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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민석의 공천 농간 의혹에 분노한 오산시민들, 첫 ‘촛불’ 들었다절대권력 5선 의원에 맞서 지역에서 처음으로 ‘공개적 저항’
집회 내내 “경선 개입 사죄하고 안민석은 물러가라” 구호 외쳐
조백현 기자 | 승인 2022.05.12 00:33

더불어민주당 오산시장 경선에서 시민배심원제 부정 의혹이 일고, 더구나 그 중심에 오산의 5선 안민석 의원과 경기도 광주의 재선 임종성 의원 양측의 연루 정황이 드러나 파문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분노한 오산의 시민들이 분노의 첫 촛불을 들었다.

5선의 안민석 의원은 지역의 유일한 국회의원으로 지역 내에서 마치 왕과 같은 절대권력으로 군림하고, 그 조직이 당뿐만 아니라 시와 산하기관, 심지어 동호회까지 촘촘히 연결돼 있어, 그 영향력과 위세에 눌려 지역민들은 그동안 SNS에 자신의 정치적 의사 표시조차 자유롭게 표현하지 못하는 것이 지역 내 분위기였다.

그런데 11일 저녁 8시 오산시청 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200여 명의 적지 않은 시민들이 모여서 직접 안 의원을 겨냥해 격앙된 비판을 쏟아내고, 집회 내내 “경선 개입 사죄하고 안민석은 물러가라”라는 구호를 외친 것은 지역에서는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참가자들은 6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문영근 시장 예비후보에 대한 안쓰러움과 안민석 의원에 대한 분노, 5선이 될 때까지 자신이 안 의원 측에 참여한 것에 대한 자책감 등 복잡한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오산 민주당 당원들과 지역의 시민단체 관계자, 양심적인 시민들로 구성된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안민석 의원을 지역민주화와 지방자치의 걸림돌로 지목했다.

첫 발언자로 나선 문영근 예비후보 캠프의 이기석 비상대책위원장은 “민주당 오산시장 경선이 공정하지도, 상식적이도 않았다. 농간과 조작만이 있었다”면서 “어떻게 광주의 배심원 51명과 오산의 배심원 51명이 동일한 사람들일 수 있느냐. 이 51명에 의해 민주당 광주와 오산의 시장후보가 결정됐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본격적인 비판의 포문을 열었다.

이어 발언한 오산민주시민연대의 지상훈 공동대표는 “배심원이라는 그럴듯한 이름으로 외부인 50여 명이 민주당 시장후보를 결정하고 오산시민을 농락했다. 누가 이런 음모를 꾸몄을까요”라고 물으며, 시민들의 “안민석이요, 안민석”이라는 반응을 끌어냈다. 지 공동대표는 “시민을 대상화하고 우습게 여기는 정치꾼, 정치모리배가 누구냐”라면서 또다시 안 의원을 저격했다.

일반 시민들 역시 발언에 나서면서 자신의 의견을 적극 피력하며 분위기를 이끌었는데, 하나같이 안민석 의원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 일색이었다.

두 아이의 아빠이자 민주당 권리당원이라고 밝힌 한 시민은 “대체 안민석 의원이 5선 의원 동안 지역발전을 위해 한 일이 뭐가 있냐. 이번에 민주적인 경선룰을 깨버린 사람도 안민석이다. 경기 광주에 있는 임종성 의원과 오산의 안민석 의원이 짜고 이번 농간을 부린 것이다”라고 문제의 오산 민주당 시장 경선 의혹 사태의 성격을 규정하며 “자식을 위해서라도 더 이상 안민석에게 당하며 살지 말고 오산 악의 축 안민석 의원을 몰아내고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들어내자”고 기염을 토했다.

2년 후 국회의원 선거 때 보자는 사회자의 말에 많은 사람들이 호응하는 가운데, 지역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한다는 한 시민이 마이크를 잡았다. 그녀는 “문영근 후보님을 지지했는데 낙선해 안타까웠다. 그런데 점차 공천 농간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이제는 너무 분노스럽다. 정치하려면 독해야 하는데, 문 후보님이 너무 착하고 여리시다. 나는 안민석에게 찍혀서 당하는 것을 각오했다”면서 마무리 발언으로 ‘경선개입 안민석은 사죄하고 물러가라’는 구호를 우렁차게 외쳤다.

“40여 년 농사만 지었는데 문영근 후보의 인간성에 끌려 캠프에 참여했다. 그런데 안민석이 쳐놓은 그물망에 걸려 당했다. 4년을 준비하고 고생했는데, 안민석이 장기 집권하려고 농간을 부려 똑똑한 사람이 사살 당했다”고 말하는 농민도 있었다.

