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비 1300여만원 유흥주점 등 ‘탕진’하고도 ‘당당’
노조, 제명이나 고발 대신 ‘사고 금액 환수’ 솜방망이 수습
<조백현 기자. mail@osnews.co.kr >
최 모 오산시공무원노조 전 위원장이 조합비의 상당한 금액을 ‘술’과 ‘여자’ 등 유흥에 탕진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복수의 노조 관계자 말에 따르면, 최 전 위원장은 재직 당시 접대부가 있는 유흥주점을 수시로 드나들며 조합 카드를 사용했다. 실내골프연습장, 택시비 등에도 조합비가 지출됐다. 지출 증빙서가 제대로 구비되지 않는 등 회계 처리도 엉망이었다.
▲ 사진은 본문의 기사와 관계없음.
이와 관련, 오산시공무원노조 회계감사위원장은 “카드명세서에 나와 있는 유흥 관련 비용을 최 씨의 해명 자료를 받아 확인했다. 최 씨가 인정한 부분에 대해선 모두 회수했다. 또한 카드영수증 밖에 없으니까 이것에 대해 소명하라고 하고 소명 안 된 것은 환수조치 한 것이다. 액수로는 1300여만원 가량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 전 노조위원장은 “회계감사에서 카드 사용이 과하다고 해서 위원장으로서 책임을 진 것이지 유흥비로 카드 사용한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노조위원장은 조합 활동을 위해 유흥주점도 가고 카드를 사용할 수도 있다”면서 “내가 어떠한 이익을 취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조합비 유용이나 횡령도 아니다. 회계 집행이 부적절한 비용을 반환했을 뿐이다”며 아무 문제 될 것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최 전 위원장은 오산뿐만 아니라 수원, 안양 등 여러 지역에서 조합 카드로 유흥을 즐겼다. 누구와 마셨는지, 왜 마셨는지에 대해서는 당사자의 진술 외엔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 자신의 활동 외의 지역에서도 조합 활동을 위해 유흥주점에 갔다는 것인지 의아하다.
오산시공무원노조의 한 조합원은 “전 지부장의 조합비 유흥 탕진에 대해 회계감사 전까진 알지 못했다. 이번 사건으로 실망한 조합원들이 노조를 많이 탈퇴했다. 조합 내부 분위기가 상당히 좋지 않다”고 전했다.
또 다른 조합원은 “최 전 위원장이 한 달에 200만원 내외 흥청망청 썼다. 대부분 유흥주점에서 썼고 음식점에서도 몇십만원씩 썼다”면서 “기본적으로 공무원노조 규정이나 규약은 공무원사회와 똑같다. 1년 계획, 예산을 세우고 계획에 따라 집행한다. 최 전 위원장이 부정하게 조합비를 사용한 것이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 조합원은 또한 “최 씨는 지부장 하면서 요직을 옮겨 다녔다. 기자들과도 많이 어울렸고 지금은 공보관 언론 계장으로 있다. 전직 노조 간부들이 최 씨한테 속았다는 이야기를 하더라. 자기만 챙겼다고 얘기했다.”고 최 전 위원장을 강력히 비판했다.
한편, 최 전 위원장의 조합비 유흥 탕진 사건은 노조 의결 기구인 총회에 보고가 됐고 대의원대회를 거쳐 조치가 확정됐다. 최 전 위원장을 사법 당국에 고발하지 않고 사고 금액에 대해서만 환수 조치하는 솜방망이 처분으로 결론이 났다. 제 식구 감싸기, 조직 보호주의, 비리에 눈감기란 지적에서 노조가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최 모 오산시공무원노조 전 위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조합비를 유흥에 탕진했다고 한다. 어떻게 된 것인가.
회계 감사에서 카드 사용을 용도에 맞지 않게 사용했다고 지적됐다. 카드사용에 대해 소명했는데 감사 위원장과 노조가 목적 외로 사용한 것에 대해 인정할 수 없다고 한 것이다. 조합원들이 노래방 가니까 위원장으로 함께 가서 지출한 것이다. 또한 간담회 하면서 조합원들과 식사하며 술도 먹고 한 것이다. 그 부분이 과하다고 회계감사가 지적한 것이다. 회계감사가 지적한 사실은 인정하는데 노조는 공무원 조직과는 달리 단체다. 공무원 윤리기준을 척도로 지적하는 건 적절치 않다. 내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 회계감사와 노조 측에서 과하다고 했으므로 위원장으로서 책임을 진 것이지 카드 사용 용도에 대해 잘못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 노래방뿐만 아니라 수시로 유흥주점에 간 것으로 알고 있다.
업종의 차이이다. 공무원 신분으로 한 것이 아니라 노조위원장 신분으로 한 것이다. 노조위원장은 조합원들을 만나기 위해 당연히 유흥주점 가고 카드 사용할 수 있다. 그것으로 공무원법을 적용시킬 수는 없다. 조합 유지 및 확대를 위해 여러 사람을 만나야 한다.
- 오산뿐만 아니라 수원, 안양 등 다른 지역에서도 유흥 지출이 많았다.
1~2번 그런 부분이 있었다. 조합 활동 과정에서 필요에 의해 술 한잔 한 것이다.
- 노조 사업계획이나 업무상에 의해서가 아니라 유흥으로 조합비를 사용한 것은 조합비 유용이나 횡령이라는 시각이 있다.
조합원 유용이나 횡령이라는 말은 내가 어떤 이익을 취했을 때 하는 소리이다.
- 유흥적으로 이득을 취한 것이 아닌가?
유용이나 횡령은 그러한 행위로 어떤 영향을 끼치거나 했을 경우에 해당된다. 공무원들이 행정하다가 회계 집행을 잘못할 경우 유용이나 횡령이라고 하지 않는다. 마찬가지이다. 회계집행이 부적절했을지언정 유용이나 횡령은 아니다. 회계처리가 잘못됐으니 시정하고 반납하는 식으로 생각하면 된다.
- 조합비를 반납한 것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 아닌가?
조합의 주인인 조합원이 요구하는 사항이기 때문에 책임지는 차원에서 한 것이지 법적으로 잘못됐다고 해서 반납한 것이 아니다.
- 월 200여만원을 유흥 비용으로 썼다는 증언도 나왔다.
월 200만원은 아니다. 맥주집에서 술 먹다 보면 10만원, 20만원 나온다. 위원장으로서 임원 등과 조합 활성화 차원에서 한 행동이다. 술 먹으며 노조 활동하느냐고 할 수 있지만 술 먹을수도 있고 안 먹을 수도 있다. 그것이 단체와 공무원노조의 차이이다.
- 노조위원장 당시 (비상시국 평일 골프놀음 등) 시장 물의에 대한 비판성명서나 행동이 없었다, 요직으로 인사 이동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건 모르는 조합원이 하는 소리다. 나는 강경보다는 합리적으로, 서로 간에 인정되는 팩트를 가지고 활동했다. 공무원 생활 27년째다. 언론 담당 계장이 요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힘들어서 이 자리 떠나고 싶은 심정이다.
- 시장의 여러 물의는 사실로 확인된 것이고 기사화 된 것도 많다. 인사권 갖고 있는 시장 물의에 대해서는 성명서도 안내고 상대적으로 덜 물의를 일으킨 시의원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대응했다는 지적이다.
그건 자의적인 해석이다. 성명을 내고 안내고는 임원들과 논의한다. 시의원 비판 성명 한번 낸 걸 가지고 편파적이라고 할 수 없다.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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