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5회 오산시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추경 예산안 삭감에 불만을 표출하면서 본회의장을 집단 퇴장하며 일주일 넘게 극한 갈등 양상을 보이던 시집행부와 의회 간의 갈등이 30일 이권재 시장이 사과함으로써 극적인 봉합과 수습 국면에 들어섰다.

이권재 오산시장은 30일 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여야 시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임시회에서의 사태에 대해 유감 표명 및 공식 사과하고, 이에 따라 집행부와 시의회는 각각 입장문을 발표하면서 미래 오산을 위해 소통과 협치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날 이 시장은 입장문을 통해 “오산시의회 본회의장 발언권에 대한 허가 여부는 지방의회 의장의 고유권한이기는 하나, 오산시장이 시민의 알권리를 위해 다른 의원의 발언 기회를 달라고 수차례 중재를 시도했음에도 발언 기회가 주어지지 않자 항의 차원에서 간부 공무원들과 함께 퇴장한 것”이라고 밝히면서 “이유가 어떻게 됐든 깊은 유감을 표하며,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아울러 “앞으로 오산시의회와 소통과 협치로 함께 오산시의 미래를 열기 위해 노력하겠다. 민선 8기 오산시 시장으로서 소모적이고 비생산적인 정치적 대립에 시민들이 희생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성길용 의장은 “이권재 시장님이 이렇게 오늘 본회의장에서 유감을 표하시고, 사과의 말씀을 하신 것을 환영하고 시장님의 결단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화답하면서 “작금의 사태로 인해 시민 여러분께 갈등과 혼란의 모습을 보여드린 것 같아 오산시의회 의장으로서 송구하다. 오산시의회는 시민을 위한 대의기관으로 오직 오산시의 발전과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이는 집행부 역시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같은 목적을 갖고 있는 만큼 두 기관은 앞으로 시정의 동반자이자 협력자로서 동심합력하여 시민만을 바라보며 맡은 바 책무를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지난 22일 오산시의회 본회의에서 이권재 시장은 경로당 집행부 연수 및 체육회 예산과 자신의 주요 사업으로 생각했던 세마 하수종말처리장, 예비군훈련장 부지, 세교1지구 터미널 부지 활용, 서랑저수지 둘레길과 관련된 용역 예산 등 추경 예산안 가운데 13억원이 삭감되자 고성과 막말을 퍼부으며 동행한 시 간부 공무원들을 집단 퇴장시키며 시의회에 강하게 항의했다.

이후 오산시체육회와 노인회를 중심으로 한 시의회를 공격하는 집회 개최 및 플래카드가 지역 전역에 내걸렸고, 안민석 의원과 일부 민주당 시의원의 오산시체육회 인사개입 시도 폭로가 이어졌으며, 급기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받는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정미섭 부의장에 대한 국민의힘 시의원들의 자진사퇴 기자회견까지 이어졌다. 이권재 오산시장과 성길용 의장이 직접 페이스북에 “더불어민주당 다수의 횡포에 이권재는 무너지지 않는다. 단호하게 대응할 것”, “선출직 정치인들은 시민들께 모두가 ‘을’이다. 하지만 ‘갑’ 인줄 아시는 독재의 횡포에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천명하는 등 갈등은 더욱 확산되고 악화일로에 놓여 있었다.

30일 오산시장의 시의회에 대한 사과로 큰 틀에서의 갈등은 봉합되었지만 삭감된 예산안이나 민주당의 체육회에 대한 인사개입, 사회단체가 의회를 비난하며 내건 현수막, 국민의힘 의원들의 정미섭 부의장에 대한 사퇴 요구 등 언제든 정쟁으로 번질 수 있는 불씨가 상존해 있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측이 시장의 독선적인 시정 운영, 안민석 의원의 시의회에 대한 배후 조종을 지적하며 강한 불만을 갖고 있어 이를 얼마나 현명하게 해결해 나가느냐에 따라 진정한 의미의 소통과 협치의 길로 갈 수 있을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조백현 기자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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