문영근 후보와 친구라고 밝힌 한 시민은 “아들이 민주주의가 뭐냐고 물을 때 백성이 주인되는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져 정말 부끄럽다. 권리당원과 오산시민 지지도에서 꼴찌한 후보가 시장후보가 됐다. 시민배심원이라는 이상한 제도를 강요해 외부인 51명이 오산시장 후보를 결정했다. 오산시장 후보는 오산시민과 권리당원이 뽑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이번 농간의 배후가 안민석이다. 그런데 안민석을 5선 국회의원 되게 하는데 내가 앞서고, 문영근 후보가 앞장섰는데 등에 칼을 꽂았다. 오산 시민들에게 정말 죄송하다. 이제 더 이상 안민석에게 놀아나는 개돼지가 되지 말고, 아이들이 믿는 민주주의를 이루자. 내 손으로 만든 5선 의원을 끌어내리도록 하겠다. 힘을 합쳐 썩은 부위를 도려내자”고 강조했다.

집회의 마지막에 문영근 예비후보가 격려의 박수를 받으며 등장해 마이크를 잡았다.

문 예비후보는 “오늘 이원욱 의원과 민주당 대변인 한 명이 와서 미안하다며 사죄하고 갔다”면서 “오산 시민은 존중 받아야 한다. 누구에 의해 휘둘리는 삶을 살아서는 안된다. 오산의 인재들이, 청년들이 희망과 꿈을 갖고 살아야 하는데, 배심원제 한다면서 정작 오산의 청년들은 이번 공천에서 다 잘렸다. 나의 단식이 오산 청년들이 희망을 찾는 발판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어 문 예비후보는 “나는 부끄러운 사람이다. 안민석과 초선부터 5선까지 함께하며 그 그늘 안에서 살았다. 제가 여러분들에게 손가락질 받아야 한다. 안민석이라는 인물을 의원으로 만들어 정말로 죄송하다. 오산은 이제 시작이다. 그동안 오산의 정치는 개인의 안위와 입신양명을 위한 것이었는데, 이제 청년이 부끄럽지 않은 정치가 돼야 한다”면서 “그동안 안민석 그늘 하에 너무 편하게 살아왔다. 정말 큰 절로 사죄한다”면서 오랜 단식으로 쇠약해진 몸이 휘청이면서도 집회 참석자들에게 사죄의 큰 절을 올려 분위기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집회 주최 측은 다음 촛불 집회는 14일(토) 안민석 의원 사무실 맞은편 롯데마트 앞에서 열린다고 공지했다.

한편, ‘청년전략선거구제’와 ‘시민배심원제’를 도입한 오산과 경기도 광주의 민주당 경선에서 부정 의혹이 잇따라 드러나며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민주당 중앙당에서 4월 28일 진행된 설명회에서 당은 “후보자 설명 이후 업체를 통해 배심원을 모집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에 앞서 이미 27일 안 의원 측 지지자 카톡방에서는 배심원 구성 관련 정보가 유출됐으며, 이보다 훨씬 앞선 20여일경에는 임종성 의원이 시민배심원제와 관련해 지인에게 작업하는 내용의 녹취록이 외부로 유출된 바 있다.

광주 민주당 시장 경선의 피해자 박해광 예비후보 측이 제기한 광주시장 경선결과 집행정지 가처분 소송이 진행된 5월 10일 법원에서의 논란은 시민배심원제의 ‘부정’ 내지 ‘불법 의혹’을 더욱 증폭시켰다.

민주당 중앙당 측에서 문영근 예비후보 측에 보낸 답변 자료에는 배심원을 “이메일로 모집했다고”고 밝힌 반면, 박해광 예비후보 측에 보낸 답변 자료에는 배심원을 “무작위 전화선정했다”고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5월 1일 같은 장소에서 개최된 오산시장 배심원 경선(14:00부터)과 광주시장 배심원 경선(16:30) 유투브에는 동일한 배심원이 동일한 좌석에 앉아 있는 사진을 확인할 수 있다.

오산시장 경선과 광주시장 경선의 배심원 모집 방법이 다른데, 어떻게 동일한 사람들이 같은 자리에 앉아 있을 수 있었던 것인지 의혹이 일 수밖에 없다.

또한 오산의 경우 배심원을 이메일로 모집했다는 것도 전혀 상식적이지 않다. 배심원을 이메일 주소를 확보한 사람들로 제한했다는 것이어서 공작의 냄새가 진동하고, 공정성을 상실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조백현 기자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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