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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칠중성(七重城), 삼국과 나당전쟁 시기 격전의 현장경기도의 역사와 문화를 찾아서
김희태 기자 | 승인 2023.03.03 13:47

파주 칠중성(七重城)은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구읍리 산 148번지의 정상부 중심으로 쌓은 테뫼식 산성이다. 지역적으로 보면 임진강 이남에 속해 있고, 과거 삼국과 나당전쟁 시기의 격전의 현장이다. 또한, 한국전쟁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는데, UN군의 일원으로 참전한 영국군의 설마리 전투가 있었던 곳이 칠중성 인근이다. 안내문을 보면 당시 설마리 전투에 참전했던 영국의 그로스터샤 연대 중 C중대가 배치된 곳이 칠중성이었다고 한다. 이를 보여주듯 지금도 칠중성의 정상부에는 진지와 포대가 자리하고 있다.

■ 삼국과 나당전쟁 시기 격전의 현장인 칠중성

칠중성이 있는 지역은 지금의 파주시 적성면(積城面)으로, <신증동국여지승람>을 보면 고구려 때 칠중현(七重縣), <세종실록지리지>에는 칠중성(七重城)으로 불린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다 신라가 이 지역을 차지한 뒤 중성(重城)으로 이름을 고쳤고, 고려 때 지금의 이름인 적성(積城)으로 바뀌었다. <동국여지지>에는 토탄고성(吐呑古城)을 설명하며 성산(城山)으로 불린 것과 칠중성(七重城)인 사실을 기록하고 있다.

파주 칠중성의 잔존 성벽
칠중성으로 올라가는 길. 우측에 훼손된 성벽의 일부가 돌출되어 있다.

칠중성은 신라의 한강 유역 진출 이후 신라와 고구려의 국경지대에 속했다.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임진강을 중심으로 사실상의 국경이 형성되어 북쪽은 고구려, 남쪽은 신라의 영역에 속했다. 이러다 보니 임진강을 중심으로 많은 성을 쌓고 방어선이 형성되었다. 고구려로서는 신라를 치기 위해서는 칠중성을 지나야 했고, 반대로 신라로서는 핵심적인 요충지였다. 그러다 보니 칠중성은 삼국의 후반부에 주요 전장으로 등장한다.

칠중성의 성벽 위쪽 모습. 정상을 중심으로 조성된 테뫼식 산성이다.
칠중성에서 확인되는 기와 파편
정상에서 바라본 모습. 주변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638년(선덕여왕 7) 10월 고구려가 칠중성으로 쳐들어왔다. 이에 선덕여왕은 대장군 알천(閼川)을 보내 사태를 수습하고자 했고, 11월에 알천은 칠중성 밖에서 고구려의 군대와 싸워 승리를 거두었다. 또한, 660년(무열왕 7) 11월에 고구려가 칠중성으로 쳐들어왔는데, 이때 군주(=현령)인 필부(匹夫)가 전사했다. <삼국사기> 문무왕 조 기록에 따르면 795년(문무왕15) 2월 당의 유인궤(劉仁軌)에 의해 칠중성이 함락되었다. 이에 놀란 문무왕이 당 황제에게 사죄사를 파견했는데, 이는 국면 전환을 위한 전략이었다. 실제 같은 해 9월 29일, 신라는 매소성(買肖城, 매초성)에 주둔 중이던 당의 20만 대군과 싸워 이겼다. 역사에 길이 남을 매소성 전투로, 이후 나당전쟁의 승기는 신라로 넘어갔다. 이처럼 칠중성은 삼국과 나당전쟁 시기 격전의 현장이었다.

■ 칠중성 인근에 있는 적성향교와 파주 영국군 설마리 전투비도 주목해야

이러한 칠중성 정상까지는 길이 있지만, 포장된 도로가 아니기에 적성향교(積城鄕校)에 주차한 뒤 도보로 이동하는 것이 좋다. 올라가다 보면 길 바로 옆에 훼손된 성벽의 일부가 돌출된 것을 볼 수 있는데, 성벽의 상당수는 허물어졌다. 또한, 정상 주변으로 진지와 포대 등이 설치되어 성의 원형이 많이 훼손된 상태다. 다만 일부 구간의 경우 잔존 성벽이 잘 남아 있고, 기와 파편 역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이 밖에 산 정상에 올라서면 주변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데, 왜 이곳에 성을 쌓았는지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파주 적성향교(積城鄕校)
파주 영국군 설마리 전투 추모공원
설마리 전투비

한편 칠중성으로 올라가는 길에 적성향교가 자리하고 있는데, 과거 적성(積城)이었음을 보여주는 흔적인 점에서 주목된다. 또한, 칠중성에서 멀지 않은 장소에 파주 설마리 전투 추모공원이 있다. 이곳에는 베레모 형태의 조형물과 추모의 벽, 영국군을 상징하는 7인의 동상이 자리하고 있으며, 다리를 건너면 칸 중령 십자가와 설마리 전투비 등이 자리하고 있다. 이 중 설마리 전투비는 국가보훈시설이자 등록문화재 제407호로 지정되어 있다.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영국의 그로스터샤 연대의 활약상과 설마리 전투를 기념하는 장소로 인근의 칠중성과 함께 주목해 볼 장소다.

김희태 기자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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