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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차이가 부른 승패, 칠천량해전과 명량해전
김희태 국가유산 전문기자 | 승인 2024.06.30 14:42

정유년인 1597년(선조 30)에 임진왜란‧정유재란 관련 수많은 전투 중 가장 안타깝고, 극적인 전투가 연이어 벌어졌다. 바로 칠천량해전(漆川梁海戰)과 명량해전(鳴梁海戰)으로, 전쟁 당사자인 조선이나 일본의 입장에서 모두 극과 극을 경험했다고 평가해도 무리가 아니다. 그런데 이 두 해전은 많은 교훈을 주는데, 아무리 전력이 우세하더라도 리더의 차이에 의해 승패가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1597년 조선 수군에서 변화가 감지되었는데, 임진왜란 발발 이후 남해안의 제해권을 장악했던 이순신(李舜臣, 1545~1598) 장군이 파직되어 한양으로 압송된 것이다. 그리고 후임 삼도수군통제사로 부임한 인물이 원균(元均, 1540~1597)으로, 당시 조선 수군은 조선 전체의 군사력 중에서도 최강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었다. 하지만 이러한 전력을 이어받았음에도 제대로 된 전략과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 결과 7월 16일 경상남도 거제시 칠천도 부근에서 벌어졌던 칠천량해전에서 참패하며, 조선 수군이 괴멸되기에 이르렀으니 리더로서 원균이 얼마나 무능했는지를 잘 보여준다고 할 것이다. 그야말로 인사를 잘못해 일을 그르쳤다는 평가를 받아도 틀린 말이 아니며, <선조실록>에 기록된 사관의 뼈 때리는 일침은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것이다.

반면, 8월 3일 진주시 수곡면 원계리에 위치한 손경례 가옥에서 이순신 장군은 다시 삼도수군통제사로 재수임되었다. 하지만 이순신 장군 앞에 놓인 상황은 그야말로 절망 그 자체였다. 그동안 애써 일구었던 조선 수군을 수습하는 것조차 막막했을 상황에서 그나마 경상우수사 배설(裵楔, 1551~1599)이 해전 직전 탈출해 12척의 판옥선이 남은 건 불행 중 다행이었다. 하지만 조선 수군을 재건하기는 쉽지 않았는데, 함대가 회령포(會寧浦)에 있음을 인지한 뒤에도 바로 건너가지 못한 채 육로를 통해 ‘구례-곡성-순천-보성-장흥’을 거쳐야 했던 것도 수군 재건에 필요한 군사와 군량, 병장기를 수습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순신 장군은 회령포에서 함대를 수습한 뒤 일본 수군과의 전력 차이로 인해 이진(梨津)과 어란포(於蘭浦), 벽파진(碧波津) 등을 거쳐 해남에 있는 전라우수영으로 본진을 옮기며 곧 다가올 전투를 준비했는데, 낙점된 지역은 울돌목(鬱陶項)으로 불리는 명량(鳴梁)이었다. 전력이 약화된 조선 수군의 입장에서 지형지물의 활용은 필수 불가결한 일이었다. 당시 조선 수군은 김억추가 가져온 1척의 함대를 포함해 13척으로, 이에 일본 수군은 300척이 넘는 함대로 물량 공세를 퍼부었다. 객관적인 전력으로 보면 이길 수 없는 전투였다. 오죽했으면 선조조차도 수군을 폐하고, 육지로 올라와서 싸울 것을 이야기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여기에 이순신 장군은 그 유명한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함대가 남아 있다”라는 명언을 남기며, 전투 의지를 다졌다.

그렇게 9월 16일 명량해전이 벌어졌다. 조선 수군은 압도적인 전력 차를 극복하고 승리를 거두었다. 이 위대한 승리는 전쟁의 판세를 바꾸었고, 다시금 제해권을 조선 수군이 장악했다는 점에서 극적이라고 할만한 전투였다. 오죽했으면 이순신 장군 역시 <난중일기>에 명량해전의 승전을 천행(天幸)이라고 표현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이처럼 칠천량해전의 패전은 자리에 맞지 않은 무능한 리더를 세운 결과 막강한 전력을 가지고도 패전하며, 조선 수군이 괴멸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반면, 유능한 리더를 다시 세운 결과 괴멸된 조선 수군을 재건하고, 압도적으로 불리한 전력 차를 극복하며 명량해전의 대승이 가능했다는 점에서 리더의 차이가 전쟁의 승패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 역사의 교훈으로 삼을 만하다.

김희태 국가유산 전문기자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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