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혁 더불어민주당 경기 수원정 후보는 30일 최근 과거 발언 논란에 대해 “고산 윤선도가 남긴 저서 ‘고산유고’에도 유사한 비유가 역사적 기록에 남아 있던 표현을 인용한 것”이라며 “현대적 기준으로 보면 이런 비유 가운데 일부 부적절한 표현이 있겠으나, 특정 성별이나 집단을 비하하거나 차별하려는 의도로 해당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 후보가 입장문을 통해 “어제(29일)과 오늘(30일) 여러 언론에서 김준혁 후보의 과거 발언을 조명하는 기사를 내셨다. 특히 후보자가 모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발언했던 내용 중 수원 화성 일대를 여성의 신체에 비유한 대목을 기사 제목 및 내용에 담았다”고 전제한 뒤 “이에 김준혁 후보는 해당 표현이 자의적인 것이 아니라, 역사적 기록에 남아 있던 표현을 인용한 것임을 밝힌다”고 전한 것이다.

이어 “수원 지역의 지리적 특징을 신체에 빗댄 기록을 덧붙인다”면서 “중등 국어교과서 고전시가 단원에서도 중요하게 다루는 조선시대 문신이자 문인 윤선도의 글”이며 “윤선도는 글에서 수원을 ‘천년에 한 번 만날 수 있는 길지’라고 표현하며 적었다”고 자료를 제시했다.

[수원의 산은 참으로 풍수상(風水上) 대지(大地)에 해당되니, 안목을 갖춘 자라면 감히 트집을 잡지 못할 것입니다. 다만 혈을 점 찍을 즈음에 소견에 차이가 있으니, 옛사람이 “산세를 바라보고서 용을 찾기는 쉬워도, 산에 올라가 혈을 점 찍기는 어렵다.〔望勢尋龍易 登山點穴難〕”라고 하고, 또 “삼 년을 배우면 용을 찾을 수 있지만, 십 년을 배워도 혈을 점 찍을 수는 없다.〔三年學得尋龍 十年學不得點穴也〕”라고 한 것이 이해가 됩니다.

이 산이 입수(入首)의 맥(脈)이 된다는 것은 명백하여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 맥 아래에는 젖꼭지〔乳頭〕에 해당하는 부분이 있고, 젖꼭지 아래에는 평탄한 부분〔坦處〕이 있고, 평탄한 곳 아래에는 털 담요〔氈褥〕가 깔린 것 같은 부분이 있습니다. ]

- 고산 윤선도 문집 고산유고 (孤山遺稿) 중 총호사에게 올리는 글

즉 김준혁 후보가 밝힌 조선 인조 때의 학자 고산 윤선도가 저술한 고산유고에 따르면 이 책에 담긴 ‘총호사에게 올리는 글’에는 윤선도가 수원의 풍수지리를 묘사한 부분이 실려 있었던 것이다.

김 후보는 “자료에서 보듯 윤선도는 이 글에서 ‘수원의 산은 참으로 풍수상 대지에 해당되니, 안목을 갖춘 자라면 감히 트집을 잡지 못할 것’이라며 ‘이 산이 입수의 맥이 된다는 것은 명백해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이 맥 아래에는 젖꼭지에 해당하는 부분이 있고, 젖꼭지 아래에는 평탄한 부분이 있고, 평탄한 곳 아래에는 털 담요가 깔린 것 같은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고 관련 부분을 자세히 설명했다.

이어 김준혁 후보는 “역사학자, 교육자로서 시민을 대상으로 삼아 많은 강연과 저술 활동을 해왔고, 이 과정에서 때로는 사료나 문헌 속 비유를 인용해 역사 문화적 정보를 대중에게 알리기도 했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계속해서 “현대적 기준으로 보면 이런 비유 가운데 일부 부적절한 표현이 있겠으나, 후보자가 특정 성별이나 집단을 비하하거나 차별하려는 의도로 해당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음을 알린다”고 재차 밝혔다.

조선 중기의 문신이자 시인으로 정철·박인로와 더불어 조선 3대 시가인(詩歌人)으로 꼽히는 고산 윤선도는 한문학이 주류이던 문단에 우리 글로 아름답고 독창적인 시를 발표하며 국문학 발전에 선구자적 역할을 한 자이다.

조백현 기자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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