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의 참여를 근간으로 한 자치분권 실현을 위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21대 국회에 재상정돼 논의 중이다. 경기도의회는 ‘경기도의회 자치분권발전위원회 구성 운영 조례’를 제정한데 이어 10월 12일에는 의회 차원의 자치분권발전위원회를 조직했다. 해당 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근철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의왕1)은 “개정안에 의회의 예산편성권과 조직구성권 등이 포함돼 있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고 지적하면서도 “실질적인 지방자치분권을 위한 노력들을 계속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질의응답 전문이다.

-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에 대한 설명을 하자면

지방자치법은 1988년에 전부개정 된 이후 30년이 지났음에도 변화된 시대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30년 만에 지방자치법전부개정안을 발의하여 20대 국회에 상정했지만 제대로 된 논의조차 하지 못하고 자동 폐기되고 말았다. 이에 자치분권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을 담아 정부가 발의한 지방자치법전부개정안이 21대 국회에 다시 상정돼 소관 상임위원회인 행안위에서 심의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이번에 상정된 전부개정안에는 ‘정책 지원인력 도입’ 및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 등 지방의회가 획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조항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조직구성권과 예산편성권 및 교섭단체에 대한 규정이 포함되지 않아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사이의 기본적인 관계는 어떻게 변화하나

지금까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수평적으로 협력하고 연대하는 관계가 아니라 지침과 법령에 의해 수직적이고 종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정부에서 국회에 제출한 지방자치법전부개정안에는 국가와 자치단체, 자치단체 상호간의 기본관계가 협력관계임을 분명하게 명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지방자치단체의 기관구성 다양화, 국가와 지방 간 사무배분의 원칙, 부단체장 정수 확대 등의 규정을 통해 지방자치단체의 자율성 및 자치권을 확대하고 있다. 지방자치법전부개정안과는 별도로 중앙정부는 지방정부가 오랜 시간 쌓아온 경험과 역량을 인정하고 수직적인 관계나 통제의 대상이 아닌 수평적으로 협력하고 연대하는 관계를 만들어 갈 필요가 있다.

- 주민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한 방안은

풀뿌리 민주주의인 자치분권은 주민들의 적극적인 지방자치 참여로 완성된다. 현재 주민들의 지방자치 참여를 보장하고 있는 것은 크게 주민자치위원회, 주민소환제, 주민감사청구제 등이 있다.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통과되면 이전보다 강화될 지방정부와 지방의회를 견제할 수 있는 주민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국회에 제출된 지방자치법전부개정안에는 주민의 감사청구 연령기준을 19세에서 18세로 하향했고, 청구주민 기준을 500명에서 300명으로 하향했다. 또한 주민자치회 설치 근거를 마련해 주민들이 직접 지방행정에 동참할 수 있는 통로가 열리도록 했다. 지방자치법전부개정안이 통과되면 주민참여에 획기적인 변화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의회 자체적으로 토론회 및 공청회 등에 주민들의 참여를 확대하고, 주민청원 시스템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지방의회의 역할이 커진다는데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한 계획은

사회가 복잡해지고 주민들의 요구가 다양화 되면서 지방의회 의원들의 역량 및 전문성 강화의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지방자치법 체계에서는 지방의회 의원을 지원하는 근거가 전혀 마련되지 않아 단 1명의 정책지원 전문인력 조차 없이 법안 및 예산심사, 도정감시, 민원처리 등 수많은 업무를 혼자 감당해야 한다. 이번 지방자치법전부개정안에는 ‘정책지원 전문인력’ 근거규정을 마련하여 지방의회의 역량 및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개정안에는 정책지원 전문인력 도입근거를 마련했지만 구체적인 정수가 없고, 운영방식을 대통령으로 규정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공동 지원인력 운영’을 주장하지만 지방의회의 현실을 무시한 것으로 적어도 의원 1인당 1명의 정책지원 인력이 도입돼야 제대로 된 의정활동을 펼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인사권 독립에 따라 전문임기제를 확충하고, 각종 연구단체 및 정책연구용역도 활성화시키고 확대해야 한다고 본다.

- 지자체장에 대한 견제·감시 기능도 있다고 보나

현행 지방자치법은 ‘강시장·약의회’로 자치단체장에 대한 견제와 감사의 역할을 제대로 하기 어려운 구조다. 특히 독립된 입법기관이자 도정을 견제·감시하는 의회 사무처 직원들의 인사권을 자치단체장이 갖고 있다 보니 직원들이 소신을 갖고 의원들을 제대로 보좌하기 어렵다. 또한 의회의 조직구성 및 예산편성권도 단체장에 부속되어 있어 의회의 독립성 및 자율성을 크게 훼손하여 자치단체장에 대한 제대로 된 견제·감시에 어려움이 있다. 이번에 상정된 지방자치법전부개정안에는 인사권 독립이 포함되어 있어 의회의 독립성 및 자율성이 진일보한 면이 있지만 조직구성 및 예산편성권은 여전히 자치단체장의 권한이다. 국회법과 같이 지방의회법 제정을 통해 의회조직과 예산편성권 독립에 대한 근거를 마련하여 집행기관에 대한 견제와 감시가 제대로 작동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의원 견제를 위한 윤리특별위원회와 윤리심사자문위원회 설치 의무화에 대한 견해는

경기도의회는 ‘경기도의회교섭단체 및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관한 조례’에 의거 ‘윤리특별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 경기도의회는 지방자치법 및 조례에 의거 윤리특별위원회를 상설특별위원회로 운영하고 있다. 윤리특위는 의원들이 모범되고 성실한 의정활동을 하는지, 법령이나 윤리강령 등 의원행동강령을 준수해 품위를 유지하는지 등을 살피고, 위반 시 엄격한 기준을 통해 심사하고 있다. 국회법에는 ‘윤리심사자문위원회’를 외부인사로 구성하여 국회의원의 겸직신고 및 징계 등에 대해 자문하도록 하고 있으나 지방자치법에는 이와 관련된 규정이 없다. 그럼에도 몇 몇 시민단체에서 지방의회에도 윤리심사자문위원회를 구성하도록 요구하고 있고, 광주광역시 등 타 광역지방의회에서 윤리심사자문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는 것을 참고하여 검토하도록 하겠다.

- 도의회 민주당 대표단, 자치분권발전위원회 등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지방분권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먼저 이번 346회 임시회에서 전국 지방의회 최초로 ‘자치분권발전위원회 구성을 위한 조례안’을 처리하여 향후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의 국회통과 지원과 지방의회법 제정 등 실질적인 지방자치분권을 위한 노력을 기울일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자 한다. 그리고 저번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선거에서는 당 대표 후보와 최고의원 후보를 초대하여 ‘자치분권과 지방의원 위상 강화를 위한 건의서’를 전달하여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냈다. 또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상정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통과 및 지방분권과 지방의회 위상강화를 위한 지방의회법 제정을 위해 ‘전국 광역의회 교섭단체 연석회의’를 구성한 후 국회 행정안정위원회 의원들과 협의할 수 있는 틀을 만들 예정이다.

정진희 기자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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