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는 뜰이 있다”라는 카피 문구는 개그맨이자 역사학자 정재환 교수님이 지나가는 말로 하신 거예요. 정재환 박사님 덕에 뜰이 이만큼 성장하게 되었죠.”

수원, 오산, 화성 인근에 50여개의 프랜차이즈 점포를 낸 ‘뜰커피’의 이성일 대표는 수원토종커피브랜드를 만들어냈다. 2008년 팔달산 중턱에 ‘산림욕카페뜰커피’에서 시작해 2012년도부터 본격적으로 가맹점 사업을 진행했다. ‘뜰’이 유명해진 것은 2000원 아메리카노다. ‘13년째 아메리카노 2000원’이라는 가격을 고수하며 최고의 원두를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그는 어떻게 사업가의 길을 걷게 되었을까.

“30~40년 전 수원역에서 가장 큰 레스토랑을 어머님이 하셨어요. 백반보다 돈까스 같은 양식을 더 많이 먹었구요. 사업을 하게 된 건 숨 쉬듯이 자연스러운 일이었어요.”

스물 넷부터 자영업자의 길을 걸으며 온갖 사업에 손을 댔다. 흥하기도 망하기도 하면서 차곡차곡 경험치를 쌓았다. 인생의 기복이 심했다. 한 때 잘 나가던 부동산 사업을 그만둔 후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뜰카페를 프랜차이즈화에 도전했다. 뜰커피 2호점은 수원의 종로 통닭집 옆이었다.

“결혼하고 오랫동안 아이가 없었는데, 팔달산 아래 살면서 아들이 생겼어요. 직감이 좋았어요. 보증금 500만원, 50만원의 월세를 주고 들어간 종로통닭 옆 자리에서 테이크아웃 카페 2호점을 시작했어요. 6개월간 적자가 났어요. 그 때 당시 광교 아파트까지 당첨됐는데, 뜰커피 처음 시작했던 친구들에게 제안을 했죠. ‘나는 아파트를 사지 않겠다, 그 돈으로 대신 뜰에 투자할테니 너희들도 같이 따라주면 좋겠다’라고요. 제 마음이 그들에게 닿아서인지 모두 동의했어요. 지금껏 함께 사업하는 파트너예요.”

그 이후 10호점까지는 머신, 그라인더, 매장의 인테리어, 동선 등을 끊임없이 바꾸어가면서 실험을 했다. 뜰커피는 그 때부터 지금까지 단일 사이즈의 2000원 아메리카노 가격을 유지한다. 바의 동선을 잘 짜서 인건비를 줄이고, 원두판매가 많아지면서 원가를 낮출 수 있게 되었다. 대신 최고의 그라인더와 머신기를 사용하여 높은 퀄리티의 커피 맛을 유지한다.

또한 수원이라는 지역을 사랑하며, 행궁동을 통해 수원의 브랜드가 커질 수 있다고 말한다. 다만 대기업의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가 행궁동에 곧 들어올 수도 있다며 염려를 비췄다.

“지금 행리단길이라 불리는 행궁동의 인기가 언제까지 갈까요? 조만간 스타벅스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가 들어온다고 확신해요. 그러면 행궁동 카페가 다 죽는 거예요. 오히려 진짜 커피다운 커피장인이 들어와야 해요. 수원시가 그런 분을 모셔와야죠. 국가대표 넘버 원 같은 분이 커피교육을 하고, 대기업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도록 고유한 문화를 만들어가야죠. 수원의 유관순 이성경 혹은 나혜석을 끝없이 스토리텔링 해야죠. ‘오빠생각’이라는 노래도 수원에서 만들어진 것을 널리 알려야 해요. 조그마한 벽화골목이나 생가터 비석 정도론 안돼요.”

이렇게 말하며 정재환 박사님을 수원홍보대사로 잘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얼마 전에는 ‘마스크가 답이다’와 같은 홍보 문구를 뜰커피 컵홀더에 인쇄하여 공익 메시지를 담아 광고했다. 하루 1만 잔의 뜰커피가 팔린다고 하면 매일 최소 1만명의 사람들이 홍보문구를 보는 셈이다.

“수원을 기반으로 브랜드가 자리 잡은 만큼 사회에 환원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앞으로 수원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되어서 제2, 제3의 브랜드를 창조해나가는 것이 목표에요. 물류의 안정성을 기반으로 충분히 제2, 제3의 브랜드를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뜰커피가 앞으로 수원의 오리지널토종브랜드의 명맥을 이어나가며, 대기업을 뛰어넘어 독자적으로 성공한 브랜드로 확대해 나가길 기대한다.  

김소라 기자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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