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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화수류정 바라보며 차 마시고, 케잌도 먹고, 옛날 얘기하면서 수다 떨고. 임금님 행차할 때 타는 어차 타고 성 한바퀴 도는 거 너무 좋더라. 젊은이들처럼 같이 노니까 어릴 적 생각도 나고 사람들이 많아서 더 좋았지.”
방화수류정에서 피크닉을 즐기는 젊은이들 가운데 80대 어르신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피크닉 세트를 차려 놓고, 디저트를 먹으며 찻잔을 들고 커피를 마시는 모습이 소녀처럼 보였다. 꽃과 소품 등으로 꾸며 놓은 가운데 사진을 찍으며 웃고 있는 세 명의 어르신들은 봄햇살을 만끽하며 방화수류정의 정취를 느끼고 있었다. 궁금증이 생겨 다가가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소풍과 여가를 부모님께 선물해드리는 스타트업의 서비스였다. 방화수류정에서 어르신 반나절 나들이를 운영했던 포페런츠의 장수연 운영책임자와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방화수류정을 피크닉 장소로 선정한 것은 처음이었는데 어르신들의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시니어 나들이의 경우 동선이 가장 중요한데, 차량 진입이 가능하고 최소한의 동선으로 최대 만족을 할 수 있는 곳이 방화수류정이었습니다. 피크닉을 즐기기 적합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어 앞으로 경기 남부권, 서울남부의 고객들에게도 소개할 예정입니다. 화성시에 거주하고 계시는 할머니의 며느님이 서비스를 신청해 주셨습니다. 노인들도 나들이를 통해 삶의 질을 높여나가는 일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말하는 ‘포페런츠’는 바로 노인들의 맞춤 여가 활동을 지원하는 기업이다. 자녀들이 부모님과 여행을 가기 어려운 상황일 경우 어르신들을 모시고 원하는 곳으로 오붓하게 나들이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포페런츠’는 여행의 목적지보다 무엇을 하는가 즉 여행 콘텐츠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한다. 나들이 콘텐츠 기획에서 노인에 대한 편견을 배제하고 연인에게 이벤트를 해준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관점을 고민한다.
인생네컷, 피크닉, 오픈카 나들이, 레터링 케이크 등을 준비하여 기존의 어르신들이 경험할 수 없는 감성적인 만족감을 제공한다. 심지어 사전에 상담을 통해 부모님의 취향과 건강상태를 전달받아 컨설팅을 진행한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나들이가 심리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만족할 수 있는지 판단하여 동선부터 식당, 나들이 콘텐츠를 준비한다. 만족도가 높고 재이용률 또한 높다고 덧붙였다.
포페런츠의 장준표 대표는 연세대학교에서 사회복지를 공부하며 노인의 여가 중 민간영역에서의 섬세한 고객 맞춤형 서비스의 필요성으로 창업을 하게 되었다. 예산 등의 문제로 공공복지 차원에서 여가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서비스를 이용하시는 어르신들을 보면 우울감이 감소하고 삶의 활력도 높아지게 된다. 일면식 없는 사람들과 단체 관광하는 것이 아니라 가고 싶은 사람들과 오붓하게 나들이를 다녀올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부모님을 위한 특별한 이벤트나 좋은 장소를 준비하기 어려운 자녀들이 선물로 서비스를 신청할 수도 있다.
옆에서 세 명의 어르신들을 살뜰하게 챙기고 있는 분은 바로 포페런츠의 트래블헬퍼이다. 사회복지사와 요양보호사 자격 및 경험이 있는 분들을 헬퍼로 선정한다. 노인들의 신체 여건상 돌발 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세심한 돌봄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사회복지사가 꼼꼼하게 살핀다. 과연 어르신들을 위한 여행이 필요한 가장 큰 이유는 뭘까. 포페런츠가 꿈꾸는 여행에 대해서 질문했다.
“포페런츠에게 여행은 삶의 활력입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인상 깊었던 여행을 통해 우리는 추억을 되새깁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후의 여행을 도모하며 현재의 삶에 충실하게 되죠. 여행이란 인간에게 있어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시점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매개가 됩니다. 전쟁과 산업화, 민주화 등을 이겨내시며 고생하신 어르신들에게 나들이를 통해 삶의 활력을 찾고 남은 여생 또한 행복하게 사시면 좋겠습니다.”
김소라 기자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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