시장의 상인들의 매출은 해마다 뚝뚝 떨어졌고, 이들에게 상품을 제공하는 중소기업의 생존 역시 힘겨워졌다. 소상공인들에게 고용된 노동자들의 고용 및 임금이 위협 받는 것 역시 당연했으니, 이들과 연관된 가족까지 포함하면 엄청난 수의 서민 삶의 질이 유통재벌의 공세로 인해 현저히 떨어진 셈이다.

상품 구매에 대한 지출방식 역시 카드의 사용이 일반화되면서 금융 재벌들의 카드수수료 이익은 천문학적으로 늘어난 반면 서민들과 상인들의 몫은 더 줄어들었다.

이렇듯 지역의 부가 유통재벌, 금융재벌 등 재벌로 그리고 중앙으로 빠져나가면서 서민경제, 지역경제는 황폐해졌고 지방정부의 재정 역시 악화될 수밖에 없었다. 이는 결국 지역민 전체의 삶의 질 악화로 돌아오게 된 것이 그동안 경제 관련 지방에서 벌어진 사정이다.

이러한 절망적인 상황에서 반격의 카드로 나온 것이 이재명 지사가 성남시에서 실험하고, 이제는 전국으로 확산된 지역화폐의 등장이었다. 지역화폐 정책은 문재인정부의 공약이자 역점시책 사업의 하나로 발전했고, 국회가 아동수당을 지역화폐로 지급할 수 있도록 입법화하는 데까지 나아갔다.

그런데 지역화폐가 경제에 미치는 효과와 관련, 정부의 국책연구기관이 상반된 결론을 내놔 국민에게 혼란을 불러오고 있다.

■ 조세연구원, 부적절한 자료로 지역화폐 효과 부정하고 재벌 입장 대변

행안부 산하 지방행정연구원이 작년 말 보고서에서 지역화폐 발행 보조금이 지방 가계의 소득 증대로 이어진다는 연구 결과를 낸 반면, 최근에는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송경호·이환웅 두 연구원이 지역화폐에 대해 부정적이고 재벌옹호적인 입장의 연구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지방행정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8월까지 전국 상품권 발행에 따른 총 효과는 발행액 1조8025억원에 대해 생산유발액 3조2128억원, 부가가치 유발액 1조3837억원, 취업 유발인원 2만9360명으로 추산했다. “재정 투입에 따른 상품권 발행의 승수효과는 생산 유발액 기준으로 1.76배, 부가가치 유발액 기준으로는 0.76배로 나타난다”며 “상품권 발행규모 이상의 생산 유발효과를 거둘 수 있어 지역사랑상품권 발행과 유통이 지역의 생산과 부가가치 증대에 긍정적 효과를 불러온다”고 보았다.

그러나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측은 지역화폐의 지역경제 부양이나 고용창출 효과가 객관적 수치로 확인되지 않았고, 인접지역 매출은 오히려 줄어들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발행부대비용과 대형마트를 이용하지 못하는 소비자 후생까지 줄어 국가경제에 손해라는 논리를 폈다.

그렇지만 두 연구원이 주장하듯이 각자의 지자체가 자신들의 지역에서만 지역화폐를 쓰게 하면 각자 지역의 어느 쪽도 이익을 보지 못한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지역화폐의 문제의식이 지역의 부가 유통 및 금융재벌과 중앙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 재벌과 중앙이 가져가던 것을 중소상공인과 지역이 가져가게 함으로써 지역경제, 서민경제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상반기 지역화폐로의 재난지원금 지원의 적용에서는 기간을 정해 지역에서 소비하게 함으로써 코로나19로 인해 극단적으로 얼어붙은 소비감소를 극복하고 소상공인 매출 증가와 골목상권, 지역경제를 살리는데 상당한 효과를 본 바 있다. 전체 부는 동일하다고 하더라도 재벌과 중앙에서 중소상공인과 지역으로의 부의 이전 효과로 인해 현재 방식대로 각자의 지역에서 지역화폐를 발행해도 커다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말이다.

지역화폐는 최근에는 전자화폐로 지급되어 재충전이 가능하고 발행비용도 반복적으로 들지 않으며 불법할인(깡)의 가능성도 없다. 두 연구원의 깡의 위험이나 발행부대비용 언급이 얼마나 억지스럽고 의미가 떨어지는 분석인지 쉽게 알 수 있다.

두 연구원의 연구결과가 엉터리라는 것은 연구를 위해 사용한 자료가 2010~2018년 전국사업체 전수조사자료라는 데에서도 확인이 된다. 경기도의 경우 전체 지역화폐 발행의 40.63%를 차지하는 정책발행을 2019년부터 시작했는데 이를 반영하지 않았고, 전국적으로 보아도 지역화폐 발행규모가 3000억원에서 3조원으로 늘어난 지난해와 9조원 규모로 급팽창한 올해 상황을 반영하지 않았다. 올 상반기 재난지원금을 지역화폐로 지급해 소비증가로 경제 활성화, 특히 골목시장, 소상공인을 살리는데 상당한 성과를 냈던 사례 역시 연구 분석에 포함돼 있지 않음은 물론이다.

결국 송경호·이환웅 두 연구원은 유통 및 금융재벌, 중앙으로의 매출 수익이 줄어들고 중·소상공인 및 지역경제로의 매출 증가라는 부의 이전 효과에 대한 핵심적인 본질에 대해서는 눈을 돌리고 적절하지 못한 자료를 이용해서 지역화폐 사용의 지역적 제한으로 인한 지역적 단절, 부대비용 등에 초점을 맞추어 분석을 하면서 지역화폐의 부정적인 측면만 부각시키는 왜곡된 결론을 도출했다.

전국의 전통시장 및 골목시장에서는 여름 이후 무더위, 장마, 태풍,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의 강화 등으로 소비절벽, 극단적인 매출감소로 상인들이 고사 직전 상황에 놓여 있다. 다가오는 겨울이 두렵기만 하다. 현재로서는 지역화폐의 활용만이 골목상권에서의 소비 진작을 통한 지역경제, 서민경제를 살리는 유일한 길이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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